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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루스페의 성 풀젠시우스 주교의 편지)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살아 계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루스페의 성 풀젠시우스 주교의 편지에서 (Epist. 14,36-37: CCL 91,429-431)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살아 계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신명기에 의한 독서 9,7-21. 25-29
백성의 죄와 모세의 기도
제1독서
백성의 죄와 모세의 기도
그 무렵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7 “너희가 광야에서 얼마나 너희 주 하느님의 속을 썩여 드렸던가 명심하고 잊지 마라. 너희가 이집트 땅에서 나오던 날부터 이곳에 이르기까지 너희는 주님께 거역하기만 했다. 8 너희는 호렙에서 이미 주님의 속을 썩여드렸다. 그래서 주께서는 화가 나시어 너희를 없애 버리려고 하셨다. 9 마침 그때 나는 주께서 너희와 맺으신 계약 조문을 새긴 돌 판을 받으려고 그 산에 올라가 있었다. 나는 거기에 머물러 사십 일 동안 줄곧 식음을 전폐하고 있었다. 10 그때 주께서 나에게 두 돌 판을 주셨는데 거기에는 하느님께서 손수 손가락으로 쓰신 글이 적혀 있었고 대회가 열리던 날 주께서 그 산 불길 속에서 너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11 사십 일이 지난 다음 주께서 나에게 계약 조문을 새긴 돌판 두 개를 주셨다. 12 그리고는 이렇게 이르셨다. ‘일어나 여기에서 당장 내려가거라. 네가 이집트에서 구출한 네 백성이 저렇게 못된 짓을 하고 있구나. 내가 명령한 길을 저렇게도 쉽사리 버리고 우상을 부어 만들다니.’ 13 주께서 또 나에게 이르셨다. ‘저 백성이 얼마나 고집이 센가를 내가 이제 알았다. 14 말리지 마라. 내가 저들을 멸하여 하늘 아래에서 그 이름이 사라지게 하리라. 그리고 저들보다 강하고 많은 민족을 너에게서 일으키리라.’

15 내가 발길을 돌려 산에서 내려오는데 산은 불타고 있었다. 나는 두 손으로 계약 조문이 새겨진 두 돌 판을 들고 있었다. 16 그런데 내가 바라보니 너희는 송아지를 부어 만들어 놓고 너희 주 하느님께 못할 짓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쉽사리 주께서 분부하신 길을 버릴 수 있었느냐? 17 내가 그 판 두 개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내던져서 부수어 버리는 것을 너희는 똑똑히 보았다. 18 나는 전과 같이 다시 사십 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주님 앞에 엎드려 있어야 했다. 너희가 저지른 모든 죄 때문이었다. 너희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여 속을 썩여 드렸기 때문이었다. 19 주께서 너희에게 크게 노하시어 마침내 너희를 없애 버리실 것 같아 나는 두려웠었다. 그러나 주께서는 다시 한 번 나의 애원을 들어주셨다.

20 주께서는 아론에게도 몹시 화를 내시어 그를 없애 버리려고 하셨는데, 나는 그때 아론을 위해서도 빌어야 했다. 21 너희의 범죄 행위 곧 너희가 만든 그 송아지를 나는 불에 넣어 녹여서 산산이 부수고 가루를 내어 그 산의 개울에 흘려 보냈다.

25 주께서는 너희를 없애 버리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주님 앞에 사십 일간 밤낮으로 엎드려 있으면서 26 이렇게 빌었다. ‘나의 주 하느님! 주께서는 크신 힘으로 이 백성을 건져내시고 주의 것으로 삼지 않으셨습니까? 그러하오니 이 백성을 멸망시키지 마소서. 주께서는 이 백성을 강한 손으로 구출해 내시지 않으셨습니까? 27 주의 종이었던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을 생각해서라도 이 백성이 고집이 세고 바탕이 나빠서 잘못을 저지르기는 했습니다마는, 부디 못 보신 체해 주소서. 28 자칫하면 주께서 구출해 내시기 전에 우리가 살던 땅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약속해 놓고 약속한 땅에 저들을 데려가지 못하는 것을 보니 주님도 무능하구나, 또는 데려다가 광야에서 죽여 버리는 것을 보니 퍽이나 미웠던가 보군 - 하겠습니다. 29 어쨌든 그들은 주의 백성이 아닙니까? 주께서 당신의 것이라고 하여 몸소 팔을 뻗으시고 크신 힘으로 구출하신 백성이 아닙니까?’”
+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해 주시며 그들의 빎을 들어주시는 아버지 하느님께 겸손되이 기도합시다.
◎ 주여, 우리의 눈을 밝혀 주소서.

