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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성 요한 복음 주해’에서)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성 요한 복음 주해’에서 (Lib. 10,2: PG 74,331-334)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20,1-15
용의 마지막 싸움
제1독서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용의 마지막 싸움
나 요한은 1 한 천사가 끝없이 깊은 구렁의 열쇠와 큰 사슬을 손에 들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2 그는 늙은 뱀이며 악마이며 사탄인 그 용을 잡아 천년 동안 결박하여 3 끝없이 깊은 구렁에 던져 가둔 다음 그 위에다 봉인을 하여 천 년이 끝나기까지는 나라들을 현혹시키지 못하게 했습니다. 사탄은 그 뒤에 잠시 동안 풀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4 나는 또 많은 높은 좌석과 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심판할 권한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예수께서 계시하신 진리와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했다고 해서 목을 잘린 사람들의 영혼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 짐승이나 그의 우상에게 절을 하지 않고 이마와 손에 낙인을 받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살아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천년 동안 왕 노릇을 하였습니다. 5 이것이 첫째 부활입니다.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천년이 끝나기까지 살아나지 못할 것입니다. 6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거룩합니다. 그들에게는 둘째 죽음이 아무런 세력도 부리지 못합니다. 이 사람들은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섬기는 사제가 되고 천년 동안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을 할 것입니다.

7 천년이 끝나면 사탄은 자기가 갇혔던 감옥에서 8 풀려 나와서 온 땅에 널려 있는 나라들 곧 곡과 마곡을 찾아가 현혹시키고 그들을 불러모아 전쟁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들의 수효는 바다의 모래와 같을 것입니다. 9 그들은 온 세상에 나타나서 성도들의 진지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도성을 둘러쌌습니다. 그 때에 하늘로부터 불이 내려와서 그들을 삼켜 버렸습니다. 10 그들을 현혹시키던 그 악마도 불과 유황의 바다에 던져졌는데 그 곳은 그 짐승과 거짓 예언자가 있는 곳입니다. 거기에서 그들은 영원 무궁토록 밤낮으로 괴롭힘을 당할 것입니다.

11 나는 또 크고 흰 옥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보았습니다.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사라지고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12 나는 또 죽은 자들이 인물의 대소를 막론하고 모두 그 옥좌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많은 책들이 펼쳐져 있고 또 다른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생명의 책이었습니다. 죽은 자들은 그 많은 책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자기들의 행적을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 13 바다는 자기 안에 있는 죽은 자들을 토해 냈고 죽음과 지옥도 자기들 속에 있는 죽은 자들을 토해 놓았습니다. 그들은 각각 자기 행적대로 심판을 받았습니다. 14 그리고 죽음과 지옥이 불바다에 던져졌습니다. 이 불바다가 둘째 죽음입니다. 15 이 생명의 책에 그 이름이 올라 있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이 불바다에 던져졌습니다.
 
제2독서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성 요한 복음 주해’에서)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그리스도께서 우리가 당신의 사랑에 뿌리박은 것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당신께 붙어 있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보여 주시고자, 당신을 포도나무에 비유하시고 당신과 결합되어 당신께 붙어 있는 이들을 그 가지에 비유하셨습니다. 실상 우리를 당신과 함께 결합시켜 주시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영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성을 나누어 받게 되었습니다.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사람들은 의지의 자유로운 행위로 그분과 결합하며, 그리스도께서는 은총으로 우리와 결합하십니다. 우리는 신앙을 통하여 선한 의지로써 그리스도께 나아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얻어 주신 은총으로 말미암아 그분과 같은 가족이 되고 자녀로서의 품위를 지니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했듯이, “주님과 결합되는 사람은 그분과 영적으로 하나가 됩니다.”

성서의 다른 구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주춧돌이시고 우리는 그 위에 세워지는 거룩한 사제로서 성령의 전당을 건축하는 “살아 있는 신령한 돌”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주춧돌이 되시지 않고서는 우리가 그 위에 건축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뜻으로, 딸을 키우는 어머니처럼, 그분은 당신 친히 그 가지인 우리를 키워 주시는 포도나무라고 하십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타락한 옛 생활이 아닌 사랑 위에 세워진 새 생활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로부터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항상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그분께 가지처럼 붙어 있고, 우리에게 남겨 주신 계명을 충실히 지키며,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고귀한 신분을 열심히 보존하고, 또 우리 안에 거처하심으로써 당신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거처하게 하시는 성령을 슬프게 해드리지 않도록 노력하면, 우리는 이 새로운 생명을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사가 요한은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 있고 또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우리 안에 계시는지를 다음 말씀으로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성령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고 또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 뿌리가 가지들에게 양분을 나누어 주는 것과 같이, 성부의 외아들이신 하느님의 말씀께서도 성도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나누어 주심으로써 그들이 당신과 가족 관계를 이루게 하시고, 신앙을 통해서 결합되어 있는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그들의 신심을 기르시며 온갖 덕행과 선업의 지식을 주시어 이를 실천하게 하십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도로 주시는 천주여, 우리의 신덕과 망덕을 굳게 하시어, 당신이 몸소 언약하신 바는 무엇이나 다 채워질 것으로 의심치 않고 믿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