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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요한 피셔 주교 순교자의 ‘시편 주해’)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성 요한 피셔 주교 순교자의 ‘시편 주해’에서 (Ps 129: Opera omnia, edit. 1579. p.1610)
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 2,5-18
구원의 창시자이신 예수는 당신 형제들과 같이 되셨다
제1독서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구원의 창시자이신 예수는 당신 형제들과 같이 되셨다
5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의 지배 아래 두시지는 않습니다. 6 성서에 어떤 이가 이렇게 증언한 대목이 있습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잊지 않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돌보십니까?
7 주님은 그를 잠시 천사들보다 못하게 하셨으나
영광과 영예의 관을 씌우셨으며
8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복종시키셨습니다.”

이렇게 만물을 그에게 복종시키셨다는 것은 그의 지배 아래 있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도 만물이 다 그에게 복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9 그러나 우리가 알다시피 예수께서는 죽음의 고통을 당하심으로써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못하게 되셨다가 마침내 영광과 영예의 관을 받아 쓰셨습니다. 이렇게 예수께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의 고통을 겪으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소치입니다.

10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고 만물은 그분을 위해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많은 자녀들이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로 하여금 고난을 겪게 해서 완전하게 하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1 사람을 거룩하게 해주시는 분과 거룩하게 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근원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거리낌없이 그들을 형제라고 부르시고 12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당신의 이름을 내 형제들에게 선포하며
회중 가운데서 당신을 찬미하겠습니다.”

13 또 “나는 그분을 신뢰하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셨고, 또 다시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자녀들이 나와 함께 여기 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4 자녀들은 다 같이 피와 살을 가지고 있으므로 예수께서도 그들과 같은 피와 살을 가지고 오셨다가 죽으심으로써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악마를 멸망시키시고 15 한평생 죽음의 공포에 싸여 살던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16 예수께서는 천사들을 보살펴 주신 것이 아니라 분명히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보살펴 주셨습니다. 17 그러므로 그분은 모든 점에서 당신의 형제들과 같아지셔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자비롭고 진실한 대사제로서 하느님을 섬길 수가 있었고 따라서 백성들의 죄를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18 그분은 친히 유혹을 받으시고 고난을 당하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모든 사람을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다.
 
제2독서
(성 요한 피셔 주교 순교자의 ‘시편 주해’)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대사제이시고 그분의 보배로운 몸은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제단 위에서 바치신 우리의 희생 제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구속을 위해 흘려진 피는 옛 법에서처럼 송아지나 염소의 피가 아닙니다. 가장 순결한 어린양이신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우리 대사제께서 제사를 바치신 성전도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권능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분은 세상이 보는 앞에서 당신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하느님의 손이 만드신 성전입니다. 이 성전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지금 발을 디디고 있는 이 땅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죽을 육신을 입고 있는 동안에는 아직 모르는 곳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지극히 고통스런 죽음을 당하셨을 때 이 지상에서 제사를 바치셨고, 그 다음 불사 불멸의 새 옷을 입으시고 당신 자신의 피를 갖고 하늘의 지성소에 들어가셨을 때 다시 바치셨습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천상 아버지의 옥좌 앞에서 죄의 종살이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당신이 완전히 흘리신 그 위대한 가치를 지닌 피를 바쳐 드렸습니다.

이 제사는 하느님을 너무도 기쁘게 해드리고 그분 마음에 드시므로 하느님은 그것을 보시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진정으로 뉘우치는 모든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제사는 또한 영원한 제사입니다. 그것은 유다인들에게서처럼 일 년에 한 번씩만 바치는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바치며 참으로 시간마다 순간마다 바치는 것이기에 우리는 거기서 가장 큰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히 속죄받을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이 거룩하고 영원한 제사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보속하며 앞으로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로 작정하고 또 항구히 덕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성 요한이 가르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믿음의 자녀인 여러분이 죄를 짓게 않게 하려고 여러분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그러나 혹 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친히 제물이 되셨습니다. 우리의 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형언할 수 없는 은총으로 우리에게 온갖 축복을 내려 주시는 천주여, 우리로 하여금 옛 생활을 청산하고 새 생활로 넘어가, 하늘 나라의 영광을 준비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