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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 과 비움 /독서

김숙희 외의 《마음이 길이 된다》엄마에게 딸이 외치는 소리


엄마에게 딸이 외치는 소리


'엄마!
난 억울하고 서럽고
외롭고 슬프고 절망스러워.

나도 엄마의 사랑과 돌봄과 관심이 필요해.
지금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줘.'

- 김숙희 외의 《마음이 길이 된다》 중에서 -


* 엄마와 딸.
사랑도 많고 상처도 많습니다.

딸의 마음은 누구보다 엄마가 잘 알지만
가장 거리가 먼 사이이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달라는 딸의 외마디 외침 속에는 원망과
서운함이 가득합니다.

더 많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소리입니다.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없습니다. 그것이
엄마의 숙명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 6인의
비폭력대화를 만난 이후 변화한 삶의 이야기
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는 우리가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의사소통 방법으로 ‘연민의 언어’라고도 부른다. 2002년 캐서린 한 선생님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후 많은 사람이 비폭력대화를 접하고 배웠다. 하지만 누구는 형식이 있는 대화법이라 자연스럽지 못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 누구는 다소 이상적이라 일상에서 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워크숍에서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관해 스스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면 교육 한 번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나의 느낌이 어떤지, 그 느낌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되는 일이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의 나의 느낌과 욕구이기도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쌓아온 몸과 마음의 기억을 소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을 알게 된다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과 연민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삶이 조금 더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숙희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에서는 ‘아야니’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비폭력대화와 표현예술치료를 공부하면서 ‘있는 그대로 자기가 드러나도 괜찮은 안전한 공동체’를 일상에서 가꾸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마을에서 커뮤니티 공간 '짬'의 대표로 약 10년간 마을공동체사업을 진행했고, 지금은 마을기업 모나드움의 공동대표로 공감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상상하며 구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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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김순임

비폭력대화를 만난 이후 일상에서 ‘실천하는 영성’을 중심에 두고 천천히 연습하며 나아가고 있다. 세 아이를 양육하면서 만난 부모역할훈련(PET), 마주이야기를 거쳐 지금은 비폭력대화로 아이들과 솔직하고 따뜻한 소통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특수교사로 26년간 뜻깊은 시간을 보낸 후, 마을공동체, 생태, 채식, 교육, 영성 등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사람들과 비폭력대화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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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이은령

2013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비폭력대화 기반으로 기관과 대상에 맞게 의사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폭력대화를 나누는 일은 내 삶에서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연약한 자기 자신을 수용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에 머무를 수 있는 용기와 타인과 연결할 수 있는 희망을 전달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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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정희영

내 삶의 귀한 선물인 비폭력대화를 만나 치유와 성장으로 가는 길을 찾게 되었다. 현재는 몸과 마음의 통합적인 성장과 치유에 관심을 두고 트라우마해소운동(TRE), 내면가족시스템(IFS), 브레인스포팅(BSP) 등을 공부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와 부모의 삶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며 비폭력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런 나의 배움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이롭게 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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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하미애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 및 스마일키퍼스 강사이자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교육 강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교육 강사이자 국제인증죽음교육전문가(ADEC)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따뜻하게 서로 공감하며 사는 평화로운 세상, 누구나 일상에서 죽음을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오늘을  사랑하며 사는 세상을 꿈꾸며, 치유와 회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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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홍상미

20대에 희귀난치성질환을 진단받고 우연히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나서 삶의 전환을 맞이했다. 현재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 스마일키퍼스 강사, 한국의미치료학회 의미치료심리상담사, 마음연구소 위드 대표, 사회복지사 및 학교심리전문강사, 청소년 상담사이자 세로토닌지도사로 활동하며 모든 삶에는 의미가 있다는 가르침을 나누고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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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부 비폭력대화를 만나다
    오늘은 이야기하리라
    도대체 종일 뭘 한 거야
    그때 서운한 마음이 들었나요
    마흔,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비폭력대화가 도대체 뭐길래
    스물아홉, 멈춤

    2부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지켜보는 것은 살아 숨 쉬는 것
    내 삶의 터닝 포인트, 만두 사건
    엄마, 저기 멋쟁이가 많이 있어
    네가 글을 못 쓸 이유는 하나도 없어
    관찰은 오늘도 진행 중
    여유 있을 때만 비폭력대화?

    3부 섬세하고 예민하게
    느껴도 괜찮아
    비폭력대화가 사람 하나 살렸지
    느낌을 말할 때 서로를 만난다
    안경 벗어!
    느낌이 보내는 메시지
    아빠, 화나셨어요?

