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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6,1-9,3: Funk 1,219-223)
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여호수아서에 의한 독서 2,1-24
창녀 라합이 정탐원들을 친절히 맞아들였다
제1독서
여호수아서에 의한 독서  -----------창녀 라합이 정탐원들을 친절히 맞아들였다
그 무렵 1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시띰에서 정탐원 둘을 밀파하며 예리고 지역을 살펴보고 오라고 일렀다. 그의 지시를 따라 그들은 예리고로 가서 라합이라는 창녀의 집을 찾아가 거기에서 묵었다. 2 누군가가 예리고 왕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아룁니다. 이스라엘 사람 몇이 이 땅을 정탐하러 오늘 밤 이리로 왔습니다.” 3 예리고 왕이 라합에게 전갈을 보냈다. “너를 찾아 네 집에 온 자들을 내놓아라. 그들은 이 온 지역을 정탐하러 온 자들이다.” 4 그러나 그 여자는 두 사람을 숨겨 두고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들이 저에게로 오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 왔는지는 몰랐습니다. 5 어둑어둑해져서 성문이 닫힐 때쯤 나갔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급히 쫓아가시면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6 그 여자는 그들을 지붕으로 데리고 올라가 지붕에 널어놓은 삼대 속에 숨겨 두었던 것이다. 7 추적대는 요르단강 가 나루터까지 쫓아갔다. 그들이 성에서 나가자 성문은 닫혔다.

8 정탐원들은 아직 자지 않고 있었는데 라합이 지붕 위로 올라가 그들에게 9 말하였다. “나는 주께서 이 땅을 당신들에게 주신 줄 믿습니다. 우리는 당신들 때문에 겁에 질려 있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당신들 때문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10 주께서 홍해의 물을 말리시어 당신들을 이집트에서 나오게 하신 이야기를 우리는 들었습니다. 또 당신들이 요르단 강 건너편에 있는 두 아모리왕 시혼과 옥을 어떻게 해치웠고 어떻게 전멸시켰는지 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11 당신들 소식을 듣고 우리는 모두 넋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의 주 하느님이야말로 위로 하늘과 아래로 땅을 내신 하느님이십니다. 12 내가 당신들을 잘 봐드렸으니, 당신들도 내 가문 사람들을 잘 봐주겠다고 이제 주님을 두고 맹세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렇게 하겠다는 확실한 표를 주십시오. 13 내 부모와 형제들과 그들에게 딸린 모든 식구를 살려 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목숨을 죽을 자리에서 건져 주십시오.” 14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왔었다는 말을 누설만 하지 않는다면, 죽는 한이 있어도 목숨을 걸고 너희를 봐주겠다. 또 주께서 우리에게 이 땅을 주실 때 너희를 성실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마.”

15 라합이 살고 있는 집은 성벽에 붙어 있었다. 라합은 그들을 창문에서 밧줄로 내려주면서 16 일렀다. “당신을 쫓는 사람들에게 잡히지 않도록 산으로 달아나십시오. 그 쫓던 사람들이 돌아오기까지 사흘 동안 거기 숨어 있다가 가셔요.” 17 그들이 대답하였다. “네 소원대로 맹세를 해놓고 그 맹세를 못 지켰다는 탓을 우리는 듣고 싶지 않다. 18 여기 분홍 줄이 있으니, 우리가 이 땅에 들어올 때, 우리를 내려준 창문에다 이것을 달아 표시를 하여라. 그리고 부모와 오빠들과 일가 친척들을 다 네 집에 모여 있게 하여라.

19 누구든지 집 문밖으로 나갔다가 죽으면 그것은 그의 탓이다.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 하지만 누구든지 너와 함께 집안에 머물러 있다가 맞아 죽으면 그 핏값은 우리가 받겠다. 20 만일 네가 우리 사이에서 이루어진 일을 누설하면 너에게 맹세한 서약에 우리는 매이지 않는다.” 21 라합은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합시다.” 하고는 그들을 보내었다. 그들이 떠나간 다음, 그 여자는 창문에 분홍 줄을 달아 두었다.

22 그들은 그 여자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 자기들을 쫓는 사람들이 사방을 샅샅이 뒤지고도 끝내 찾아내지 못하고 돌아오기까지 사흘을 머물러 있었다. 23 그제야 두 사람은 산에서 내려와 강을 건너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로 돌아와서 자기들이 당한 모든 일을 보고하였다. 24 “주께서는 그 땅을 모두 우리 손에 부치셨습니다. 그 곳 주민들은 우리들을 무서워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제2독서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쾌락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극변까지를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와 일치하기 위해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바로 그분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바로 그분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내 출생의 때가 가까웠습니다. 형제들이여, 나를 잊어버리십시오. 내가 이 생명을 얻는 데 방해하지 마십시오. 나를 죽음의 상태에 놔두려 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 가고자 하는 사람을 세상에다 던지지 마십시오. 물질로써 유혹하지 마십시오. 나에게 깨끗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내가 거기 닿아야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내 하느님의 수난을 본받는 자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아무라도 하느님을 자기 안에 간직한 사람이면 내가 원하는 바를 들을 것이며 나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동정할 것입니다.

이 세상의 통치자가 나를 잡아가서 하느님을 향한 이 내 마음을 돌려놓으려 합니다. 거기 있는 여러분들은 그 누구라도 이것을 거들지 마십시오. 그것보다는 나를 위해 아니 하느님을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하십시오. 입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고 마음으로는 세속을 원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나쁜 마음이 여러분 안에 자리잡지 않도록 하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도착했을 때는 나를 믿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부탁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쓰는 말을 믿으십시오. 지금은 내가 살아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죽음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고 세상 물질을 사랑하기 위한 불은 내 안에 더 없습니다. 다만 내 안에 있는 것은 샘솟는 물이고, 이 샘물이 “성부께로 오라.”고 내 안에서 속삭이고 있습니다. 이제 썩어 없어질 음식이나 인생의 쾌락이 내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없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살인 하느님의 빵을 먹고 영원한 사랑이신 그분의 피를 마실 것만 나는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인생을 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여기에 동의하면 내 원의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동의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원의도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이 짤막한 편지로써 내가 여러분에게 그것을 청하고 있습니다. 나를 믿으십시오. 내가 진실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에게 나타내 보이실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거짓말을 모르시는 입이며, 이 입을 통해서 성부께서 진실을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원의가 채워지도록 나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내가 육의 원의를 따라 이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쓰는 것입니다. 내가 수난을 당한다면 여러분이 나에게 호의를 보인 것이고 수난에서 제외된다면 여러분이 나를 미워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도 중에 시리아 교회를 기억하십시오. 이제는 나 대신 하느님께서 목자로 계시는 교회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만이 그 교회의 감독이시고 또 거기에는 여러분의 사랑이 있습니다. 나는 주교의 한 사람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그들 중에서 보잘것없는 사람이고 팔삭둥이와 같이 합당하지 못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만일 내가 하느님께 이를 수만 있다면 하느님의 자비를 힘입어 값진 존재가 되는 은혜를 얻을 것입니다. 내 영혼이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리며, 나를 단순한 과객으로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영접한 교회들의 사랑이 또한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그뿐 아니라 이 몸이 지나가는 길에 있지는 못했어도 내가 지나가는 길에 대표를 파견한 교회들의 사랑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주는 우리에게 강복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며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 아멘.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온갖 선의 근원이신 천주여, 당신께 간구하는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감도로 바른 것을 생각하며, 당신의 인도로 그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