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여정Ⅲ - 침묵의 저편을 넘어
내일이 오면 빈손이 되리니 오늘 이 지상의 부귀와 영화, 권세와 재물, 권위와 업적을 내려놓습니다. 내일이 올 때 죽음이 오리니 오늘 오욕과 희로애락으로 얼룩진 내 영혼의 허물을 벗습니다 내일이 와 무덤으로 가리니 오늘 사념과 사상, 자만과 허영, 애착과 애념을 태워 버립니다.
내일이 와서 흙이 될 것이니 오늘 지나온, 다가올, 그리고 현실의 멍에를 풀어 버립니다. 내일이 될 때 허무로 돌아가리니 오늘 소유와 기억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한 마음을 비웁니다. 내일이 되면 티끌이 되리니 오늘 오관의 느낌도, 상상의 날개도, 지성의 추리도, 의지의 힘도, 기억 속의 추억도,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 잠재웁니다.
내일이 와 생이 마감되리니 오늘 자아의 현세적, 자연적, 영적 멸각을 통해 새 영혼이 됩니다. 내일이 되어 저승길로 가리니 오늘 참회의 눈물을 쏟고 이 지상의 마지막 축복을 받습니다. 내일이 지나 정의 앞에 서리니 오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비를 청합니다.
내일이 가면 하느님을 뵈오리니 오늘 형제들과 작별을 고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눕니다. 내일은 내 삶에 깊은 어두움이 드리워지나 그 어두움은 곧 생명의 태동이 되고 희망이 되어 찬란한 그리스도의 부활을 체험하리라.
Puer Natus Est No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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