    4부 내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
    이곳의 긴장은 오래된 것 같아요
    나의 두 번째 인생 터닝 포인트
    엄마는 내 성적이 오르면 뭐가 좋은데
    나도 이렇게 말할 걸 그랬어
    나의 할머니, 나의 기린 친구에게
    저 조그만 년 손이 너무 야무져

    5부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내가 물고기라면
    우리가 하는 말은 부탁 아니면 감사
    욕구와 부탁이 만날 때
    그깟 라면 하나 못 끓여주냐
    부탁으로 달라지는 삶
    욕구를 충족할 자원은 충분하다

    6부 연민으로 연결하다
    회사 안 가도 돼
    그저 그 사람의 경험과 함께
    현존으로 공감하기
    코난이 자꾸 생각나?
    지금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줘
    공감은 선택

    7부 함께 기뻐하는 삶
    이제 또 한 놈 내려보내라
    자신이 빛나면 서로가 빛난다
    인생 별거 있어?
    엄마의 도시락
    아버지에게 보내는 첫 편지
    순간을 살게 하는 기쁨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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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 17
연습모임을 가던 어느 날 버스 좌석에 앉으면서 꼭 쥐었던 주먹의 감각을 되새긴다. ‘오늘은 이야기하리라.’ 2년을 알토란처럼 차곡차곡 쌓아 만든 연습모임 친구들과의 애정과 신뢰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이야기해보지 않았던 기억을 소리내어 말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많이 무서웠고 아팠노라고. 그렇게 오랫동안 외로웠노라고. 나 자신에게서조차 사라져버린 어느 날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P. 31
‘이럴 수가. 어린 내가 충분히 행복하지 않았구나.’
40년 동안 믿어왔던 ‘나’라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엉터리였다니. 존재의 뿌리가 통째로 뽑히는 듯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누구는 사춘기 때나 하는 거라고 하는데, 나는 마흔이 되어서야 시작했다. …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당시 유행했던 자기계발서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도 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내가 찾던 답이 없었다.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모른 채 깊은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비폭력대화’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P. 68
비폭력대화를 만나기 전에 내가 가장 폭력적으로 대한 사람은 남편도, 아이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늘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사고뭉치에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실수를 연발하는 한없이 부족한 나이기에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순간, 내 안의 지혜와 사랑이 드러나 나라는 존재 자체가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P. 92
사춘기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욕구를 생각이나 말로, 혹은 비난의 표현으로 나에게 쏟아냈다. 혹독한 시간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기나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많이 울었고, 아이와 함께 성장한 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말들이 들려올 때, 침묵하면서 내게 찾아오는 생각과 그 속에 담긴 느낌을 손님처럼 맞이하고, 아이의 느낌에 머물기를 수년 동안 연습했다. 아이의 표정과 말투가 부드럽게 변해간다고 느낄 무렵, 아마도 사춘기 막바지였지 싶다. 아이가 활짝 웃으면서 나에게 선물처럼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비폭력대화가 사람 하나 살렸지.”

P. 141
욕구를 찾아 말로 내뱉는 것 자체를 축하하다 보니 욕구 언어로 말하는 것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남편에게 ‘말을 왜 그렇게 해!’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 ‘서로 존중하면서 말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 있었고, 아이에게 ‘너는 어쩜 그렇게 엄마 마음을 몰라주니!’라고 하기보다는 ‘엄마가 한 행동과 말도 이해해주고, 중요하게 여겨주기를 바라’라고 말할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에 욕구를 더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P. 271
하루하루 작아지는 아버님의 목소리로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숨기지 않은 채 고마웠던 순간들을 계속 이어갔다. 아버님의 의식이 남아 있을 때까지 서로에게 보내는 감사가 있어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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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가 만난 비폭력대화란?

이 책의 필자들은 저마다 다른 계기로 비폭력대화를 시작했다. 결혼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구성했으니 삶을 멋지게 꾸려가고 싶어서, 결혼 후 남편과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서, 인생의 혼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루고 미루다 아이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인해 모든 걸 멈추면서 비폭력대화를 만났고, 이후 계속 공부하고 좌절하고 연습하면서 삶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쌓는다. 여섯 명의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들이 NVC를 처음 만나고 어떤 질적인 삶의 변화가 있었는지 그 생생한 경험과 사례는 진솔하면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비폭력대화법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분명한 방법이 있지만 일상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순서대로 내 삶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살아가며 관찰을 만나는 때, 느낌을 만나는 때, 욕구를 만나는 때, 부탁을 만나는 때들이 자연스럽게 혼합되기 마련이다. 이 책에 실린 비폭력대화로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들의 삶의 이야기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 외에 공감과 감사 등 모두 6개의 주제에 따라 이어지지만, 삶의 질적인 변화는 이들 모두의 화학작용의 결과일 것이다.

비폭력대화와 동행하면서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는 일

NVC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NVC 의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간접적인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NVC를 조금이라도 접해보았거나 관련 책을 읽어 본 독자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NVC를 지속적으로 일상에서 실천해오고 있는지 들여다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움과 실천의 의지를 한 번 더 다질 수 있을 것이다.

NVC를 일상에서 실천하면서 습관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비폭력대화를 창시한 마셜 로젠버그가 말했듯이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나, 습관적으로 말하는 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연습, 또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임으로써 존중과 배려, 공감하는 마음을 기르는 일이나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길에 NVC가 동행이 되어 준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는 뜨거운 울림’을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난 초기에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열, 희망, 달콤한 기대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배어 있는 습관으로 좌절이 따라오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그다음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오는 것이 있습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게 될 때 올라오는 뜨거운 울림입니다.”(캐서린 한, ‘추천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