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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Lib. 3,15-16: PL 75,606-608)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욥기에 의한 독서 2,1-13
욥이 부스럼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그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제1독서
욥이 부스럼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그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1 또다시 하늘의 영들이 주님 앞에 모이는 날이 왔다. 사탄이 그들 가운데 끼여 있는 것을 보시고 2 주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 갔다 오느냐?” 사탄이 대답하였다. “땅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3 주께서 사탄에게, “너는 내 종 욥을 눈여겨보았느냐? 그만큼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 네가 나를 충동하여 그를 없애려고 했지만 다 헛일이었다.” 4 그러자 사탄이 대답하여 아뢰었다. “가죽으로 가죽을 바꿉니다. 사람이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해 내놓지 못할 것이 없는 법입니다. 5 이제 손을 들어 그의 뼈와 살을 쳐보십시오. 제가 보장합니다. 그는 반드시 당신께 면전에서 욕을 할 것입니다.” 6 주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이제 내가 그를 네 손에 부친다. 그러나 그의 목숨만은 건드리지 마라.”

7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 나오는 길로 곧 욥을 쳐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심한 부스럼이 나게 하였다. 8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토기 조각으로 몸을 긁었다. 9 그의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도 요지부동이군요? 하느님을 욕하고 죽으시오.” 10 그러나 욥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조차 미련한 여인처럼 말하다니!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도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

11 욥이 이 같은 재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세 친구가 각기 제 고장을 떠나 그를 찾아왔다. 그들은 데만 사람 엘리바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바르였다. 그들은 함께 문병 와서 그를 위로해 주기로 서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12 멀리서 바라보니, 그의 몰골이 알아볼 수 없게 되었으므로 그들은 목을 놓아 울며 겉옷을 찢고 하늘에 먼지를 날려 머리에 뒤집어썼다. 13 그들은 이레 동안 주야로 땅에 앉아 그를 바라다볼 뿐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그가 고통당하는 모습이 너무나 처참했기 때문이었다.
+ 당신께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구원하시는 그리스도께 기도합시다.
◎ 주여, 당신을 찬미하며 당신께 희망을 거나이다.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이 지극하시기에,
― 지극히 자비로우신 당신께 찬미를 드리나이다.◎ 주여, 당신을 찬미하며 당신께 희망을 거나이다.

세상에서 항상 성부와 함께 일하시는 그리스도여,
― 성령의 힘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소서.◎ 주여, 당신을 찬미하며 당신께 희망을 거나이다.

우리와 우리 형제들의 눈을 열어 주시어,
― 오늘 주님의 위대한 업적을 알아볼 수 있게 하소서.◎ 주여, 당신을 찬미하며 당신께 희망을 거나이다.

오늘 주님을 섬기도록 우리를 불러 주시는 그리스도여,
― 형제들에게 대하여 여러 가지 당신 은총의 봉사자가 되게 하소서.◎ 주여, 당신을 찬미하며 당신께 희망을 거나이다.
제2독서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바오로가 자기 마음 안에 있는 내적 지혜의 보화를 깨닫고 외적으로는 썩어질 몸이라는 것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보화를 질그릇 안에 갖고 있습니다.” 복된 욥이라는 질그릇은 외적으로는 부스럼이 주는 고통을 느꼈지만 내적 보화는 아무 손상 없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외적으로는 상처로 인해 갈라졌지만 내적으로는 지혜의 보화가 끊임없이 샘솟아 다음과 같은 교훈의 말씀을 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가 말하는 “좋은 것”이란 하느님께서 주시는 현세적 선물이나 영원한 선물을 가리키고 “나쁜 것”이란 현세의 고통을 가리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주님이다. 누가 또 있느냐? 나밖에 다른 신은 없다. 빛을 만든 것도 나요, 어둠을 지은 것도 나다. 행복을 주는 것도 나요, 불행을 조장하는 것도 나다.”

“빛을 만든 것도 나요, 어둠을 지은 것도 나다.” 외적으로 받는 타격이 고통의 어둠을 조장할 때 마음의 빛이 내적으로 교훈을 밝혀 줍니다. “행복을 주는 것도 나요, 불행을 조장하는 것도 나다.” 좋게 만들어졌지만 잘못 원하여 그것이 우리가 나쁜 것으로 생각하는 채찍으로 변할 때 하느님과의 화목이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우리는 죄 때문에 하느님과 불목의 관계를 가졌습니다. 그러므로 채찍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의 화목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의당한 일입니다. 좋게 만들어진 모든 존재가 우리에게 고통으로 바뀔 때 채찍질당한 사람의 마음은 이제 겸손한 가운데 창조주와 새로이 화목을 이루게 됩니다.

아내의 말에 대답하기 위해 욥이 하는 말이 지니는 말솜씨는 훌륭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우리가 고통 받을 때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선물들을 회상해 보는 것은 환난 중에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그 선물들을 때에 맞게 회상한다면 어떠한 고통스런 것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집회서에서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행복할 때 불행을 잊지 말고 불행할 때는 행복하던 때를 잊지 말라.” 하느님의 선물을 받는 사람이 그것을 받을 때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때문에 염치없는 기쁨에 빠지게 됩니다. 채찍으로 눌리는 사람이 채찍질당하는 그때 자기 몫으로 받은 선물을 회상하는 데서 위안을 얻는 데 소홀히 한다면 사방에서 밀려 오는 절망감으로 마음이 부서지고 맙니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함께 나아가 언제나 서로를 지탱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받은 선물을 회상하는 것은 채찍의 고통을 줄이고 세속적인 기쁨에 대한 의구심과 채찍에 대한 두려움은 선물의 기쁨을 중지시킬 것입니다. 거룩한 사람은 상처 가운데 눌려 있는 자기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자 채찍의 고통 속에 선물의 기쁨을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인가?”
+ 당신께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을 버리지 않으시는 예수께 겸손되이 기도합시다.
◎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우리를 비추시는 주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으로 당신의 교회를 비추시어,
― 인성 안에 나타내신 당신 사랑의 신비를 이방인들에게 전하게 하소서.◎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 교회의 사제들과 봉사자들을 보호하시어,
― 다른 이들에게 설교한 바를 자신들도 충실히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의 피로 세상에 평화를 주신 그리스도여,
― 불목의 죄와 전쟁의 화를 없애 주소서.◎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부부들을 주님의 은총으로 도우시어,
― 당신 교회의 신비를 더욱 완전히 나타내게 하소서.◎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죽은 모든 이의 죄를 용서하시어,
― 주님의 자비로 성인들 대열에 들게 하소서.◎ 우리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비오니, 주께서 섭리하신 대로 이 세상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고, 또한 성교회로 하여금 평온한 가운데 주를 섬기며 즐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기도합시다
주여, 이 몸을 편히 쉬게 하시고, 우리가 오늘 애써 뿌린 씨가 영원한 열매를 맺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