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타리/침묵

하느님의 신호

하느님의 현존 방식에 관한 의미 있는 예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느님은 가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 삶 안에 행동하십니다.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고, 우리의 삶을 인도하기위해 가끔 사람을 등장시키십니다. 줄리아노와 안나의 예화가 그런 경우입니다..

 

어느 늦은 밤이었습니다. 줄리아노는 평상시처럼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줄리아노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4년 동안 늘 다니던 길이라 훤히 알고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두드리며 길을 걷고 있는데 이날은 뭔가 평소와는 달랐습니다. 항상 줄리아노에게 길 안내 지침이었던 작은 나무가 전날 밤 잘려나갔던 것입니다. 그는 길을 잃고 어디로 방향을 돌려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 했습니다. 더욱이 그 길은 사막과도 같아 평상시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처 없이 길을 걷다가 줄리아노는 원래 길과 더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그는 강에 있는 다리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근처에 있던 안나가 그를 발견하고선 깜짝 놀라 그에게 힘없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뭘 도와 드릴까요?” “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게 맞았네요.” 안나는 줄리아노를 도와 함께 걷기 시작했습니다. 줄리아노는 안나에게 자기 집 주소를 건넸습니다. 길을 가는 동안 둘은 즐겁게 이야기하며 목적지인 줄리아노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둘은 마치 오랜 우정을 나눈 친구사이 같았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줄리아노는 안나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안나가 대답했습니다. “저 역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줄리아노가 어리둥절 하는 사이 안나가 계속 이어 말했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 아들이 죽었어요. 삶의 모든 의욕을 잃어버려 아까 그 다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순간이었어요. 그 밤 시간엔 아무도 없었고 제가 다리에서 뛰어 내리려는 순간 당신이 나타난 거예요. 그래서 뛰어내리려는 생각을 포기하고 당신을 도와준 거예요.” 안나는 줄리아노와 악수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안나는 내적인 평화로움을 가진 채 새로 태어난 마음으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는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일은 쉽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기운도 없고 우울해 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하여야만 합니다.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든 하느님의 신호는 존재합니다. 우리의 바른 삶을 인도하기 하기위해서 말입니다. 여러분! 하느님을 믿고 여러분 자신을 믿으며 정진하십시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붑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사도 바오로와 사랑의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성바오로 인터넷서원 서원지기 수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