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이가 좋다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길을 걷는다. 그 길을 발견하고 걷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이다. 내 앞에 놓였던 수많은 길 중 쉬운 길은 없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 없이 살아가자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가끔은 지나간 시절이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 나는 삶의 여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은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이가 좋다. - 성희승의 《별 작가, 희스토리》 중에서 - * 나이가 드는 것, 그 무엇으로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육신은 약해지고 시력은 저하되겠지만 이전에는 갖지 못했던 혜안과 통찰을 얻습니다. 그러면 알게 됩니다. 나만의 인생길을 걸어온 지난날 경험들의 의미를! 그 축복과도 같은 감사의 시간들을!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축복입니다. 지금의 나이가 가장 좋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빛의 신비를 찾아 걷는 사람,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과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신의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
작가정보글/그림 성희승▶성희승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NYU에서 석사와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Goldsmiths, Univ. of London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국민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23년까지 NYU의 순수예술학부에서 방문학자와 연구교수, 그리고 건국대학교 ‘휴먼 이미지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성희승은 생명의 빛을 품은 별무리를 캔버스에 미묘한 색의 변주와 세모의 반복으로 표현한 ‘세묘화’ 기법과 ‘하이퍼-추상미술’ 분야를 개척하였다. ▶2022년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과 프랑스문화원에서 초대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서울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개인전 및 카카오 클립아트를 통해 ‘NFT아트’를 선보였고(2021),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2021)과 자하미술관(2023)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었다. ▶성희승의 작품은 별과 우주처럼 보이지 않는 것의 숭고미를 표현한다. 그는 회화적 순수가 가진 근원적 요소를 통해 존재론적 확장과 체험적 공간을 선사하여 빛의 위로, 희망, 사랑을 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 외에 자신의 시와 그림이 담긴 점·선·면의 3부로 구성된 시화집 『별:오름에서 편지를 띄우며』(2021)와 치유하는 별, 빛의 공간과 모티브를 연결하는 별을 소재로 한 수필집 『성희승, 별을 그리다』(2019)를 펴냈다.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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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책머리에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다. 뉴욕, 서울의 길가에도 가을을 알리는 낙엽이 하나둘 땅 위로 흩날린다. 흩날리는 아름다운 낙엽을 작업실 가는 길에 잠깐씩 들여다본다. 무더웠던 여름의 더위를 이겨내고 가을볕의 선선함을 만끽한다. 며칠이 지나자 모자이크 같은 단풍잎들이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참, 아름답다!” 문득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알 수 없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 가슴에는 별다른 이유가 담겨 있지 않다. 눈물이 곧 슬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냥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단풍잎의 오묘한 색채처럼 스며들었다. 펜을 들었다. 나의 지나온 시간을 종이에 그려 새로운 출발의 지침으로 삼고 싶었다. 한국과 미국, 서울과 뉴욕, 그 기쁨과 슬픔의 기억이 교차하면서 붓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내 감정의 골이 펜 끝에서 조심스레 터져 나왔다. 작품과 삶에 대한 회한과 반성, 그리고 상처의 끝자락에 놓인 수많은 기억이 하나씩 정리되어 갔다.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며 쌓이고 쌓인 가슴 속 아픔을 씻어낼 수 있었다. 지난날 내 삶의 여정을 통과하며 쌓아온 삶과 생각, 이런저런 일들이 정돈되었고, 창작의 의욕도 가을의 색채처럼 오묘하게 스며들고 솟아올랐다. 비록 작은 존재지만 서로 의지하고 연대하면서 살아갈 때 변방이 아닌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어두워질수록 저 밤하늘의 별들을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생각들을 나름 여기에 담아놓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글인지 지금도 가슴을 졸인다. 붓에서 펜으로 오기까지 꽤 머나먼 생각의 길을 홀로 걸어야했기 때문이다. P15 우주는 거대한 그물 구조이다. 항성들, 은하들, 은하단 들 사이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허공은 어디에도 없다. 멀리 떨어진 물체들이 상호작용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장들만 있을 뿐이다. 물체들은 접촉하지 않아도 힘의 운반체인 입자들을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장들이 모든 것을 이어주듯이. 화가라 는 이름으로 장을 형성해 가는 나의 행위와 붓질도 그렇게 허무맹랑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캔버스에 세상을 끌어넣으려고 하지만, 곧 공간적 한계 에 마주하곤 한다. 캔버스를 벗어난 퍼포먼스의 감동도 결국 시간 속으로 켜켜이 묻힌다. 그런 아쉬움이 이 책을 펴내려 한 원동력이다. 직관에서 이성으로, 이성에서 다시 직관으로 옮겨 가며 예술의 반경이 드넓어짐을 경험한다. P61 뉴욕의 중심에서 도시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건축물,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조형물로 생각했는데, 이면에 담긴 사건 사고의 아픔과 고통, 외로움이 느껴져 이곳을 지날 때마다 기도하게 된다. 외롭게 꺼져 갔던 그 영혼을 위해. “그곳에서는 빛나고 있기를… 하늘 너머 그곳에서 지금은 편안하길… ” 베슬을 지나가다 유리벽에 비친 햇빛 조각을 가만히 본다. 그것들을 모아 이불로 만들어 덮으면 얼마나 따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빛의 입자가 잔잔하게 온몸에 퍼지는 날 이 있다. 그런 날은 빛을 마주하는 순간 치유되는 느낌, 치유의 에너지를 받는 듯한 느낌이다. 베슬에서 생명의 끈을 놓았던 이들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팠다. 베슬의 유리벽에 비친 햇빛 조각이 나에게 치유와 위로를 주었던 것처럼, 뉴욕의 한가운데 에펠탑처럼 서 있는 베 슬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힘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을 품어본다. 이렇게 간절함을 담아 위로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마음이 있어 다행이다. P201 나는 소박하지만 빛나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 한다. 꾸밈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소박하지만 빛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단색화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박서 보 선생과 이우환 선생의 작품을 보며 큰 에너지를 받은 적이 있다. 비움을 통해 채워 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했고, 화가로서 어떻게 작품을 대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했다. 선배 화가들을 생각하며, 내가 나아갈 길을 새삼 다짐한다. 다시 일어 나 내게 주어진 순수한 생명의 빛을 멈추지 않고 전할 것이다. |
출판사 서평별 작가 _ 성희승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예술가 성희승 작가의 역경을 넘기 위한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회화 전공으로 성장하여 30세에 서울에서 최연소 전임 교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갑자기 철밥통 자리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대학의 창의적 문화적 기업가정신 학과에서 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참여하며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는 화가로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미술 공익 광고에 참여하거나 미술 멘토로 리얼리티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도전적인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아트 콜라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시와 글쓰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학의 영역에도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08년에 이미 미술 온라인 대학 과정을 개설하였으며, 한국에서는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의 정식 허가를 받은 파운데이션 아트 코스를 개설하였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세묘화’ 기법이나 그가 창시한 ‘하이퍼-추상미술’도 그런 새로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성희승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택해왔다. 그는 2023년까지 뉴욕대학에서 비지팅 아티스트 토크와 미술 실기 수업을 맡아 후배들과 소통하였다. 미래를 위한 연구와 시도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하다. 빛의 신비를 탐험하는 예술가 성희승의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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