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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성요한 /십자가의 성요한

[스크랩] 8장. 감각의 능동적 정화(淨化)

 

 

 

 

 

   자가의 성 요한과 함께 

 

 

Angelo Albani, Massimo Astrua 원저

이 종욱 안셀모 신부 역

 

 

           8장. 감각의 능동적 정화(淨化) 

 

이 단계에서 영혼이 성취해야 할 목표는 '감각적인 모든 맛과 모든 자기만족에 대한 거절'이다. 사실 "영혼의 진보를 방해하고 해를 끼치는 것은 이 세상의 사물들이 아니라, 오히려 피조물들에 대한 욕망과 그 맛이다."[38] 

 

영혼은 피조물들로부터 물리적으로 이탈하지 못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피조물들에 대한 욕망과 맛으로부터 그 의지(意志)가 이탈하지 못한 경우에도, 자신을 정화(淨化)시킬 수 없다. 

 

          1. 첫 단계 

 

             물질적이고 지상적인 사물들의 맛으로부터 쉽게 이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성인(聖人)은 우선 우리의 취미와 감각을 영적인 것들에로 집중시킬 것을 권한다: "그처럼 영혼들은, 거룩한 일들 안에서 자신이 찾아낸 맛의 덕분으로, 다른 모든 맛들을 쉽게 포기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하는 짓과 비슷한데, 우리가 어린이들에게서 무엇을 빼앗으려면, 그 어린이들이 빈 손으로 울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쥐어준다."[39] 

 

그 때문에, 아직도 잘 먹고 편안하게 살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술집이나 TV 앞에서, 혹은 더 나쁘게는 감각적(感覺的)인 쾌락 안에서 당장에 자신의 맛을 낙으로 삼고 추종하고 있는 사람은, 그런 것들을 보다 영적(靈的)이고 고상한 수준에로 끌어올리고, 자신의 의무 수행이나 애덕(愛德)의 실천이나 기도의 실천, 묵상, 영적 독서, 또 관대함에 대한 자신의 갈망을 만족시킬 만한 고행(苦行)의 실천에 전념하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즐기던 것보다 더 고상한 감각적(感覺的)인 기쁨이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고, 지상적인 만족을 찾느라고 보낸 시간들이 그에게는 낭비된 시간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그의 감성은 "영적(靈的) 보화들의 맛으로 풍부해지게 되고, 물질적인 보화들로부터 이탈하게 되며,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떠나는 데에도 성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40] 

 

         2. 진정하고 고유한 의미에서의 정화(淨化) 

 

            불완전한 영혼들에게 있어서는 이 첫 단계의 결과가 이미 큰 성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첫 단계는 곧장 두번째 단계로서 보다 결정적(決定的)인 진보(進步)에로 넘어가야 한다. 즉, 모든 분야에 있어서 감각적인 맛에 대한 전적(全的)인 고행(苦行, mortification; 즉, 절제, 금욕, 혹은 죽음)에로 넘어가야 하고, 이는 영적(靈的)인 분야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감각(感覺)의 능동적(能動的) 정화(淨化)가 시작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대단히 많은 영혼들이, 심지어는 수도자들까지도, 자신들을 정화(淨化)시키는 이 훈련에 과감히 복종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직하고 선한 사람들로서 자신의 생애를 끝마치게는 되지만, 하느님과의 일치 합일(合一)이라는 거룩한 모험에 참여하겠다는 결심은 없이, 기다림 속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에, 관대한 영혼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감각(感覺)들은 무척 조잡하고 물질적인 능력들이어서 순수한 영(靈)이신 하느님께 내가 도달하도록 할 수 없다. 내 감각들은 기껏해야 내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조금 쉽게 할 수 있을 뿐, 내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줄 수는 없다 . 그러니, 나는 그것들을 이용하지만, 그것들에 의지하지는 않겠다. 다시 말해서, 그것들을 원함이 없이 그냥 이용하겠다. 그래서, 마치 사람이 이미 자기가 지나온 다리(橋梁)를 뒤에 남겨두고 걸어가듯이, 그것들을 담담하게 넘어서서, 이 길의 끝에서 나를 기다리시는 무한한 사랑이신 분께로만 내 마음을 향하겠다." 

 

        3. 정화(淨化)의 구체적인 규범들 

 

           이 관대한 영혼들에게 성인(聖人)은 다음과 같은 정화(淨化)의 규범들을 제시한다: "고귀한 마음으로 관대하게 정화(淨化)를 실천하게 된 사람들이라면, 그 영혼은 감각의 밤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41] 

 

우리는 이를 네 가지 점에서 요약한다: 

 

- 예수께 대한 모방 

 

- 감각(感覺)들에 대한 정화(淨化) 

 

- 욕(慾)들에 대한 정화(淨化) 

 

- 자애심(自愛心)에 대한 정화(淨化) 

 

이것들을 하나씩 설명해 보자. 

