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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대 레오 교황의 강론에서)교회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

성 대 레오 교황의 강론에서 (Sermo 12, De Passione, 3,6-7: PL 54,355-357)
교회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2,12-29
베르가모와 티아디라 교회에 보내는 말씀

 

제1독서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베르가모와 티아디라 교회에 보내는 말씀
나 요한은 주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12 “베르가모 교회의 천사에게 이 글을 써서 보내어라. 날카로운 쌍날칼을 가지신 분이 말씀하신다. 13 ‘나는 네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곳은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너는 내 이름을 굳건히 믿고 있다. 또 나의 진실한 증인 안디바스가 사탄이 살고 있는 그 곳에서 죽임을 당하던 날에도 너는 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14 그러나 나는 너에게 몇 가지 나무랄 것이 있다. 너희 중에는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 있다. 발람은 발락을 사주해서 이스라엘 자손을 죄짓게 하였고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게 하였으며 음란한 짓을 하게 하였던 자다. 15 또 너희 중에도 니골라오파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 있다. 16 그러므로 뉘우쳐라. 만일 뉘우치지 않으면 내가 속히 너에게 가서 내 입에서 나오는 칼을 가지고 그들과 싸우겠다.

17 귀 있는 자는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감추어둔 만나를 주겠고 또 흰 돌도 주겠다. 그 돌 위에는 새로운 이름이 적혀 있는데, 그 이름은 그 돌을 받는 사람밖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18 티아디라 교회의 천사에게 이 글을 써서 보내어라. 불꽃 같은 눈과 놋쇠 같은 발을 가지신 분, 곧 하느님의 아들이 말씀하신다. 19 ‘나는 네가 한 일들을 잘 알고 있고 네 사랑과 믿음과 봉사와 인내를 알고 있다. 또 네가 처음보다 나중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20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이세벨이라는 여자를 용납하고 있다. 그 여자는 예언자로 자처하며 내 종들을 잘못 가르쳐서 미혹하게 했고 음란한 짓을 하게 했으며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게 하였다. 21 나는 그 여자에게 뉘우칠 시간을 주었지만 그 여자는 자기의 음행을 뉘우치려고 하지 않는다. 22 이제 나는 그 여자를 고통의 침상에 던지겠다. 그리고 그 여자와 간음하는 자들도 뉘우치지 않고 그와 같은 음란한 행위를 계속한다면 큰 환난 속에 던져 버리겠다. 23 그리고 그 여자의 자녀들을 죽여 버리겠다. 그러면 모든 교회는 내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너희가 각각 행한 대로 갚아 주겠다. 24 그러나 티아디라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 여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 곧 사탄의 비밀을 배우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희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겠으니 25 다만 내가 올 때까지 너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단단히 간직하고 있어라. 26 승리하는 자, 곧 나의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 자에게는 여러 민족을 다스릴 권세를 주겠다. 27 그는 쇠 지팡이로 질그릇을 부수듯이 그들을 다스릴 것이다.

28 이것은 마치 내가 내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권세로 다스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승리하는 자에게는 내가 샛별을 주겠다. 29 귀 있는 자는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제2독서
(성 대 레오 교황의 강론에서)교회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아들은 인성을 너무도 친밀히 취하셨기에, 모든 피조물의 맏아들인 인간 예수 안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 안에서도 하나이시고 유일하신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머리가 다는 지체들에서 나눠질 수 없는 것처럼 지체들도 머리에서 나눠질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는 것은 현세에서가 아니라 후세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분의 약속에 의하면, 지금도 그분은 교회 안에서 교회와 불가분리적으로 거처하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세상의 화목을 위해 행하시고 가르치신 모든 것을 우리가 다만 과거의 역사로서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현세에서 이루시는 업적의 능력 안에서도 그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분은 성령의 능력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시고 같은 성령의 은총으로 순결한 교회를 잉태하게 하시며 세례로써 헤아릴 수 없는 하느님 자녀들의 무리가 태어나게 하십니다. “그들은 혈육이나 육체의 의지를 따라서도 아니며 인간의 의지로서도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라 태어납니다.”

그분은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축복받게 하시고 모든 민족들을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새싹이십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육체로서가 아니고 믿음으로 태어난 약속의 모든 자녀들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그분은 하늘 아래 있는 어떤 민족이건 예외 없이 그들로부터 하나의 거룩한 양 무리를 이루게 하십니다. 또 이렇게 하심으로써 성서에서 약속하신 것을 매일매일 성취하십니다. “내게는 이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는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 양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러면 그 양들도 내 음성을 알아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

그분은 특히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치라.”고 말씀하셨지만, 모든 목자들을 지도하는 분은 그 홀로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이 바위로 곧 베드로에게로 나아오는 이들 모두를 비옥하고 물이 풍족한 목장에서 먹이십니다. 그래서 사랑의 기름기로 힘을 얻어 수많은 양들은 착한 목자가 자기 양들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치기를 원하신 것과 같이 자기들도 목자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고 합니다.

순교자들의 영광스러운 용맹뿐만 아니라 세례를 통하여 새로 태어난 이들의 신앙도 그분께 참여함으로써 얻어집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순결과 진리라는 누룩 없는 빵으로써 주님의 파스카 축제를 합당히 경축합니다. 새사람은 옛 악의 누룩을 내던지고 주님 자신으로 충만되고 부양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는 것도 받은 그것으로 변화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어 묻히고 함께 다시 일어남으로써 영혼과 육신 안에 항상 그분을 모시게 되는 것입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인간에게 처음 받았던 품위를 돌려주고, 부활의 희망을 안겨 주는 파스카의 신비를 해마다 다시 기념하며 인자하신 주께 간구하오니, 우리로 하여금 신앙으로 믿는 바를 항구한 사랑으로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