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론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시편 주해’)그리스도의 몸 전체가 겪는 수난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시편 주해’에서 (Ps 140,4-6: CCL 40,2028-2029)
그리스도의 몸 전체가 겪는 수난
출애굽기에 의한 독서 16,1-18. 35
광야의 만나
제1독서
출애굽기에 의한 독서---광야의 만나
1 이스라엘 백성 온 회중은 엘림을 떠나 엘림과 시나이 산 사이에 있는 씬 광야에 이르렀다. 이집트를 떠난 지 한 달째 되는 보름날이었다. 2 이스라엘 백성의 온 회중은 이 광야에서 또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거렸다. 3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맞아 죽느니만 못하다. 너희는 거기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를 이 광야로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

4 그러자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먹을 것을 내려줄 터이니, 백성들은 날마다 나가서 하루 먹을 것만 거두어 들이게 하여라. 이렇게 하여 이 백성이 나의 지시를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 시험해 보리라. 5 여섯째 날 거두어 들인 것으로 음식을 차려 보면 다른 날 거두어 들인 것의 곱절이 되리라.”

6 모세와 아론이 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하였다. “저녁에는 너희가 이집트 땅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신 분이 주님임을 알게 되리라. 7 그리고 아침이 되면 주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 주께서는 너희가 당신께 불평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우리가 무엇이라고 너희는 우리에게 불평하느냐?”

8 모세는 말을 계속하였다. “주께서 저녁에는 먹을 고기를 주시고 아침에는 배불리 먹을 빵을 주신다. 주께서 당신께 불평하는 너희의 소리를 들으셨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이냐? 너희가 하는 불평은 우리에게가 아니라, 주님께 하는 것이다.”

9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 백성 온 회중에게 일러주시오. 주께서 그들의 불평을 들어주셨으니, 모두들 그의 앞으로 나오라고 해주시오.” 10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 온 회중에게 말하고 있을 때 그들이 광야 쪽을 바라보니, 주님의 영광이 구름 가운데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11 주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12 “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너는 그들에게, ‘해거름에 고기를 먹고 아침에 떡을 실컷 먹고 나서야 너희는 내가 너희 주 하느님임을 알게 되리라.’ 하고 일러주어라.”

13 저녁때가 되자 난데없이 메추라기가 날아와 그들이 진을 친 곳을 뒤덮었다. 아침에는 진 둘레에 안개가 자욱하였다. 14 안개가 걷힌 뒤에 보니 광야 지면에 마치 흰 서리가 땅을 덮듯이, 가는 싸라기 같은 것이 덮여 있었다. 15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서로 “이게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시는 양식이다. 16 주님의 명령이니 저마다 먹을 만큼씩 거두어 들여라. 한 사람에 한 오멜씩 식구 수대로 거두어 들이면 된다.” 17 이스라엘 백성은 시키는 대로 하였다. 많이 거두어 들이는 사람도 있었고 덜 거두어 들이는 사람도 있었으나, 18 오멜로 되어 보면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결국 저마다 먹을 만큼씩 거두어 들였던 것이다.

