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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 과 비움 /독서

벤 허친슨의 《미드라이프 마인드》중년의 행복

중년의 행복



중년에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심지어 이런 행복을
측정할 방법이 있을까? 문제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우리의 자아의식이
변한다는 점이다. 행복은 많은 변수, 예를 들어
건강, 가족, 친구, 목적의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우리는 내면이
느끼는 행복을 가늠해 볼
모델이 필요하다.


- 벤 허친슨의 《미드라이프 마인드》 중에서 -


* 나이가 들어 중년에 이르면
자기 나름의 행복 기준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과 견줄 필요도 없고 일률적일 이유도
없습니다. 무탄트인들은 '어제보다 나아진 나'를
기준으로 삼고 자축한다고 하지요. 어제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그 목표와 기준점은 오로지
스스로 정할 일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문학과 예술이 바라본 중년, 나이듦에 대한 성찰”
인생에서 중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에서 희곡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은 우리 인간이 중년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생을 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성찰해왔다. 우리 인류가 과거에 중년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오늘날을 사는 우리는 중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리고 어찌해야 중년의 미래에 되도록 풍부한 보상을 안겨줄 수 있을지,『미드라이프 마인드』는 단테와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그리고 베케트의 면면을 살피며 중년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펼쳐 보인다. 이 책은 해박하면서도 쉽고 즐겁게 읽히는 글로 늙어감이라는 과정, 누구도 예외 없이 늙기에 가장 냉혹하기만 한 과정을 인간을 바라보는 애정을 듬뿍 담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Ben Hutchinson
벤 허친슨은 켄트 대학교 유럽 문학 교수이다. 필립 리버흄 Philip Leverhulme 상을 수상했으며 ‘유럽 아카데미’ 회원인 허친슨은 옥스퍼드, 하이델베르크, 하버드, 예루살렘, 파리 고등사범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21년에는 현대 언어 포럼 Forum for Modern Language 상을 받았다. 허친슨은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문학상 심사위원과 프로그램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그 밖에도 《타임》 문학 증보판의 편집자, ‘영국 비교문학 학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영국에서 최초로 비교문학 서머스쿨을 개설했다. 2019년에서 2020년까지는 ‘파리 예술 문화 스쿨 대학교’(The University’s Paris School of Arts and Culture)의 학장으로 재직했다.
유럽 문학을 폭넓게 다루며 특히 독일 문학에 정통한 그는 대표적 저서로 『릴케, 되어감의 시학』 『W. G. 제발트. 변증법적 상상력』 『모더니즘과 스타일』 『늦음과 현대 유럽 문학』 『비교문학. 아주 짧은 입문서』 등을 썼다.

번역 김희상

 
성균관 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독일 뮌헨의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와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서 헤겔 이후의 계몽주의 철학을 연구했다. 『늙어감에 대하여』,『사랑은 왜 아픈가』,『존재의 박물관』 등 10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2008년에는 어린이 철학책 『생각의 힘을 키우는 주니어 철학』을 집필 · 출간했다. ‘인문학 올바로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과 독서 모임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늘어나는 뱃살
    제1장 위기와 슬픔 - 만들어진 중년
    제2장 인생 한복판의 돼지 - 중년의 철학
    제3장 산에 오르는 중간 지점 - 중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제4장 가게 뒤에 붙은 방 - 중년의 겸손
    제5장 올라타기 - 중년의 희비극
    제6장 영원한 초심 - 중년에 맞이하는 안식년
    제7장 리얼리즘과 현실 - ‘중년의 세월’
    제8장 ‘가운데 끼어 걷는 세월’ - 중년의 전향
    제9장 겸손함의 교훈 - 중년의 미니멀리즘
    제10장 인생의 정점에서 노년으로 - 갱년기에 살아남는 법
    제11장 의식의 흐름 - 새천년의 중년
    에필로그 : 중년의 끝
    주석
    추천 도서
    감사의 말
    사진 출처
    옮기고 나서
    색인

