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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은혜/사순시기

<재의 수요일>(2.22) 오늘은 '단식과 금육'을 하는 날입니다.


 <재의 수요일>(2.22)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4.6.18)

'사순시기의 의미!'

오늘 복음(마태6,1-6.16-18)은 사순시기의 첫 날인 재의 수요일 때마다 듣는,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은 거룩한 사순시기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사 중에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머리에 재의 얹을 때, 사제로부터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또는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라는 말을 듣습니다.

'사순시기'는 본격적으로, 그리고 더 집중해서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이고, 부활로 나아가는 시기입니다. 부활은 죽음을 절대적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그 안에 머무는 시기, 그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시기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순시기는 부활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순시기는 매우 은혜로운 때이고, 구원의 날입니다. 사순시기는 돌아가는 시기, 회개하는 시기, 곧 부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은혜로운 때이고, 구원의 날입니다.

신앙생활이 힘든 이유는 예수님의 뜻(마음)과 내 뜻(마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실행한 구원 행위들(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지금 여기에서 드러내지 말고 감추라고 하십니다.

좀 베풀었다고 우쭐대지 말고, 좀 기도했다고 우쭐대지 말고, 좀 극기했다고 우쭐대지 말고, 항상 겸손하게 예수님의 완전한 죽음에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거룩한 사순시기를 잘 보내고, 기쁘게 부활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요엘2,12-13)

오늘은 '단식과 금육'을 하는 날입니다.

(~ 1사무 23,28)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재 성수준비 ,초 6자루(자색) , 제대꽃꽃이 ----- 못3개  십자가 가시 (환)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2.23)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9,24)

'살기 위해서!'

오늘 복음(루카9,22-25)은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 예고와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가?'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에 대해 예고하시면서,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9,23)고 말씀하시고,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는 이유,
우리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이유,
우리가 희생하고, 져야하고, 낮아져야 하고, 죽어야 하는 이유! 

그 이유는 '내가 살기 위해서' 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신명30,19)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 때문에, 그 극진한 하느님의 사랑을 믿기 때문에, 믿는 이들은 '생명과 행복'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내가 예수님처럼 죽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 안에 있는, 그 자체로 죄이면서 동시에 죄의 뿌리가 되는 '칠죄종'(七罪宗), 곧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게으름)'을 끊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바로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기 때문에.

이번 사순시기는, 내 안에 있는 칠죄종을 끊어내려고 더 노력하는 그런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화답송)

(~ 1사무 27,12)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2.24)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마태9,14)

'마음의 단식!'

오늘 복음(마태9,14-15)은 '단식 논쟁'입니다.
단식을 잘하고 있었던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왜, 예수님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냐?'고 묻습니다.

단식은 말 그대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끊는 것입니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단식을 하기도 하지만, 믿는 이들은 '죄에 대한 보속과 결심과 예수님 수난과 죽음의 동참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 단식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단식은 주로 '예수님 부활과 성탄을 준비하는 사순시기나 대림시기 때' 합니다.

요한의 제자들로부터 단식에 대한 질문을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이르십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마태9,15)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혼인 잔치에, 그리고 당신을 혼인 잔치의 주인공인 신랑에 비유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신랑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는 축제 기간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당신과 대립각을 세웠던 바리사이들이나 율법 학자들과 논쟁 하실 때, 그 '논쟁의 핵심은 본질'이었습니다. 율법의 본질, 안식일의 본질, 단식의 본질 등 '본질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논쟁은 지금 여기에서 '미사의 본질, 기도의 본질, 성경 필사의 본질, 고통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식은 끊는 것인데, 아래 언급하는 단식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단식의 본질, 단식의 참의미가 아닐까요?'

걱정과 이기심을 단식하는 것.
비관주의와 화를 단식하는 것.
슬픔과 스트레스를 단식하는 것.
남을 사냥하는 말을 단식하는 것.
쓰라림과 불평을 단식하는 것.

함께 시작해 봅시다!

(~ 1사무 31,13)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2.25)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5,32)

'예수님, 감사!'

오늘 복음(루카5,27-32)은 '예수님께서 레위를 부르시고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레위를 부르시고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드십니다. 이는 당시 율법 규정에 얽매여 있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볼 때, 참으로 놀랄만한 큰 사건입니다. 그들은 로마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했던 레위와 세리를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죄인 취급했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투덜거리며 말합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루카5,3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루카5,31-32)

'예수님, 감사!'

이 세상 안에 죄가 없었다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이유가 없었습니다. 죄 때문에, 우리 안에 죄가 많기 때문에 오셨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죄인인 나를 위해 오신 것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로부터 철저한 소외를 받았던, 레위와 세리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그들이 체험한 참자유와 해방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나를 따라라."(루카5,27)

예수님께서 죄인을 부르십니다. 죄인인 레위는 그 부르심에 응답합니다.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릅니다.

이것이 나자렛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고 고백하는 이들의 '신앙생활'이며, '참자유와 해방의 기쁨'이 있는 '부활에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이사58,9-10)

(~ 2사무 3,12)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