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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이레네오 주교의 ‘이단자를 거슬러’)교회의 순수한 제물 봉헌

성 이레네오 주교의 ‘이단자를 거슬러’에서 (Lib.4, 18,1-2. 4. 5: SCh 100,596-598. 606. 610-612)
교회의 순수한 제물 봉헌

 

신명기에 의한 독서 16,1-17
이스라엘이 경축해야 하는 축제들
제1독서
이스라엘이 경축해야 하는 축제들
그 무렵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너희는 아빕월을 지켜 너희 주 하느님께 과월절 제사를 드려야 한다. 너희 주 하느님께서 너희를 이집트에서 건져내신 것이 바로 이 아빕월 어느 날 밤이었다. 2 너희는 너희 주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고르신 곳에서 양과 소를 잡아 너희 주 하느님께 과월절 제물로 바쳐야 한다.

3 이 제물과 함께 누룩이 든 떡을 먹으면 안된다. 그 후 이레 동안도 누룩이 들지 않은 쓴 떡을 먹어야 한다. 너희는 이집트 땅에서 쫓기듯이 나왔는데, 그렇게 하여 이집트 땅에서 나올 때의 일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 4 그러므로 이레 동안 네 지경 안 어디에서도 누룩이 보여서는 안된다. 첫날 저녁에 잡은 제물 고기를 이튿날 아침까지 묵히면 안된다. 5 과월절 제물은 너희 주 하느님께서 주신 성읍이라고 해서 아무데서나 잡는 것이 아니다. 6 너희 주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고르신 그 곳 밖에서는 아무데서도 잡을 수 없다. 거기에서 과월절 제물을 잡는데 그 잡는 시간은 너희가 이집트를 떠나던 바로 그 시간, 즉 초저녁 해 질 무렵이다. 7 너희는 너희 주 하느님께서 고르신 곳에서 그것을 삶아 먹고 아침이 되면 길을 떠나 각자 자기 천막으로 돌아가야 한다. 8 그리고 엿새 동안 누룩이 들지 않은 떡을 먹다가 이렛날은 너희 주 하느님께 올리는 축제 마감 날이므로 모든 생업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

9 그로부터 칠 주간을 세어라. 밭에 서 있는 곡식에 처음 낫을 대던 그때로부터 시작하여 칠 주간이 지나거든 10 너희 주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복을 내려 주신 만큼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예물을 바치며 너희 주 하느님께 추수절 축제를 올려라. 11 그리고 너희 주 하느님을 모시고 그 앞에서 즐겨라. 너희는 아들과 딸뿐 아니라 남종과 여종, 또 너희와 한 성문 안에서 사는 레위인과 너희 가운데 있는 떠돌이, 고아, 과부까지도 데리고 너희 주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고르신 곳에서 함께 즐겨라. 12 너희는 이집트에서 종 노릇한 일을 잊지 말고 이 모든 규정을 성심껏 실천해야 한다.

13 너희는 타작 마당과 포도즙을 짜는 술틀에서 소출을 거두어 들일 때 이레 동안 초막절 축제를 올려라. 14 너희는 이 축제를 올리면서 아들과 딸, 남종과 여종, 너희가 사는 성문 안에 있는 레위인, 떠돌이, 고아, 과부들도 함께 즐기게 해야 한다. 15 너희는 이레 동안 주께서 고르신 곳에서 너희 주 하느님께 축제를 올려야 한다. 너희 주 하느님께서 너희 손으로 일하여 거두는 소출에 복을 내려 주시는데 어찌하여 즐기지 않겠느냐! 16 너희 가운데 남자는 누구든지 일 년에 세 번, 과월절과 추수절과 초막절에 너희 주 하느님께서 고르신 곳에 와서 그분의 얼굴을 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빈손으로 주님의 얼굴을 뵈러 오면 안된다. 17 모두들 너희 주 하느님께 복 받은 만큼 예물을 들고 와야 한다.
+ 모든 형제들, 특히 불행한 형제들 안에서 당신을 알아 뵈옵고 사랑하도록 그 속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지혜를 찬양하며 간절히 기도합시다.

아침부터 주님의 부활을 되새기며,
―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은혜를 기원하나이다.

주여, 우리로 하여금 오늘 주님을 증거하며,
― 성부께서 기꺼이 받으실 거룩한 제물을 주님을 통하여 바치게 하소서.