추천사

  • “우아한 품격을 자랑하는 이 책에서 벤 허친슨은 우리 인간 실존의 중심 구간을 성찰한다. 학구적이면서도 즐겁게 대화를 나누듯, 작가들의 개성을 한껏 살려주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유럽 문화를 두루 살피는 안목(단테에서 베케트까지, 몽테뉴에서 보부아르까지)은 탄복할 정도로 뛰어나다.
    이 책은 중년에 사로잡힌다는 것이, 위기든 아니든, 제약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도 한다고 일깨워준다. 이 책의 탁월한 강점은 그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에 지혜로우면서도 심장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이해를 담아 포옹한다는 점이다.”
  • “문학의 주요 고전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중년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함께 묶어 짠 벤 허친슨의 『미드라이프 마인드』는 중년을 주제로 쓴 그 어떤 책보다도 더 뛰어나다.
    이 책은 품격 높은 아이러니와 자기의식을 선보이면서 글쓰기에 맞춤한 인생 단계로서의 품격 높은 몰입을 보여주는 중년을 그려낸다.”

책 속으로

주요 작가들은 어디서, 어떻게 인생을 찾아낼 수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17쪽)

왜 우리는 인생의 정점에서 불행해야만 할까? 물론 그 답은 이 정점이 이제 끝을 향한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이제 이 정점이 끝을 향한 이정표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30쪽)

우리는 기뻐 날뛰어서도 슬프다고 비탄에 빠져서도 안 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도 그렇다고 너무 풀이 죽어서도 안 된다. 장인과 예술가가 작업을 하며 균형을 추구하듯, 도덕적 존재인 우리는 중용의 자세를 키워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는 덕성은 중심을 잡는 것, 곧 모든 일에 절제하는 것이다. (65쪽)

부단한 의미 탐색은 간간이 일어나는 실패와 피할 수 없이 맞닥뜨린다. 중년의 겸손은 이런 실패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인 야망은 갈수록 더 잘 실패하는 일이다. (138쪽)

글쓰기라는 강은 평생 우리와 함께 더불어 흐르며 우리의 변화하는 관심사,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를 사로잡는 다양한 종류의 관심사를 포착해 늘 더불어 흐르게 만드는 힘을 자랑한다. 이렇게 포착된 관심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월과 함께 갈수록 더 선명해질 뿐만 아니라, 더욱 더 농밀해진다. (194쪽)

문학을 거울에 빗대는 비유는 사실 적절하지 않다. 거울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거울을 들여다보는 우리 자신이 변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변함없이 우리를 지켜봐주는 바로 그 역할로 문학은 우리의 이상적인 동반자이자 치료사이다. (234쪽)

제임스의 중년 위기는 자아 초월의 위기,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나를 초월해 나의 자아를 더 낫게 만들 가능성이 이제는 닫혀버렸다는, 성큼 찾아온 깨달음의 위기이다. (273쪽)

‘중년’은 갈수록 더 시간을 의식하며 ‘변화’와 ‘부정’의 구분에 매달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한 인식의 도구를 찾아야 하는 인생 단계이기도 하다. (321쪽)

우리가 사뮈엘 베케트의 인생과 작품으로부터 배울 교훈은 중년에 이르러 다시 시작해보라는, 다시 실패해보라는, 더 낫지는 않을지라도 최소한 좀 더 원숙한 자세로 실패해보라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366쪽)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핵심은, 오히려 성숙함은 자신의 의견과 입장이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것임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성숙함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자세를 의미한다. 성숙한 중년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볼 줄 안다. (406쪽)

우리가 인생은 하나의 처방으로 다스려질 수 없다는 이치를 받아들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생과 문학의 궁극적인 차이, 직선형의 인생과 순환형의 문학은 원칙적으로 서로 비교 불가능하다는 점이야말로 예술이라는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순환하는 힘으로 영원함을 자랑하는 예술과 다르게, 우리의 직선형 인생은 언젠가 반드시 죽음으로 끝을 맞는다. 그러나 또한 우리의 중년 인생이 갖춰야 하는 핵심 본질은 이 끝남을 맞이할 감각을 키우는 자세이다. (426쪽)

출판사 서평

‘넬 메조 델 캄민(nel mezzo del cammin)’,
곧 ‘인생의 한복판에서’.중년.

