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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녀의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대화집’에서)나는 맛보았고 또 보았습니다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녀의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대화집’에서 (Cap. 167, Gratiarum actio ad Trinitatem: ed. lat., Ingolstadii, 1583, f. 290-291)
나는 맛보았고 또 보았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 7,25-40
그리스도교적 동정
제1독서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그리스도교적 동정
형제 여러분, 25 미혼 남녀에 관해서는 주님께서 나에게 지시하신 바가 없으므로 내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나는 주님의 자비를 입은 사람이므로 내 말을 믿어도 좋습니다. 26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재난을 생각한다면 남자는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7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와 헤어지려고 하지 말고 아내가 없는 사람은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28 그러나 남자가 결혼한다고 해서 죄를 짓는다거나 처녀가 결혼한다고 해서 죄를 짓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결혼한 사람들은 세상 고통에 시달릴 터이므로 여러분을 아끼는 마음에서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 29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명심하여 들으십시오. 이제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살고 30 슬픔이 있는 사람은 슬픔이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기쁜 일이 있는 사람은 기쁜 일이 없는 사람처럼 살고 물건을 산 사람은 그 물건이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31 세상과 거래를 하는 사람은 세상과 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32 나는 여러분이 근심 걱정을 모르고 살기를 바랍니다. 결혼하지 않은 남자는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에 마음을 쓰지만 33 결혼한 남자는 어떻게 하면 자기 아내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세상일에 마음을 쓰게 되어 34 마음이 갈라집니다. 남편이 없는 여자나 처녀는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을 거룩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에 마음을 쓰지만 남편이 있는 여자는 어떻게 하면 자기 남편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세상일에 마음을 씁니다. 35 나는 여러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을 속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분이 아름답게 살며 딴 생각 없이 오직 주님만을 섬기게 하려는 것입니다.

36 어떤 사람이 욕정을 억제할 수 없어서 자기 약혼녀와 한 약속을 어겨야 할 경우 그 약혼녀에 대해서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원하는 대로 그와 결혼하십시오. 그래도 죄가 되지 않습니다. 37 그러나 그가 단단히 마음을 먹고 구태여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자기 생각을 다스릴 힘이 있어서 자기 약혼녀를 그대로 두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은 잘하는 일입니다. 38 이와 같이 자기 약혼녀와 결혼하는 것도 잘하는 일이지만 결혼하지 않는 것이 더 잘하는 일입니다.

39 아내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은 남편에게 매이지만 남편이 죽으면 자기가 원하는 남자와 결혼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꼭 교우하고만 결혼해야 합니다. 40 그리고 이것은 내 의견입니다마는 과부는 과부로 혼자 지내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나에게도 하느님의 성령이 계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제2독서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녀의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대화집’에서)나는 맛보았고 또 보았습니다
오, 영원한 하느님이시여,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신성의 일치를 통하여 당신은 독생 성자의 피를 한없이 보배롭게 만드셨습니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당신은 깊은 바다와 같아서 내가 거기에서 더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합니다. 또 더 많이 발견하면 할수록 더 찾고 싶은 갈망을 느낍니다. 당신은 영혼을 채워 주시지만 그것으로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지는 않습니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당신은 당신의 끝없는 심연 속에서 영혼을 채워 주실 때 영혼이 언제나 당신을 찾아 배고파 하고 또 목말라 하며 당신의 빛 안에서 빛이신 당신을 보는 것을 갈망하게끔 채워 주십니다.

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나는 내 지성의 빛으로 당신의 빛 안에서 당신의 심연과 당신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맛보았고 또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 안에 있는 내 자신을 바라볼 때 나는 바로 당신의 모상임을 알았습니다. 영원한 아버지시여, 이것은 당신의 힘과 당신 외아드님의 속성인 지혜를 나에게 주심으로 된 것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성자께로부터 발출하시는 성령께서는 내가 당신을 사랑할 의지와 능력을 주셨습니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당신은 창조자이시고 나는 피조물입니다. 나는 당신께서 성자의 피로 말미암아 내 안에 이루신 새 창조를 보고 당신이 피조물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심취하여 계신지를 당신 빛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오 심연이시여, 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오 하느님이시여, 오 깊은 바다이시여, 당신은 당신 자신을 나에게 주셨으니 이보다 더 위대한 것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타오르는 불이시며 꺼지지 않는 불이십니다. 당신의 열기 속에 영혼의 온갖 자아 사랑이 삼켜지고 모든 차가움이 없어집니다. 당신은 나로 하여금 당신의 진리를 알게 하시는 빛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 주십니다.

나는 이 빛의 거울에서 당신을 최고선, 만선을 초월하시는 선, 복되신 선, 모든 이해를 초월하시는 선, 더없이 고귀하신 선, 모든 미를 초월하시는 미, 그리고 모든 지혜를 초월하는 지혜로서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 지혜 자체이시고 사랑의 불로 당신 자신을 사람들에게 친히 내어 주신 천사들의 양식입니다. 당신은 나의 온갖 벌거벗음을 덮어 주고 감싸 주시는 의복이십니다. 당신은 쓴맛이 조금도 없는 감미이시므로 그 감미로움으로 배고픈 우리를 먹이십니다. 오, 영원한 삼위 일체시여!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천주여, 성녀 가타리나는 뜨거운 천상 사랑으로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당신 교회에 봉사하였사오니, 그의 전구를 들으시어, 그리스도 신비에 결합된 당신 백성으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 영원히 기뻐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