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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암브로시오 주교의 ‘동정녀들’ )그는 고통받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으나 승리를 얻을 만큼 이미 성숙되어 있었습니다

성 암브로시오 주교의 ‘동정녀들’에서 (Lib. 1, cap. 2.5.7-9; PL 16 [edit. 1845], 189-191)
그는 고통받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으나 승리를 얻을 만큼 이미 성숙되어 있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에 의한 독서 4,7-5,8
환난 중에 그리스도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제1독서
환난 중에 그리스도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형제 여러분, 4,7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시려는 것입니다. 8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9 궁지에 몰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10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예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의 생명이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1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언제나 예수를 위해서 죽음의 위험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의 생명이 살아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 12 이리하여 우리 속에서는 죽음이 설치고 여러분 속에서는 생명이 약동하고 있습니다. 13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였다.”라는 말씀이 성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똑같은 믿음의 정신을 가지고 믿고 또 말합니다. 14 그것은 주 예수를 다시 살리신 분이 예수와 함께 우리도 다시 살리시고 여러분과 함께 우리를 그분 곁에 앉히시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5 이것은 모두 여러분을 위한 것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서 하느님께 영광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16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낡아지지만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17 우리는 지금 잠시 동안 가벼운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한량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입니다. 18 우리는 보이는 것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눈길을 돌립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5,1 우리가 들어 있는 지상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우리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에 들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워주시는 집입니다.

2 지금 육신의 장막을 쓰고 사는 우리는 옷을 입듯이 하늘에 있는 우리의 집을 덧입기를 갈망하면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3 우리가 그것을 입으면 벌거숭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4 이 장막에 머물러 있는 동안 우리는 무거운 짐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 장막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늘의 집을 덧입음으로써 죽음이 생명에게 삼켜져 없어지게 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5 이런 일을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그 보증으로 우리에게 성령을 주셨습니다.

6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러나 육체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주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7 사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않고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8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이 든든하며 오히려 육체를 떠나서 주님과 함께 평안히 살기를 원합니다.
+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과 함께, 성실한 증인이신 우리 구세주를 찬미하며 기도합시다.
◎ 주께서 당신 피로 우리를 구원하시어 성부께 바치셨나이다.

당신의 순교자들이 신앙을 증거하기 위하여 자원으로 죽임을 당하였사오니,
― 주여, 우리에게 참된 마음의 자유를 주소서.

당신의 순교자들이 피를 흘리면서까지 신앙을 고백하였사오니,
― 주여, 우리에게 순수하고 굳은 신앙을 주소서.

당신의 순교자들이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랐사오니,
― 주여, 우리도 일생의 고통을 굳세게 참아 받게 하소서.

당신의 순교자들이 어린양의 피로 자기 옷을 씻었사오니,
― 주여, 우리로 하여금 세속과 육신의 온갖 유혹을 이기게 하소서.
◎ 주께서 당신 피로 우리를 구원하시어 성부께 바치셨나이다.
제2독서
그는 고통받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으나 승리를 얻을 만큼 이미 성숙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동정녀가 천상 생명으로 태어난 날입니다. 우리 모두 그의 정결을 본받읍시다. 오늘은 순교자의 탄일입니다. 우리 모두 희생 제물을 바칩시다. 오늘은 성녀 아녜스의 탄일입니다. 그는 12살 때 순교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이 어린 소녀마저 불쌍히 여겨 주지 않는 그 잔인성은 정말 가증스럽습니다. 이렇게 유약한 나이의 소녀에게 증거를 보인 신앙의 힘은 진정코 위대합니다.

그의 어린 몸에 상처를 입을 자리가 있었겠습니까? 칼을 받을 자리마저 없었던 아녜스는 그 칼을 이겨낼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나이의 소녀들은 부모님의 성난 얼굴마저 견디지 못하고, 또 모르고서 바늘로 한 번 찔리기만 해도 중한 상처를 입기나 한 듯 보통 울고 맙니다.

그러나 성녀 아녜스는 사형 집행인의 피 묻은 손 아래서도 두려움을 몰랐고 쨍그렁거리는 육중한 쇠사슬로도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온몸을 난폭한 병사의 칼에 내 맡기고, 비록 아직 죽음을 체험하지는 않았지만 그 죽음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강제로 신전의 제단에 끌려 나아가 불 가운데 놓여졌을 때 그리스도께로 손을 펼쳐 그 불경한 제단 위에서 주님이 거두신 승리의 표시를 나타냈습니다. 아녜스는 자기 손과 목을 쇠 차꼬에 집어 넣을 자세가 되어 있었지만 그의 작은 지체를 조여 맬 쇠사슬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순교가 아니겠습니까? 그는 고통받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으나 승리를 얻을 만큼 이미 성숙되어 있었습니다. 전투는 힘들었지만 월계관을 받기는 쉬웠습니다. 아직 나이 어렸으나 덕행의 교훈을 주었습니다. 결혼하는 신부라 할지라도 이 동정녀가 즐거운 표정을 지니고서 형장으로 급히 달려갔던 그만큼 급히 신방에로 달려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동정녀는 댕기머리 대신에 그리스도로, 화관 대신에 자신의 덕행으로 머리를 단장했습니다.

모든 이가 울고 있었지만 그만은 울지 않았습니다. 그가 맛보기 시작하지도 못한 자기 생활을 흡사 모두 맛본 것처럼 이제 아낌없이 내맡기는 것을 볼 때 사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직 법 앞에서 책임질 나이도 되지 못한 그가 하느님의 증인으로서 자신을 내세우는 것을 볼 때 모두 놀랐습니다. 그가 인간을 위해 증거를 내세웠으면 사람들이 그것을 믿지 못했을 것이지만 하느님을 위해 내세웠기 때문에 그 증거를 믿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자연을 초월하는 것은 자연을 지으신 분에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형 집행인이 어떤 위협으로 그를 겁먹게 만들고 어떤 달콤한 말로 꾀려 하고 또 얼마나 숱한 약속을 하면서 결혼을 간청했겠는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녜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유혹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은 남편에게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나를 먼저 택한 사람이 나를 소유할 것입니다. 사형 집행인이여! 왜 지체합니까? 내가 원치 않는 눈들이 사랑할 수 있는 이 내 몸을 속히 멸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아녜스는 일어서서 기도드린 후 머리를 숙였습니다.

여러분은 사형 집행인이 흡사 자기 자신이 단죄를 받은 듯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어린이는 자기가 당할 고초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 어린이가 당할 위험을 앞에 두고 그의 오른손은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하나의 희생 안에 여러분은 두 가지의 증거, 즉 정결과 신앙의 증거를 볼 수 있습니다. 아녜스는 동정도 간직하고 순교의 팔마도 얻었습니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께서 최후 만찬과 십자가에서 당신 생명을 봉헌하신 이 시간에 그리스도께 감사 드리며 기도합시다.
◎ 주여,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모든 순교의 원천이시요 모범이신 우리 구세주여, 당신은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회개하는 모든 죄인을 생명의 상급으로 불러 주시니,

죄의 사함을 위하여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피를 바치도록 교회에 맡겨 주셨으니,

오늘 하루도 당신의 은총으로 신앙에 충실할 수 있었사오니,

오늘도 많은 형제 자매들을 당신 죽음에 참여하도록 부르셨으니,
◎ 주여,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천주여, 당신은 세상의 강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하여 약한 사람들을 간택하셨으니, 당신을 위하여 순교한 성녀 아녜스의 천상 탄일을 지내는 우리로 하여금 그의 항구한 신앙을 본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