인생에서 중년은 무슨 의미일까? 중년은 늘어나는 뱃살, 젊음과 노망의 사이, 노화와 죽음, 위기 등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묘사된다. 하지만 중년의 시작은 전례 없는 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박차일 수도 있다. 예술과 문학의 몇몇 위대한 작품은 불현듯 인생의 행로 한복판에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열망으로 탄생하곤 했다.

이 책은 문학사의 위대한 작가들의 중년의 삶과 작품을 분석하고 고찰하여 과거에는 중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현재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에 중년이 생산적이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저자는 회고록, 역사, 비평, 에세이 등 모든 장르를 살펴가며 지성과 감정, 생각과 느낌을 뒤섞어 하나의 구조물을 빚어낸다.

위대한 작가들은 중년이, 그 모든 부정적 진부함과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생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40 너머에도 인생은 있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주요 작가들은 어디서, 어떻게 인생을 찾아낼 수 있는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중년은 (단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몽테뉴처럼) 새롭게 발견한 겸손을 키울 수 있음을, 또는 (셰익스피어처럼) 우리의 실존이 가지는 희비극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중년은 (괴테처럼) 1년 정도 휴식을 가져볼 수 있음을,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들처럼) 나이 먹음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음을, (T. S. 엘리엇처럼) 완전히 새롭게 정비한 믿음으로 전향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또한 (사뮈엘 베케트처럼) 비워내고 내려놓는 덜함이 사실은 더 풍부함일 수 있음을,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갱년기가 사실은 해방일 수 있음을,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실천되었어야 마땅한 페미니즘의 관점처럼) 중년이 사실은 새천년을 맞아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중년의 비결은, 좋은 인생의 비결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켄트 대학교 유럽 문학 교수인 저자 벤 허친슨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대감금 동안 격리의 위기와 본인이 중년의 위기를 겪는 시기에 이 책 『미드라이프 마인드』를 집필하였다. 요컨대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얻은 깨달음은, 중년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리뷰--su********* 단테, 몽테뉴, 카뮈, 셰익스피어, 괴테, 엘리엇, 사무엘 베케트, 보부아르 등등.. 우리가 아는 그 많은 문학가, 비평가, 예술가, 철학자들이 바라본 중년의 의미와 가치, 중년이 지닌 상징과 함의를 풀어간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헉'한 순간이 꽤나 많았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 내가 힘겨워하는 것들, 내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방황하는 것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와 같은 범인만이 아닌 대문호에게도, 위대한 철학가, 예술가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것이 그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를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인생이란 시간이 주는 문제와 같다고 느껴졌다.
물론 이 문제에는 답이 없다. 인생에 어찌 답이 있겠는가. 다만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 인생에, 그래도 어느 한 곳을 향하여 꾸준히 나아갈 수 있길, 내가 간 길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길, 적어도 나 스스로는 만족스러운 삶이라 생각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새기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다. 이는 나 역시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이 무엇으로 이 버거운 삶을 살아 내는 것인지, 그 모든 슬픔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놓아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서 내 삶과 같이 품고 쥐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 시간이었다.
 

쉬 지치고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아침마다 마주하는 화장실 거울 속의 존재는 점점 주름이 깊어진다.
누구에게나 나이듦을 제대로 느끼는 시기가 온다.

이 책의 프롤로그 한 구절이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이 책의 작가는 어떻게 성찰해야 하는지 문학 작품들을 통해 얘기해 준다.

인생의 중심 뼈대를 이루는 시기에 문학을 동반자이자 안내자로 삼았다고 한다.
위대한 책은 우리의 감정이 담길 틈을 마련해주며 표현 양식을 제공한다.
여기 나오는 책들을 하나둘 밀리의 서재와 도서관에서 담아오고 있다.
중년의 삶에 문학이 미치는 영향, 고전이 왜 필요한지 알려면 스스로 읽어봐야 하니까.

