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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에서)새 계명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에서 (Tract. 65,1-3: CCL 36,490-492)
새 계명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15,5-16,21
하느님의 분노의 일곱 대접
제1독서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하느님의 분노의 일곱 대접
나 요한은 15,5 하늘에 있는 성전이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성전은 증거의 천막이었습니다. 6 그 성전으로부터는 재난을 하나씩 손에 든 일곱 천사가 나왔습니다. 그들은 깨끗하고 눈부신 모시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7 그때에 네 생물 중 하나가 그 일곱 천사에게 금 대접을 하나씩 주었는데, 거기에는 영원 무궁토록 살아 계신 하느님의 분노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8 그 성전은 하느님의 영광과 권능에서 나오는 연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일곱 천사의 일곱 가지 재난이 다 끝나기까지는 아무도 그 성전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16,1 나는 또 성전으로부터 나오는 큰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것은 일곱 천사에게 “너희는 가서 하느님의 분노의 일곱 대접을 땅에 쏟아라.” 하고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2 첫째 천사가 나가서 자기 대접에 든 것을 땅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짐승의 낙인을 받은 자들과 그 짐승의 우상에게 절을 한 자들에게 끔찍하고 독한 종기가 생겼습니다.

3 둘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바다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바닷물이 죽은 사람의 피처럼 되었고 바다에 있는 모든 생물이 죽었습니다.

4 셋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강과 샘물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물이 피로 변했습니다. 5 그리고 나는 물을 주관하는 천사가 이렇게 외치는 것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던 거룩하신 분이시여,
이렇게 심판을 하시니 당신은 정의로우십니다.

6 그들은 성도들과 예언자들의 피를 흘리게 하였으므로
당신은 그들에게 피를 마시게 하셨습니다. 과연 이 심판은 마땅합니다.”
7 그리고 제단으로부터
“옳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의 심판은 참되고 올바르십니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8 넷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해에다 쏟았습니다. 그 결과 해는 불로 사람들을 태우는 권한을 받았습니다. 9 몹시 뜨거운 열이 사람들을 지져 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하느님을 찬양하기는커녕 그 재난을 지배하는 권세를 가지신 하느님의 이름을 저주하였습니다.

10 다섯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짐승이 앉은 자리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짐승의 나라가 어둠의 세계로 변하였고 사람들은 괴로움을 못 이겨 자기들의 혀를 깨물었습니다. 11 그러면서도 자기들의 악한 행위를 뉘우치지 않고 도리어 고통과 쓰라림 때문에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저주하였습니다.

12 여섯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유프라테스라는 큰 강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강물이 말라버려서 해 돋는 곳으로부터 오는 왕들의 길이 마련되었습니다. 13 나는 또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예언자의 입에서 개구리 같은 더러운 악령 셋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14 그것들은 악마들의 영으로서 기적을 행할 수 있는 자들이며 전능하신 하느님의 큰 날에 일어날 전쟁을 위해서 온 세계의 왕들을 모으려고 나간 자들입니다.

15 그때에 “잘 들어라. 내가 도둑같이 오겠다. 벌거벗고 다니는 부끄러운 꼴을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정신을 차리고 자기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16 그 세 악령은 히브리 말로 하르마게돈이라고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았습니다.

17 일곱째 천사가 자기 대접에 든 것을 공중에다 쏟았습니다. 그러자 “다 되었다.” 하는 큰소리가 성전 안에 있는 옥좌로부터 울려 나왔습니다. 18 또 번개가 치고 큰소리가 나며 천둥이 울리고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큰 지진은 사람이 땅 위에 생겨난 이래 일찍이 없었던 것입니다. 19 그리고 그 큰 도시가 세 조각이 나고 모든 나라의 도시들도 무너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큰 도성 바빌론을 잊지 않으시고 그 도성에게 당신의 분노의 잔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곧 심한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하신 것입니다. 20 그러자 모든 섬들은 도망을 가고 산들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21 그리고 무게가 오십 근이나 되는 엄청난 우박이 하늘로부터 사람들에게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우박의 재난이 너무나 심해서 하느님을 저주하였습니다.
 
제2독서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에서)새 계명
주 예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라. 서로 사랑하여라.”

그런데 이 새 계명은 “너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는 하느님의 옛 율법에 이미 들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왜 주님은 이 말씀이 분명히 옛 것인 것을 아시면서도 그것을 새 계명이라고 하십니까? 그것이 우리에게 옛 것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기에 새 계명이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 계명은 그것을 잘 듣고 또 특히 잘 실천하는 사람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은 보통 사랑이 아닙니다. 주님은 그것을 육적인 사랑과 구별하십니다. 이 사랑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실 때의 그 사랑입니다.

그러한 사랑은 우리를 새롭게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이 사랑은 심지어 옛 의인들과 성조들 그리고 예언자들까지도 새롭게 했습니다. 후대에는 사도들을 새롭게 했고 지금은 이방인들을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랑은 전세계 모든 민족으로부터 하느님 외아들의 새로운 신부의 몸인 새 민족을 만들어 냅니다. “하얀 옷으로 단장하고 치솟는 그 여인이 누구인가?”라는 아가서의 말씀은 이 사랑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새로워졌기에 하얀 옷으로 단장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새 계명이 아닙니까?

따라서 교회의 모든 지체들은 서로서로에 관심을 갖습니다. 만약 한 지체가 고통받으면 모든 지체들은 그와 함께 고통을 받고 또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그와 함께 즐거워 합니다. 교회는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라. 서로 사랑하여라.”는 말씀을 듣고 그것을 잘 지키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명하시는 사랑은 서로에게 해가 되는 더러운 사랑이 아니고, 사람이 사람에게 단순한 인간으로서 베푸는 그런 사랑도 아닙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백성과 자녀들로서 그리고 그분 외아드님의 형제들로서 가져야 하는 사랑입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즉 욕망을 성취해 주고 그 욕망의 참된 만족을 가져다 줄 종말에로 이끄는 그런 사랑으로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에 모든 것이 되실 때 충족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욕망은 없을 것입니다.

이 사랑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말씀하신 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도록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심으로써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함께 묶으셨으며, 지체들을 함께 묶으심으로 해서 이 부드러운 유대 속에 우리가 그 뛰어난 머리의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인간 본성을 본래의 품위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게 새로 꾸며 주신 천주여, 형언할 수 없는 당신의 숨은 자애를 베푸시어, 재생의 성사로 다시 나게 해주신 우리 마음속에 당신의 항구한 은총과 축복을 보존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