 

         ●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함 

 

"우선 영혼이 그리스도를 모방하려는 항구한 원의를 가질 것이고 , 모든 행위를 함에 있어서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것처럼 하기 위해서 그분의 생애를 묵상할 것이다."[42]  

 

성인의 이 말씀은 근본적(根本的)인 것이다. 사실, 예수께 대한 사랑과 그분을 닮고자 하는 욕망이 우리 영혼 안에 없다면, 앞으로 보게 될 여러 점들 안에서 언급되는 모든 규범들은 참아견딜 수 없는 짐들이 될 것이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영혼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의 불이 타고 있다면, 가장 무겁게 느껴지던 희생도 가벼워질 것이고, 본성(本性)으로는 가장 괴롭던 포기도 감미로운 것이 될 것이다.[43] 

 

여기서 주의할 점은, 성인(聖人)은,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하려는 욕망이 한결같아야 하고, 그 영혼이 수행하는 모든 행위들 안에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하루의 봉헌'이나 단순한 '습관적인 지향(志向)'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포기를 가능하게 하고 거기에다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새로와지는 '실천적인 사랑'이다. 

 

        ● 감각(感覺)들에 대한 정화(淨化) 

 

예수께 대한 사랑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의지(意志)를 모든 감각적 즐거움들에 대한 포기에로 향하게 해야 한다. 

 

"둘째는, 하느님의 영예와 하느님의 영광에서 기인하지 않는 모든 감각적 즐거움을 영혼이 포기하는 일인데, 이는 지상 생애 동안 성부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어떤 다른 즐거움도 갖지 않으셨고 갖기를 원하지도 않으셨던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44] 

그리고 여기서 성인은 현명하고도 실천적인 두 가지 권고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a) "무엇을 듣거나, 보거나, 혹은 하느님께 대한 봉사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또 우리가 하느님께로 나아가도록 봉사하지 않는 무엇을 소유함으로써 얻어지는 즐거움이 있거든, 가능한 한 그것들을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소유하거나 행하지도 말고, 피하라."[45] 

b) "만일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네가 피할 수 없는 그것들의 맛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족하다."[46] 

 

그렇게 처신하면서 영혼은 "단시일 내에 덕(德)에 있어서 크게 진보할 것이다."[47] 

 

        ● 욕(慾)들에 대한 정화(淨化) 

 

감각의 정화(淨化)에 있어서, 영혼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본성(本性)이 가장 싫어하는 것을 향해서 자신의 의지(意志)를 정향(定向)시킴으로써 욕(慾)들에 대한 정화(淨化)를 실천해야 한다. 

 

사실 욕(慾)들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감각에 즐거운 것에 집착하도록 한다. 이 욕(慾)들을 끊어버리기 위해서는, 욕(慾)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끊어버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고, 본성적인 욕(慾)들에 반대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원함으로써 욕(慾)들에 대한 반격을 행함에까지 이르러야만 한다. 

 

우리 사부 성 요한도 분명히 말한다: 

 

"욕(慾)들을 끊어버리기 위해서는 ,  

 

영혼은 항상 다음과 같은 것에로 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다 쉬운 것보다 보다 어려운 것을, 

 

보다 맛있는 것보다 보다 맛없는 것을, 

 

보다 즐거운 것보다 차라리 덜 즐거운 것을, 

 

쉬운 일보다도 고된 일을, 

 

위로 되는 일보다도 위로 없는 일을, 

 

보다 큰 것보다도 보다 작은 것을, 

 

보다 높고 값진 것보다 보다 낮고 값없는 것을, 

 

무엇을 바라기보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기를, 

 

세상의 보다 나은 것을 찾기보다 보다 못한 것을 찾아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하여 

 

온전히 벗고, 비고, 없는 몸 되기를 바라라."[48] 

 

       ● 자애심(自愛心)으로부터의 정화(淨化) 

 

성인은 마침내 자애심(自愛心)을 끊어버릴 것을 단호히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이 교활한 자기만족, 영혼의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미묘한 친절마저도 끊어버릴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 자애심(自愛心)은 하느님과의 합일(合一)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린다. 

 

이 승리를 얻기 위해서, 성인은 세 가지 규범을 제시한다: 

 

"첫째, 스스로 자기 자신을 없이 보도록, 남이 모두 자기를 업신여기도록 힘쓸 것. 

 

둘째, 스스로 자기 자신을 낮추어 말하도록, 남이 모두 낮추어 말해 주기를 바랄 것. 

 

셋째, 스스로 자기 자신을 낮추어 생각하고, 남이 모두 낮추어 생각해 주기를 바랄 것."[49] 

 

감각(感覺)의 정화(淨化)의 마지막에서, 영혼은, 놀라운 일이자 그 자신의 보다 큰 기쁨으로서, 모든 지상적인 맛들과 모든 피조물들로부터 자유로운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설사 전에는 감각적인 집착들이 마치 땅에 깔린 송진처럼 발에 붙어 하느님과의 만남에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했다고 할지라도, 이제는 그 애착들이 끊어져서 자유롭게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는 님과의 합일(合一)을 즐기기 위한 진정한 자유에로 날아오를' 수 있게 된다.[50] 

 

          

 

출처 : 가르멜산 성모 재속가르멜회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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