리뷰--ca*****_중년의 시작은 전례 없는 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박차일 수도 있다._p11
_베케트가 바라본 중년은 더 많은 것이 아니라, 덜어냄의 지혜를 추구하는 인생이다. 늙어감은 마음을 비워내라고 가르친다._p80

_단테는 성숙한 남자를 규정하는 다섯 가지의 필연적 특성을 제시한다. 성숙한 남자는 절제할 줄 알며, 강인하고, 사랑을 베풀며, 정중함과 충직함을 자랑한다. 단테가 성숙함의 위대한 사례로 꼽은 인물은 아이네이아스이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중세 전반에 걸쳐 대단히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_p95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나이에 대한 개념들도 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살펴보는 중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많은 이들이 중년을 다루는 이유는 아마도 삶의 큰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체적 기능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문학과 예술의 측면에서 중년, 나이듦을 다룬 책을 만났다. 바로 ‘미드라이프 마인드’ 이다.

단테,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베케트를 통해서 중년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개념의 중년을 정의하고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있었다. 남성위주로 취급하는 중년을 여성학적인 관점으로 다뤄주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어서 균형감 있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고대에서 현대, 각종 문학장르를 통해서 우리가 중년에 이르러 발휘하게 되는 창의성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는 점이 무척 와닿았고 기억에 남는다. 이 때에 이르러 새로 태어나 더 깊은 실존적 자아를 다져갈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다양한 문학장르 글을 통해서 만난 중년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선입견에도, 실재로는 가장 창조적이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며, 현명해 질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_... 성숙하게 살아간다는 것, 단어가 가지는 가장 좋은 의미에서 중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실존적인 자족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이다._p427

_중년에 도달한 우리가 배우려 힘써야하는 것은 의술을 연마하는 의사처럼 중년을 연습하는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는 성숙함을 최대화해야 한다._p450

무조건,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다, 변화에 당황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 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내용이였고, 나의 중년과 노년을 어떻게 세워나갈 지에 대해서,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좀 더 깊은 나이듦에 대한 책을 바라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_"죽음을 연습하는 것은 자유를 연습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자세로 우리는 중년을 보아야 한다._p144

_시시포스처럼 고통 받거나 탄탈로스처럼 고문당하는 것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무엇은 이룰 수 있으며, 어떤 것은 이룰 수 없는지 구분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만 한다._p218

_19세기의 주요 여성 작가들 목록은 결코 짧지 않다. 이 대단한 성공적이었던 작가들이 항상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중년에 집중했다는 점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_p264

_성숙함에 이를 즈음에 우리는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이 옳았음을 깨닫는다. 결정을 내려야 할 주제는 신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_p282

_성숙함은 하나의 자아가 아니라 여러 자아들을 찾으려는 자세로 이룰 수 있다. 중년에 우리 모두는 다수의 자아를 겸비한다.
소설 문학은 이런 변화하는 정체성들을 탐구하는 데 꼭 맞는 예술이다._p287

_요컨대, 엘리엇의 사례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위기이든 전향이든 중년의 시작은 오로지 출발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어려운 일은 이 초심과 열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의 문제이다._p331

_보부아르가 보기에 무엇인가 되어감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특히 여성에게 맞는 말이다. “여성은 완성된 현실이 아니라, 오히려 무엇인가 되어가는 존재이며, 이런 되어감으로 남성과 비교당한다.” 모부아르가 [제2의 성] 초반부에서 펼친 주장이다._p379
_문제는 내가 중년을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년을 살아감을 두고 내가 ‘어떤 느낌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것이 문제이다._p10

_중년 정신의 마지막 교훈은 바로 노력하는 그만큼만 우리는 현명해진다는 것이다._p454

저자는 위대한 작가들의 중년의 삶과 작품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자신의 관점으로 중년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중년의 흔들림과 가치에 대하여, 가볍지 않게 무겁지 않게 우리에게 말을 건다. 중년의 중심에 서있는 내게 미드라이프 마인드의 말들은 그동안 나 자신을 살피는 것에서 보살피는 시간을 갖게 했다. 앞으로 가야할 방향도 깊게 생각해 보며 대화하듯 읽었다. 중년으로서 공감의 부분을 만나며 책장을 넘겼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 P17 -

저자는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는 말로 중년에게 있어 성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한 한다는 말을 전한다. 성찰의 중요성을 마음에 담고 책 초입부에 중년의 불안함이 까치발을 서는 시를 만났다.

