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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에프렘 부제의 강론에서)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류의 구원이다

성 에프렘 부제의 강론에서 (Sermo de Domino nostro, 3-4. 9: Opera edit. Lamy, 1,152-158. 166-168)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류의 구원이다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 10,1-11
바라보는 이의 소명을 확인하시다
제1독서
사도 요한의 묵시록에 의한 독서------바라보는 이의 소명을 확인하시다
나 요한은 1 힘센 다른 천사 하나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구름에 싸여 있었고 그의 머리에는 무지개가 둘려 있었으며 얼굴은 태양과 같았고 발은 불기둥과 같았습니다. 2 그리고 손에는 작은 두루마리를 펴 들고 있었습니다. 그는 오른발로는 바다를 디디고 왼발로는 땅을 디디고 3 마치 사자가 으르렁대는 것처럼 큰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그가 고함을 지르자 일곱 천둥이 각각 제 소리를 내며 말을 했습니다. 4 그 일곱 천둥이 말할 때에 내가 그것을 기록하려고 하자, “그 일곱 천둥이 말한 것을 비밀에 부쳐 두고 기록하지 말아라.” 하는 음성이 하늘로부터 들려 왔습니다.

5 내가 본 그 천사, 곧 바다와 땅을 디디고 서 있던 천사가 오른손을 하늘로 쳐들고 6 하늘과 그 안에 있는 것들, 땅과 그 안에 있는 것들, 그리고 바다와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창조하시고 영원 무궁토록 살아 계시는 분을 두고 맹세하며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7 이제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 터인데 그 소리가 나는 날에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전해 주신 대로 하느님의 신비로운 계획이 완성될 것이다.” 하고 다짐했습니다.

8 하늘로부터 들려오던 그 음성은 나에게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바다와 땅을 디디고 서 있는 그 천사에게 가서 그 손에 펴 든 두루마리를 받아라.” 9 그래서 나는 그 천사에게 가서 그 작은 두루마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 때 그 천사는 나에게 “이것을 받아 삼켜버려라. 이것이 네 입에는 꿀같이 달겠지만, 네 배에 들어가면 배를 아프게 할 것이다.” 하고 말했습니다. 10 그래서 나는 그 천사의 손에서 작은 두루마리를 받아 삼켰습니다. 과연 그것이 내 입에는 꿀같이 달았지만 먹고 나니 배가 아팠습니다. 11 그때 “너는 여러 백성들과 민족들과 언어들과 왕들에 관해서 다시 예언을 해야 한다.” 하는 음성이 나에게 들려 왔습니다.
 
제2독서
(성 에프렘 부제의 강론에서)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류의 구원이다
죽음이 주님을 짓밟고 있지만 주님도 역시 길을 밟듯 죽음을 짓밟으셨습니다. 그분은 저항하는 죽음을 파멸시키시기 위해 죽음에 순종하시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견디어 내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죽음의 뜻에 따라 십자가를 지고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위해서 큰소리고 외치시면서 죽음의 의지에 대항하여 죽은 이들을 죽음의 세계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죽음은 그분이 취하신 육신을 통해서 주님을 죽였습니다. 그러나 주님 역시 같은 무기로써 죽음을 정복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신성을 인성 안에 숨겨 죽음에 접근했습니다. 죽음은 주님을 죽이었지만 죽음 자신도 역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죽음은 그분의 자연적 생명을 죽였지만 그분의 초자연적 생명은 죽음을 멸했습니다. 주님께 육신이 없었다면 죽음도 죽음의 세계도 그분을 삼킬 수 없었으므로 그분은 동정녀 태중에 내려오시어 동정녀로부터 육신의 사륜 마차를 얻어 죽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육신을 취하여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시어 그 궁전의 재물과 보물을 파괴하셨습니다.

죽음은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인 하와에게도 왔습니다. 하와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포도원이었는데, 죽음은 하와의 손을 이용해서 그 울타리의 한 귀퉁이를 헤치고 그 안에 들어가 하와가 죽음의 과일을 따먹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산 이들의 어머니인 하와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옛 포도나무인 하와를 대신하여 새 포도나무인 마리아가 꽃피었습니다. 그리고 새 생명인 그리스도는 그분 안에 사셨습니다. 이전처럼 뻔뻔한 죽음은 자기 먹이를 찾으러 그 안에 들어갔는데 그 과일 속에 죽음을 멸하는 생명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죽음이 그 열매를 먹을 때 생명이 해방되었고 또 그 생명과 함께 많은 이들이 해방되었습니다.

목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는 참으로 위대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죽음의 세계에 십자가를 지고 가시어 인류를 생명의 세계로 이끌어 들이셨습니다. 한 나무로 인해 죽음의 세계로 떨어진 인류는 다른 나무 곧 십자가로 인해 생명의 세계에 도달했습니다. 죽음의 가지로 접목되었던 나무에 감미로운 생명의 가지가 접목되어 우리는 주 그리스도께서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여, 당신은 십자가를 가지고 죽음의 세계에다 다리를 놓아 영혼들이 죽음의 세계에서 생명의 세계로 건너갈 수 있게 하셨으니 영광 받으소서.

주여, 당신은 죽을 인간의 육신을 취하시어 그 육신이 모든 죽을 인간들에게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셨으니 영광 받으소서.

이제 주님은 살아 계십니다. 당신을 죽인 자들은 그 육신을 가지고 마치 농부들과 같이 했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생명을 씨앗처럼 땅속 깊이 뿌렸습니다. 그러나 싹이 터 나와 그 싹과 함께 많은 이들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모두 오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을 위대하고 보편적인 희생 제물로 그분께 바치고 그분 앞에 우리의 가장 풍성한 찬미와 기도를 쏟아 놓읍시다. 그분은 우리 모두를 부요하게 하시려고 당신의 십자가를 희생 제물로서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천주여, 비오니,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을 깨달은 우리로 하여금, 성령의 사랑으로 새 생활을 위해 부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