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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침묵

[스크랩] [아! 어쩌나] 시련이 꼭 필요한 건가요?

 [아! 어쩌나] 330. 시련이 꼭 필요한 건가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하느님의 시련에 대해 이야기들을 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시련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신앙생활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인데 왜 시련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신앙생활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나에게 복을 주는 다른 종교를 갖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정말 시련이란 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요?



답:
시련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란 관점에서 형제님의 생각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형제님이 지향하는 행복관이 지극히 유아적이라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우선 행복을 편하고 안락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하기를 바라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편안해지면 사람의 마음은 관대해지고 만족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가면서 지루해 하고 짜증 내고 속이 좁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이 고인 물처럼 돼서 썩어 가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추구해야 하는 행복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머문 자리에서 떠나는 삶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행복을 구한다면 불행하게도 무속 신앙인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행불행을 가지고 정신적 농락을 하는 무속인들의 노리갯감이 되어 자신이 무엇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점을 쳐주는 대로 살아야 하는 정신적 노예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형제님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더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조언은 사람의 인생은 늘 평탄하고 순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 인생이란 작은 배를 타고 인생길이란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항해하는 동안에는 별의별 일이 다 생기기 마련입니다.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파도는 치고 배는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런 파도를 이겨내면서 유능하고 성숙한 선원이 생겨나듯이 인생의 파도도 잘 이겨낸 사람들이 유능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순탄대로를 걸어서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피를 토하는 쓴 경험을 거치고 마음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성공이라는 결실을 얻는 것이지 TV 드라마처럼 신데렐라식의 성공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윌리엄 아서 워드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불운은 사람을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기록을 깨뜨리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입니다. 처음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지금의 힘겨움이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상처를 입으면 아무런 노력 없이 그저 시간을 되돌려 일어난 일이 원상대로 회복되기만 바랍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의 결말은 무기력함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부정적인 길로 유혹하는 상황과 마주칠 때마다 현명한 선택을 고수하겠다는 마음을 굳혀야 합니다. 그런 노력을 계속해 간다면 긍정적인 선택이 축적되어서 자기 생각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현명한 선택이란 내가 겪는 시련에 대하여 원망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이아몬드처럼 되기 위한 것이라고 시련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을 말합니다. 시련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힘겨운 과정을 선택하면 시간이 가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고 그 시간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남태평양 사모아 섬은 바다거북들의 산란 장소로 유명합니다. 봄이면 바다거북들이 해변으로 올라와서 모래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고 깨어난 새끼들이 바다를 향해갑니다. 그런데 한번은 해양학자들이 산란기 바다거북에게 진통제를 주사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다거북은 고통 없이 알을 낳았지만, 어미 거북은 제가 낳은 알을 다 먹어치우더랍니다. 고통 없이 낳은 알에 대한 모성애가 없어서입니다. 잘 새겨들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 가르멜의 산길 Subida Del Monte Carmelo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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