모든 사람 안에서 주님의 모습을 알아뵈옵고,
― 그들 안에서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

그리스도여, 당신은 포도 줄기시요 우리는 그 가지들이오니,
― 우리를 주님 안에 머물게 하시어 많은 열매를 맺고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릴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의 사랑을 완전케 하소서.
제2독서
교회의 순수한 제물 봉헌
주님이 온 세상을 통하여 바치라고 명하신 교회의 제물 봉헌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순수하고 마음에 드시는 제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치는 제물을 필요로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제물을 받아들이실 때 그것은 제물을 바치는 사람에게 영광이 됩니다. 왕에게 무슨 예물을 바치면 그것은 우리가 그에 대해 지니는 공경심과 사랑의 표시가 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순수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제물을 바치라고 권고하셨습니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라.” 모세가 “아무도 너희 주 하느님 앞에 빈손으로 나오지 말아라.”고 말했듯이, 사람은 피조물의 맏배들을 하느님께 바쳐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이 하느님에게서 거저 받은 것을 다시 그분께 되돌려 드릴 때 하느님께 대한 공경심을 표시하여 그분으로부터 나오는 영예를 받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거부하신 제사는 없습니다. 제사는 항상 있어 왔습니다. 옛적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유다인들 가운데에서도 있었고 교회 안에서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두 가지 제사를 기꺼이 받아들이십니다. 그렇다고 두 가지 제사가 똑같은 제사라는 말은 아닙니다. 옛적의 제사는 죄의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바친 제사이고 지금의 제사는 자유인들이 바치는 제사입니다. 두 가지 제사를 받아들이시는 분은 동일한 주님이시지만 종이 바치는 제사와 자유인이 바치는 제사는 각각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유인은 바치는 그 제사의 성격을 통하여 자신들이 누리는 자유의 표시를 드러내 줍니다.

하느님 앞에서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옛 유다인들은 자기 소출의 십분의 일만을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한편 자유를 얻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사용하시도록 바칩니다. 하느님께서 백 갑절로 갚아 주신다는 것을 믿으면서 가장 소중한 것을 기쁘고도 자유스런 마음으로 바칩니다. 그들은 마치 복음서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가 자기 생계비 모두를 성전의 헌금 궤에 넣은 것처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께 제물을 바쳐야 하고, 만사에서 순수한 말과 위선 없는 신앙과 경건한 희망과 열렬한 사랑으로 그분의 것인 피조물의 맏배들을 바침으로써 창조주께 감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만이 이런 순결한 제물을 하느님께 바치며 하느님께서 지어내신 피조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제사를 바칠 때 그분께 속하는 것을 바치는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분과 우리 간의 친교와 일치를 전하고 영과 육의 부활을 고백합니다. 물질적인 빵이 하느님의 축성을 받게 될 때 이제 그것은 보통의 빵이 아니고 천상적이고 지상적인 두 가지 요소를 지닌 성체가 되는 것처럼, 성체를 받은 우리 육신도 이제 부패될 육신이 아니고 부활의 희망을 지닌 육신이 됩니다.
+ 그리스도께서는 굶주린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당신 사랑의 기적까지 행하셨으니, 그 기적을 기억하며 열심히 기도합시다.
◎ 주여,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소서.

주여, 오늘 우리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는 주님의 사랑에서 나온 것임을 고백하오니,
― 그 은혜가 헛되지 않고 착한 마음속에서 열매를 맺게 하소서.

모든 민족들의 빛이요 구원이시여, 온 세상에 파견하신 증인들을 지켜 주시어,
― 그들 안에 성령의 불을 놓으소서.

모든 사람이 세상을 그 높은 품위에 알맞도록 발전시키며,
― 주님의 인도를 받아 우리 시대의 긴급한 요청을 충족시켜 주게 하소서.
◎ 주여,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소서.

영혼과 육신을 고쳐 주시는 주여, 병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시고 죽는 이들을 도와주시며,
― 자비로이 우리를 찾아 주시고 위로해 주소서.

죽은 이들을 생명의 책에 기록하시어,
― 복된 이들 무리에 들게 하소서.
◎ 주여,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천상 천하를 다 같이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당신 백성의 간구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우리 시대에 당신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