35 이스라엘 백성은 정착지에 이르기까지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다. 곧 가나안 땅 접경에 이르기까지 만나를 먹었다.
+ 말씀으로 사람이 되신 독생 성자를 우리에게 보내시어 우리의 생명과 음식이 되게 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기도합시다. ◎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주님의 말씀을 자주 들으며 이 사순절을 열심히 지내게 하시어,
― 다가오는 부활 대축일에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를 더욱 열심히 공경하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의심과 오류에 빠져 있는 이들을 진리와 선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 성령께서는 우리를 가르쳐 주소서. ◎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깊이 깨닫게 하시어,
― 우리의 생활 속에서 그 신비를 밝히 체험할 수 있게 하소서. ◎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이 구원 시기에 주님의 교회를 깨끗하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어,
― 주님의 참된 증인이 되게 하소서. ◎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제2독서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시편 주해’)그리스도의 몸 전체가 겪는 수난
“주여, 이 몸 당신께 부르짖사오니, 어서 빨리 구하러 오소서.” 이와 같은 말은 우리 모두가 드릴 수 있는 기도입니다. 나만 드리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 전체가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특히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가지고 계실 때 드리셨습니다. 그분은 이승에 계실 때 당신의 육신적인 몸으로 성부께 기도 드리셨습니다. 그리고 기도하시는 동안 핏방울이 그분의 온 몸에서 흘러내렸습니다. 복음서에 “예수께서는 열렬하게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핏방울 같은 땀이 뚝뚝 흘러 땅에 떨어졌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이 피는 온 교회의 순교자들이 겪는 수난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주여, 이 몸 당신께 부르짖사오니, 어서 빨리 구하러 오소서. 내 항상 당신께 부르짖을 때 이 목소리 귀여겨 들어주소서.” 그런데 여러분은 “이 몸 당신께 부르짖사오니”라고 외침으로 기도하는 것이 끝났다고 생각합니까? 부르짖은 후에 이것으로 마음이 흡족함을 느끼면 안되겠습니다. 환난이 끝나면 부르짖음도 끝납니다. 그러나 환난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마지막 날까지 계속된다면 “주여, 이 몸 당신께 부르짖사오니, 어서 빨리 구하러 오소서.”라고만 기도해서는 안되고 “내 항상 당신께 부르짖을 때 이 목소리 귀여겨 들어주소서.”라는 기도도 드려야 합니다.

“주님께 올리는 기도, 분향 같게 하옵시고, 쳐든 손 저녁 제사 같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이 기도가 교회의 머리이신 분이 바치시는 기도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상 주님은 저녁이 다가오고 있을 때 십자가에 매달리시어 다시 얻으실 당신 생명을 바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스스로 생명을 바치신 것입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분이 십자가에 매달리신 것은 우리에게서 취하신 인성이 아니었습니까? 성부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이시고 당신과 같은 하느님이신 그분을 언젠가 한번 멀리하고 버리셨는데 이는 어찌된 일입니까? “예전의 우리는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다.”고 한 사도의 말대로 우리의 연약함으로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인간의 목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이것이 바로 저녁 제사요 주님의 수난이고 주님의 십자가이며 구원의 희생 제물의 봉헌이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시는 번제입니다. 주께서 부활하셨을 때 그 저녁 제사는 아침 제사가 되었습니다. 믿는 이의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기도는 거룩한 제단에서 향이 피어 오르듯 순수하고 바르게 올라갑니다. 주님의 향기보다 더 향긋한 것이 없습니다. 믿는 이는 모두 이 향기를 지녀야 합니다.

사도는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예전의 우리는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서 죄에 물든 육체는 죽어 버리고 이제는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모든 것을 당신께로 이끄신 예수 그리스도께 찬양 드리며 열심한 마음으로 기도합시다.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십자가의 신비에서 흘러 나오는 빛이신 주여, 모든 사람을 이끄시어,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알아 승복하게 하소서.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당신을 목말라 하는 모든 이에게 생명의 물을 주시어,
―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소서.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비추시어,
― 그들의 도움으로 모든 사람이 주님 나라에 들기에 합당한 자가 되게 하소서.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죄와 악한 표양 때문에 주님을 떠난 모든 이를 움직이시어,
―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당신 사랑 안에 머물게 하소서.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죽은 우리 친지들을 천국에 들게 하시어,
―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와 성인들과 더불어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 주여, 만물을 당신께로 이끄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비오니, 당신의 교회를 항상 자비로이 지켜 주소서. 당신의 도우심 없이는 죄를 면할 길이 없사오니 언제나 당신의 도우심으로 우리를 해로운 것에서 보호하시어 구원의 길로 인도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기도합시다
주여, 자비로이 이 밤을 비추어 주시고, 밝아 오는 아침에 당신 이름으로 일어나 건강한 몸과 기쁜 마음으로 새날 빛을 볼 수 있도록, 오늘 평화 속에 편히 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