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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말이 필요없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말이 필요없습니다> 12월 16일 대림 제3주간 수요일 (루카 7,18-23)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세례자 요한의 입장에서 정말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요즘 갑자기 등장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인물 예수님이 과연 오시기로 약속된 메시아일까, 아닐까? 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정말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부여하신 사명 가운데 가장 막중한 것은 아무래도 메시아께서 오실 길을 미리 닦는 일, 구약시대와 신약시대 사이에 튼튼한 다리를 놓는 일, 결국 백성들에게 저분이 바로 메시아임을 확인시키는 이정표로서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예수님이란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행동거지가 조금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인류 구원 사업이란 중차대한 사명을 완수하러 오실 메시아입니다. 그런데 그 사명에 함께 할 제자들을 뽑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니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당대 지도층 인사들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의견충돌을 빚습니다. 목숨처럼 소중한 율법 규정들을 하나하나 깨트립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의 말씀은 종래 다른 지도자들과는 명백히 달라 생명력과 에너지로 넘쳐흐릅니다. 시원한 샘물 같은 그의 가르침에 백성들은 환호하고 박수를 칩니다. 그의 모습은 한없이 겸손하고 소박하지만 때로 당당하고 강력한 포스가 느껴집니다. 세례자 요한은 더 이상 갈등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자신의 두 제자를 예수님께 보내어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 참으로 명쾌합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구구절절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행동으로 보여주십니다. 그 자리에서 즉시, 세례자 요한이 보낸 두 제자가 보는 앞에서 메시아로서 당신의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질병과 병고와 악령이 시달리는 사람들을 고쳐주십니다. 눈먼 이들을 보게 해주십니다. 자신들의 스승 세례자 요한을 훨씬 능가하는 메시아로서의 예수님, 세상만사를 자유자재로 마음껏 주관하시는 우주의 지배자 예수님의 모습에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깜짝 놀랍니다. 말로서가 아니라, 이론과 설명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자신들의 눈앞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예수님 앞에 입을 닫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 구체적으로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다 지도층 인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완고한 마음, 지나친 오만, 단단히 닫힌 폐쇄성은 끝끝내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사람들 눈에 가장 하느님 가까이 있다고 여겨진 사람들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가장 하느님과 멀리 있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진리와 계명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너무나도 단순명료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당신의 외 아드님을 이 세상에 구세주로 보내셨는데, 그가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 안에는 하느님 아버지의 신성이 그대로 자리 잡고 계십니다. 그를 보는 것이 곧 하느님을 뵙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메시아=그리스도=하느님이란 등식을 굳게 믿는 일 그것이 구원과 새로운 생명의 나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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