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1.5)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2,2) '또 하나의 성탄!' 오늘 복음(마태2,1-12)은 '동방 박사들의 방문'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은 '주님공현대축일'입니다.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온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난 날'입니다. 그래서 주님공현대축일을 '또 하나의 성탄'이라고 합니다. 구세주의 탄생이 구세주를 간절히 기다려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먼저 드러나지 않고, 동방 박사들, 곧 이방인들에게 먼저 드러났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넘어 모든 민족들의 빛으로, 그리고 구세주로 이 땅에 오셨음을 의미합니다. 동방 박사들은 그분의 별, 곧 주님의 별의 인도로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그들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고,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이 예물은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이 '참임금'이시고,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심을 드러냅니다. 주님공현대축일 복음 안에 드러나 있는 세 키워드(핵심어)는 '동방(이방인)'과 '그분의 별(빛)'과 '예물'입니다. 이 키워드 안에서 주님공현대축일을 지내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다른 민족들에게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에페3,6) 사도 바오로의 이 말씀은 '복음을 받아들인 우리가 이방인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빛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이방인들'이 많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방인들, 그리스도를 떠나있는 이방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주님께로 인도해야 할 사명이 믿는 이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내가 먼저 복음이 되고, 이 복음의 빛으로 이방인들을 주님께로 인도합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님께 바쳐야 할 값진 예물입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1.6)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4,17) '예수님의 땀!' 오늘 복음(마태4,12-17.23-25)은 '갈릴래아에서 전도를 시작하시는 말씀'과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후, 본격적으로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시면서 하느님께서 맡기신 일인 공생활을 시작하십니다. 공생활 시작을 알리는 예수님의 첫 말씀은 '회개'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4,17)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지자,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을 예수님께 데려오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따릅니다. '예수님의 땀'을 묵상합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행하셨던 '예수님 공생활의 모습'이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흘리셨던 '예수님의 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속으로 들어오셔서 겪고 있는 문제들에 함께하셨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이 치유 기적의 소문을 듣고 많은 군중이 예수님께로 몰려왔습니다. 많은 것을 묵상하게 합니다. 땀 흘리신 예수님을 믿고 또 그 삶을 따라 살겠다고 약속한 사제들, 수도자들, 신자들인 우리의 지금 모습은 어떤지? 예수님처럼 땀 흘리고 있는지? 예수님의 일을 하면서 땀 흘리고 있는 이들과 사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치유자이신 예수님께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치유 받고 있는지? 한번 각자의 성소(삶의 자리)에서 나의 모습을 곰곰이 성찰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1.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마르6,42) '사랑의 기적!' 오늘 복음(마르6,34-44)은 '오천 명을 먹이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랑의 기적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큰 사랑이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을 통해 드러난 기적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은 가엾은 곳으로 향해 있는 낮은 사랑입니다.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싶으면 낮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겸손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바리사이처럼 머리를 들고 자신의 잘남을 드러내는 교만에 빠져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 교만이 그 자체로도 죄이지만, 또 다른 죄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 언급되고 있는 죄는 모두 교만의 죄입니다. 오늘 독서(1요한4,7-10)는 낮은 곳으로 향해 있는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4,7-8)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4,9-10)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의 기적을 만들어 봅시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이병우 루카 신부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1.8)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6,50ㄷ) '완전한 사랑을 믿자!' 오늘 복음(마르6,45-52)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젖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 쪽으로 가십니다.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지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6,50ㄷ)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습니다. 제자들이 너무 놀라 넋을 잃었는데, 그 이유를 제자들이 빵의 기적인 오병이어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기 때문이라고 오늘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당을 다니는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당신의 외아들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났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한 '완전한 사랑의 표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표지를 보시고 당신 아들을 죽음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믿어야 할 믿음의 본질이요 신앙의 핵심'입니다. 오늘 독서(1요한4,11-18)에서 사랑의 사도인 요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4,18)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을 믿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을 믿지 않는 것이 죄이고, 죄 중에 있는 사람이 두려워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오후2시에 마산교구 서품미사(사제품3명. 부제품2명)가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이병우 루카 신부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1.9)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4,21) '희년의 삶!' 오늘 복음(루카4,14-22)은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에서 희년을 선포하시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4,18-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는 '희년'을 가리킵니다. 희년은 레위기 25장 8-13절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이 7번 반복하여 49년이 지난 그다음 해인 '50년째 해'입니다. '희년의 본질'은 이사야 예언서 61장 1-2절의 말씀인 오늘 말씀(루카4,18-19)이 전하고 있는 것처럼, '기쁨과 자유와 해방'입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희년이 돌아오면 땅도 쉬고, 빚도 탕감해 주고, 노예도 해방시켜 내보냈습니다. 이 '희년 선포'가 '예수님께서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신 분명한 목적과 이유'입니다. 우리에게 '기쁨과 자유와 해방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희년의 삶'은 '기쁨과 자유와 해방의 삶인 부활의 삶'입니다. '주님께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삶'입니다. 따라서 희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회개'이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을 희년의 해(2024.12.24~2026.1.6)'로 선포하셨습니다. 각 교구마다 지정된 성지와 성당을 순례하고, 내가 먼저 회개하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도록 합시다!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합니다."(1요한4,20-21) 이병우 루카 신부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1.10)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하여라."(루카5,13ㄴ) '마음의 나병!' 오늘 복음(루카5,12-16)은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를 고치시는 말씀'입니다. 온몸에 나병이 걸린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이렇게 청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5,12ㄷ) 그러자 예수님께서 손을 대시며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나병이 나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를 고치신 것은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에 대한 예수님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사건'이며, 동시에 '하느님께서는 벌주시는 분이 아니라 고치고 살리는 분이심을 알려준 사건'입니다. '나병'은 예수님 당시 '유다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병'이었습니다. '몸의 지체가 문드러지는 문둥병'이었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전염성이 강한 병이었고, 불결한 병이었기 때문에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소외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나병 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그를 고쳐주십니다. 육신의 나병이 있듯이, '마음의 나병'도 있습니다. 마음의 나병은 '마음이 문드러지고, 마음이 소외된 병'입니다. '내 마음 안에 성령의 열매들(사랑.기쁨.평화.인내.호의.선의.성실.온유.절제)이 아닌 육의 열매들(교만.탐욕.인색.음욕.분노.질투.게으름)로 채워진 병'입니다. '죄중에 있는 상태', 그래서 '하느님과 이웃으로부터 멀어진 상태의 병'이 곧 '마음의 나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1요한5,5) 사도 요한은 우리가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을 이기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마음의 나병을 몰아냅시다! 이병우 루카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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