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60주년’이다. 1962년에서 1965년까지 총4회의 회기에 걸쳐 서구의 주교들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그리고 오세아니아의 주교들이 참석하는 세계공의회가 로마 바티칸에서 개최되었다. 요한 23세 교황은 이 공의회가 교리나 이단에 대한 공의회가 아니라 ‘사목적 공의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당시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고, 전쟁과 독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시기였고 시민권이 향상되고 그야말로 급변의 시대였는데 비해, 가톨릭 교회는 이러한 사회의 흐름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집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주제는 ‘Aggiornamento’(아죠르나멘또, 적응)이었다. 전례와 교의, 그리고 사목에 있어서 큰 전환을 이룬 공의회이다. 공의회에서 교회는 전례의 핵심 공간인 ‘제대의 방향’을 바꾸었다. 교우들을 등지고 벽 천정을 향하여 거행하던 미사전례가 이제는 교우들을 바라보며 거행하게 되었다. ‘사목’이라는 말의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전에 교회의 영역에서 세상밖으로 확장되었고 사목의 주체도 ‘성직자’에서 ‘교회 구성원 모두’로 확장되었다. 이제 교회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그것은 교회가 세속화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 들어가 복음의 빛을 밝히는 일이다. 교회는 세속화되어서는 안 된다. 타락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세상 안으로 들어가 폭력과 차별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 ‘복음의 기쁨’을 선포 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Gaudium et Spes)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복합구조를 가진 문장이므로 단번에 눈에 들어 오기는 힘들겠지만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 본다면 교회의 단호한 결의를 느낄 수 있는 명문장이다. 유심히 읽어 보자!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참으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 신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 모인 그들은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를 향한 여정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모든 사람에게 선포하여야 할 구원의 소식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는 인류와 인류 역사에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체험한다.” 60년이 흘렀다. 과연 지금 우리 가톨릭교회는 얼마나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가?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셨음을 믿는 우리 교회는 문을 열고 마음을 열고 세상 안에 나아가야 한다. 거기서 눈물 짓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2000년 전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그들의 어깨를 다독여 주어야 한다.--하춘수 레오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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