주여, 당신의 성자를 통하여 우리를 비추어 주셨음을 감사 드리오니,
― 온종일 그 빛을 마음껏 받아 누리게 하소서.

주여, 당신의 지혜로 오늘 우리를 인도하시어,
―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을 위하여 모든 역경을 용감히 참아 받음으로써,
― 너그러운 마음으로 항상 주님께 봉사할 수 있게 하소서.

오늘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지도하시어,
― 주님의 섭리를 순히 따르게 하소서.
◎ 주여, 우리의 눈을 밝혀 주소서.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살아 계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우리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공적 기도를 마칠 때 우리는 “천주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고 하지 “성령을 통하여 비나이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톨릭 교회가 전례의 기도를 아무런 이유 없이 이렇게 끝마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가 이렇게 하는 것은 성서에 나오는 그 신비 즉 “인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가 되시고” “멜기세덱의 직분을 잇는 영원한 사제가” 되신 그 신비 때문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피를 가지시고 인간이 하늘의 참 성소를 본떠서 만든 지상의 성소에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하늘의 성소에 들어가시어 하느님의 오른편에 계시면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사도는 그분이 받은 사제직의 위엄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예수의 이름으로 언제나 하느님께 찬미의 제사를 드립시다. 하느님의 이름을 우리의 입으로 찬양합시다.” 하느님의 원수였던 우리가 그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화해하고 그분을 통하여 찬미와 제사와 기도를 바칩니다. 우리를 위하여 희생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통하여서만 우리의 제사가 하느님의 마음에 드시는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여러분도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일 산 돌이 되십시오. 그리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리십시오.”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바칠 때 그 기도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는 말로 끝맺어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성서가 사제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님의 육화 신비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닙니까? 이 육화 신비를 통하여 하느님의 아드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셨습니다.” 즉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시고,” 아버지와 함께하는 그 신성을 잃지 않으시지만 당신 자신을 낮추시고 “천사들보다 낮은 위치를 가지셨습니다.” 아드님께서는 아버지와 동일한 본질을 가지시면서 이렇게 당신 자신을 낮추시는 것은 사람과 같이 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분이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셨을 때 당신 자신을 낮추신 것입니다. 그분이 당신 자신을 낮추시는 것은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는 것은 종의 신분을 취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하느님의 외아들 그리스도께도 아버지께 바치는 똑같은 제사를 바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사제가 되심으로써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거룩하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산 제물을 바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희생 제물이 되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그분을 희생 제물로 바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인성은 구원을 가져다 주는 참된 제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 기도를 영원한 사제이신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친다고 확언할 때 그분 안에 우리의 인간 육신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대사제는 누구나 사람들 가운데서 뽑혀서 사람들을 대표하여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맡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대사제는 속죄를 위해서 예물과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입니다.”라고 사도는 말합니다.

기도를 마칠 때 우리는 또 “성부와 성령과 함께 세세에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천주 성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말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동일한 신성을 가지고 계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성부와 성령과 함께 동일한 신성을 가지신 성자와 우리를 위해서 사제직을 수행하시는 분이 같은 그리스도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 온갖 영적 축복으로 당신의 백성을 축복해 주시는 우리 구세주께 감사 드리며 열심히 기도합시다.
◎ 주여, 당신의 백성을 축복해 주소서.

자비로우신 하느님, 우리 교황 (아무)와 우리 주교 (아무)를 지켜 주시어,
― 당신의 교회를 위하여 그들에게 건강을 주소서.

주여, 우리 나라를 너그러이 보호하시고,
― 우리를 모든 악에서 구하소서.

정결하시고 가난하시며 순명하신 주님을 따르려는 자녀들을
― 당신의 식탁 둘레에 불러 주소서.

동정의 결심을 서원한 당신의 여종들을 지켜 주시어,
― 천주의 어린양이신 당신이 가시는 곳마다 그들도 따라 가게 하소서.

죽은 이들을 당신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시고,
― 영적 보화의 통공으로 그들과 우리의 결합을 더욱 굳게 하소서.
◎ 주여, 당신의 백성을 축복해 주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천상 천하를 다 같이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당신 백성의 간구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우리 시대에 당신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