한 가닥 은발이 머리에 보이기에
손으로 뽑았더니, 머리카락이 이렇게 말하더군,
“일대일로는 네가 나를 이겼군 -
그러나 군대로 떼를 지어 몰려오면 어쩔 건데?”
- 유다 할레비(의사,시인,철학자)- P35

중년이 아니면 결코 마음이 머물지 않았을 이 시의 구절들... 시작은 한 가닥 은발처럼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생각이지만 언젠가 떼로 지어 나이듦이 몰려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중년을 깊은 성찰로 대비하지 않고 지난다면 노년은 분명, 평온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림이 그려졌다.그러나 중년의 성찰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저자는 위대한 문학가와 예술가, 사상가들이 걸었던 중년의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성찰의 길로 발걸음을 들이게 한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중년 위기 묘사로 단테의 시를 이야기 한다.

우리의 인생 한복판에 우두커니 선 채
나는 그늘진 어두운 숲에서 넋을 잃었네,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길을 잃었네. P86

저 몇 줄의 시에서 중년의 불안한 마음이 바다처럼 넓게 전해졌다. 인생의 중간 지점에 서있는 나는 때때로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그럴 때 성찰보다는 목적 없는 서성거림이 앞에 놓여서 더 불안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 마음을 알아차렸다는 듯 저자는 중년의 해결책으로
특별한 재능을 가지지 않은 우리들에게는 낮춰 잡는 겸손한 목표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그동안 살아온 경력의 재평가,
새로운 도전 찾기 등이 생각해볼 수 있는 목표이다. 내면을 성찰하는 일은 외적인 활동 못지않게 생산적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중년) 인생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려는 자세이다, 지금껏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가, 아니면 조금 낮춰 잡을 것인가? P131

저자는 이 물음의 답을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에서 찾았다. 몽테뉴는 매우 성공적인 정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발견한 겸손을 키웠음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문득 위대한 인물들의 정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지만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우리의 정점은 누가 인정하는가? 에 대한 물음이 들면서 그건 바로 나 자신이어야겠구나! 싶었다. 중년의 나의 정점을 인식하는 순간을 만나는 시간을 마련하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성공적 중년의 비결은 점진적 진보를 수용하는 것,
많은 작은 발걸음이 결국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해줄 거라고 믿고 즐기는 것,
현실에 분개하지 않고 주어진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을 살피는 것, 문학의 도움을 받아 의식의 흐름을 스트리밍하는 것은
똑 그리고 딱 사이의 침묵을 들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P435

똑 그리고 딱 사이의 침묵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라니, 너무 멋진 문장에 미소지었다. 순간의 침묵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테다. 많은 작은 발걸음이 결국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해줄 거라고 믿고 즐기는 것, 문학의 도움을 받아 의식의 흐름을 스트리밍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방법이구나! 생각하며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마음이 있다면 순간의 침묵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애써 마련하자는 다짐을 해본다.

결국 중년은 이성과 감정을 두루 포용하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요컨대, 우리는 중년을 카뮈가 행복한 시시포스를 떠올려보라고 말한 것처럼 느껴야 한다. "의기소침할 때도 있고 대답할 때도 있는 게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이며,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다. 그것은 또한 우리의 중년이기도 하다.P457

미드라이프 마인드의 말을 끝까지 듣고나니 중년은 단순한 위기관리 그 이상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중년을 지나는 문학가들의 걸음을 나침판 삼아, 나의 중년을 다시 바라본다.

단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몽테뉴처럼 새롭게 발견한 겸손을 키울 수 있음을, 베케트의 비워내고 내려 놓는 것이 더 풍부함 일 수 있음을, 엘리엇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마음에 담고 내 이상적인 중년의 모습을 찾는다면 유연함이라 말하고 싶다. 내가 가려는 방향에서 만나는 공간들을 사방이 막힌 틀로 재단하지 않고 만나게 되는 벽은 섬세히 살펴 최소한의 공간을 시작으로 뚫고 지나가고 싶다.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성찰이란 안전한 공간을 확보 하면서 말이다. 중년의 풍경에서 이성과 감정의 시소가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도록 마음 살피는 과정을 선물해준 미드라이프 마인드를 만나서 기쁘다.
사려 깊은 책을 출간해 주는 청미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