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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오리게네스 사제의 ‘여호수아서에 대한 강론’에서)예리고의 점령

오리게네스 사제의 ‘여호수아서에 대한 강론’에서 (Hom. 6,4: PG 12,855-856)
예리고의 점령
여호수아서에 의한 독서 5,13-6,21
적의 강력한 성읍이 점령되다
제1독서
여호수아서에 의한 독서--=-----적의 강력한 성읍이 점령되다
그 무렵 5,13 여호수아가 예리고 지방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그가 고개를 들고 보니 자기 앞에 누가 칼을 뽑아 들고 서 있는 것이었다. 여호수아는 그에게 다가서서 물었다. “너는 우리 편이냐? 우리 원수의 편이냐?” 14 그가 대답하였다. “아니다. 나는 주님 군대의 총사령관으로서 이제 온 것이다.” 이 대답을 듣고 여호수아는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물었다. “내 주여, 당신의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렵니까?” 15 주님 군대의 총사령관이 지시하였다.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이다.” 여호수아는 그대로 하였다.

6,1 예리고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굳게 닫혀 있어 드나드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었다. 2 주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보라. 내가 예리고와 그 왕을 네 손에 부친다. 굳센 용사들아, 3 너희 모든 군인들은 날마다 이 성을 한 바퀴씩 돌아라. 그렇게 엿새 동안 돌아라. 4 사제 일곱이 각기 숫양 뿔 나팔을 들고 궤 앞에 나서라. 이렛날에는 이 성을 일곱 번 돈 다음 사제들이 나팔을 불어라. 5 그 숫양 뿔 나팔 소리가 나면 백성은 다 같이 힘껏 고함을 질러라. 그러면 성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 때 전군은 일제히 쳐들어가거라.”

6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사제들을 불러서 일렀다. “계약 궤를 메고 나서시오. 일곱 사제는 숫양 뿔 나팔 일곱 개를 가지고 주님의 궤 앞에 나서시오.” 7 그리고 나서 백성에게 명령을 내렸다. “행동을 개시하여라. 이 성을 돌아라. 정예 부대는 주님의 궤 앞에 나서라.” 8 이렇게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명령한 대로, 일곱 사제가 숫양 뿔 나팔 일곱 개를 가지고 주님 앞에 나서서 불었다. 그 뒤를 주님의 계약 궤가 따랐다. 9 나팔을 부는 사제들 앞에는 정예부대가 행군하고 그 궤 뒤를 후위 부대가 따라가는데 나팔 소리는 계속 울려 퍼졌다. 10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명령을 내렸다. “고함을 지르지 마라. 작은 소리도 내지 마라. 한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고 있다가 내가 고함을 지르라고 하거든 그 때 고함을 질러라.”

11 그는 주님의 궤를 모시고 성을 한 바퀴 돌게 한 다음 진지로 돌아와 그 밤을 진지에서 보내게 하였다. 12 여호수아가 아침 일찍 일어나면 사제들은 주님의 궤를 메고 나섰다. 13 일곱 숫양 뿔 나팔을 가진 일곱 사제가 주님의 궤 앞에서 행진하며 나팔을 불면, 정예 부대가 그들 앞에 서서 행군하였고 후위 부대는 주님의 궤 뒤를 따랐다. 나팔 소리는 계속 울려 퍼졌다. 14 둘째 날도 그들은 성을 한 바퀴 돌고 진지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기를 엿새 동안 하였다.

15 이렛날이 되어 새벽 동이 트자 그들은 일찍 일어나 전과 같은 방식으로 성을 일곱 바퀴 돌았다. 그날만 성을 일곱 바퀴 돈 것이다. 16 일곱 번째 사제들이 나팔을 불자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외쳤다. “고함을 질러라. 주께서 저 성을 너희에게 주셨다. 17 저 성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주님께 바쳐 없애 버려라. 다만 창녀 라합의 목숨과 그의 집에 있는 사람만은 살려 두어라. 그 여자는 우리의 사명을 띠고 갔던 사람들을 숨겨 주었다. 18 너희는 깊이 명심하여라. 없애 버리게 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탐내지 마라. 없애 버리게 되어 있는 것을 가지지 마라. 그랬다가는 전멸 당하는 운명을 이스라엘 진영에 스스로 불러들이게 된다. 19 은이나 금이나 동제품이나 철제품은 모두 주께 드릴 거룩한 것이다. 그러니 주님의 금고에 넣어야 한다.”

20 백성들은 고함을 지르고 나팔 소리는 울려 퍼졌다. 나팔 소리가 울리자 백성은 “와!” 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 순간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자 백성은 일제히 성으로 곧장 쳐들어가 성을 점령하였다. 21 남녀 노소 가리지 않고 소건 양이건 나귀건 모조리 칼로 쳐 없애 버렸다.
 
제2독서
(오리게네스 사제의 ‘여호수아서에 대한 강론’에서)예리고의 점령
예리고는 포위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점령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점령합니까? 예리고를 향해 검을 사용치도 않고 전차로 공격하지도 않으며 쇠 팔매를 던지지도 않습니다. 나팔을 부는 사제들만 나서서 예리고 성벽을 허물어뜨립니다. 성서에서 예리고가 세상을 상징한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났다고 하는 복음서의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은 에덴 낙원에서 이 세상으로 추방된 아담을 상징해 주는 것이 분명합니다. 예수께서 예리고로 가시어 눈을 뜨게 해주신 그 곳의 맹인들도 하느님의 아들이 찾아 주시는 이 세상에서 무지로 눈멀어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을 상징해 주었습니다. 이 예리고, 즉 이 세상은 몰락하고 말 것입니다. 세기의 종말은 성서에서 오래 전에 계시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종말은 어떻게 일어나겠습니까? 무엇이 종말을 알리겠습니까? “나팔 소리가 날 때”라고 성서는 말합니다. 무슨 나팔입니까? 바오로는 이 비밀에 해답을 줍니다. 그의 말을 들으십시오. “마지막 나팔 소리가 들릴 때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은 불멸의 몸으로 살아나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 주 예수께서 나팔 소리로 예리고를 치시어 완전히 몰락시키실 것입니다. 그 곳의 유일한 생존자들은 창녀와 그 권속들뿐일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께서 오실 것입니다.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중에 오실 것입니다.

주님은 당신이 보내신 정탐원들을 맞아들이고 당신 사도들을 신앙과 순명 안에서 받아들여 제일 안전한 자리에 숨겨 준 그 한 여인만을 구원하시고 그 죄녀를 이스라엘 가문에 들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여인이 과거에 범한 죄를 되새겨 그 죄를 다시 그녀에게 되돌리지 맙시다. 그 여인은 한때 창녀였으나 이제는 정결한 동정녀처럼 한 정결한 정배인 그리스도와 결합하였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그 여인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으십시오. “내가 순결한 처녀인 여러분을 오직 한 남편 그리스도에게 바치려고 정혼을 시켰습니다.” 사도는 역시 “우리도 전에는 온갖 욕정과 쾌락의 종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할 때 그 여인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 창녀가 이제는 왜 죄인이 아닌지 더 알고 싶습니까? 다시 사도 바오로의 말을 들으십시오. “여러분 중에도 이런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하느님의 성령으로 깨끗이 씻겨지고 거룩하여졌습니다.” 예리고가 몰락할 때 그 여인은 거기에서 피신할 끈을 받았습니다. 온 교회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이 흘리신 피로 말미암아 구원받습니다. 그리스도께 영광과 권세가 영원히. 아멘.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온갖 선의 근원이신 천주여, 당신께 간구하는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감도로 바른 것을 생각하며, 당신의 인도로 그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