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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쿠옷불트데우스 주교의 강론)그들은 말할 줄 모르지만 그리스도를 고백합니다

출애굽기에 의한 독서 1,8-16.22
히브리인들의 아기들이 이집트에서 살해되다
성 쿠옷불트데우스 주교의 강론에서 (Sermo 2 de Symbolo: PL 40,655)
그들은 말할 줄 모르지만 그리스도를 고백합니다

 

그 무렵 8 요셉의 사적을 모르는 왕이 새로 이집트의 왕이 되어 9 자기 백성에게 이렇게 일렀다. “보아라, 이스라엘 백성이 이렇듯 무섭게 불어나니 큰일이다. 10 그들이 더 불어나지 못하게 기회를 보아 손을 써야겠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원수의 편에 붙어 우리를 치고 나라를 빼앗을지도 모른다.”

11 그리하여 그들은 공사 감독들을 두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제 노동을 시켜 파라오의 곡식을 저장해 둘 도성 비돔과 라므세스를 세웠다. 12 그러나 이렇게 억압을 받으면 받을수록 이스라엘 백성은 더욱 불어났다. 이집트인들은 그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13 이스라엘 백성을 더욱 혹독하게 부렸다. 14 그들은 흙을 이겨 벽돌을 만드는 일과 밭일 등, 온갖 고된 일을 시키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혔다.

15 한편 이집트 왕은 히브리 산파 - 한 사람은 시브라였고 또 한 사람은 부아였다 - 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16 “히브리 여인이 해산하는 것을 도와줄 때에, 사타구니를 보고 아들이거든 죽여 버리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

22 마침내 파라오는 온 백성에게 명을 내렸다. “히브리인들이 계집아이를 낳으면 살려두되 사내아이를 낳으면 모두 강물에 집어 넣어라.”
히브리인들의 아기들이 이집트에서 살해되다
제2독서
그들은 말할 줄 모르지만 그리스도를 고백합니다
위대한 왕은 작은 아기로 태어나십니다. 동방 박사들은 멀리서 그분께로 인도되어 찾아와서 경배합니다. 말구유에 그분은 누워 계시면서도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동방 박사들이 이 위대한 왕의 탄생을 알리자 헤로데는 소동하여 자신의 왕좌를 잃지 않으려고 그분을 죽이려 합니다. 만일 헤로데가 그분을 믿었다면 현세 생활에서도 평온하며 내세 생활에서도 끝없이 다스렸을 것입니다.

헤로데여, 당신은 왜 왕의 탄생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오? 그분은 당신을 몰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귀를 눌러 쳐이기기 위해서 오셨소. 그런데 당신은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소동을 일으켜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있소. 그리고 찾고 있는 한 아기를 없애 버리기 위해 수많은 아기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있소.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어머니들의 슬픔도, 자기 자녀들을 묻으러 가는 아버지들의 흐느낌도, 아기들의 신음 소리와 비명도 당신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소. 당신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이 당신의 정을 이미 죽였기 때문에 당신은 어린것들의 육신을 죽이고 있는 것이오. 그리고 당신이 바라는 이 일이 성취되면 오래오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생명 자체이신 분을 죽이려 하고 있소.

그러나 은총의 샘이시고 작은 아기이면서도 위대하시며 구유에 누워 계신 그분은 왕좌에 앉아 있는 당신을 공포로 떨게 하고 있소. 모르고 있는 당신을 통해서 그분은 자신의 계획을 성취하시고 영혼들을 마귀의 포로에서 해방시키셨소. 원수들의 자녀들을 당신 자녀로 삼아 하느님 자녀의 반열에 받아들이셨소.

어린것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리스도를 위해 죽어가고 그들의 부모들은 죽어가는 순교자들을 보고 애곡하고 있소. 그리스도께서는 아무 말 못하는 그 아기들을 자신의 합당한 증거자로 만들고 있소.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오신 분께서 이렇게 다스리게 되셨소. 해방시키러 오신 분이 이제 해방시키시고 구원하러 오신 분이 이제 구원을 베풀고 있소.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는 헤로데여, 당신은 소동을 일으키고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있소. 그리고 어린것들에게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동안 당신도 모르게 그분께 찬양을 드리고 있는 것이오.

오, 위대한 은총의 선물이여! 아기들이 누구의 공로로 그와 같은 승리를 거두었습니까? 그들은 아직 말을 못하면서도 그리스도를 고백합니다. 그들은 사지를 움직여 투쟁할 힘이 없는 아기에 불과하지만 벌써 승리의 월계관을 얻었습니다.
+ 무장 군대도 없이 무죄한 어린이들의 무리로 폭군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찬양합시다.
◎ 눈부시게 무리진 순교자들이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그리스도여, 무죄한 어린이들이 말없이 자신들의 피로써 주님을 증거하였사오니,
― 우리로 하여금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증거하게 하소서.

싸울 능력도 없는 어린이들에게 승리의 팔마를 안겨 주신 그리스도여,
― 승리의 풍족한 수단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패배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당신 피로 무죄한 어린이들의 옷을 씻어 주신 그리스도여,
― 우리의 모든 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어린 순교자들을 당신 나라의 첫 열매로 천국에 부르신 그리스도여,
― 영원한 잔칫상에서 우리를 내치지 마옵소서.

어려서 박해와 귀양살이를 몸소 맛보신 그리스도여,
―빈곤과 전쟁과 재난을 당하는 모든 어린이들을 보호하소서.
◎ 눈부시게 무리진 순교자들이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사은찬미가
찬미하나이다 우리 천주여 *
주님이신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영원하신 아버지를 *
온 세상이 삼가 받들어 모시나이다.

모든 천사 하늘들과 그 모든 능한 이들 +
케루빔과 세라핌이 *
끊임없이 목청을 높이어 노래부르오니,

거룩하셔라 거룩하셔라 *
온 누리의 주 천주 거룩도 하시어라.

엄위로운 당신의 영광 *
하늘과 땅에 가득도 하시어라.

영광에 빛나는 사도들의 대열 *
그 보람 뛰어나신 선지자의 대열,

눈부시게 무리진 순교자들이 *
아버지를 높이 기려 받드나이다.

땅에서는 어디서나 거룩한 교회가 *
그 엄위 한량없는 아버지를,

뫼셔야 할 친아드님 당신 외아드님을 *
아울러 위로자 성령을 찬미하나이다.

영광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
당신은 아버지의 영원하신 아드님,

인간을 구하시려 몸소 인간이 되시고자 *
동정녀의 품안을 꺼리지 않으셨나이다.

죽음의 가시를 쳐버리시고 *
믿는 이들에게 천국을 열어 주셨나이다.

지금은 천주의 오른편 아버지의 영광 안에 계시어도 *
심판하러 오시리라 우리는 믿나이다.

보배로운 피로써 구속받은 당신 종들 *
우리를 구하시기 비옵나니,

우리도 성인들과 한몫에 끼어 *
영원토록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 주여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고 *
당신의 기업을 강복하소서.

그 백성 당신이 다스리시고 *
영원까지 그들을 이끌어 주소서.

나날이 주님을 기리는 우리 *
세세 대대 당신 이름 기리오리다.

비오니 주여 우리를 지키시어 *
이날에 죄 없도록 하여 주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당신 자비를 우리에게 내리시어 *
당신께 바란 대로 되게 하소서.

주여 우리 당신께 바랐사오니 *
영원토록 부끄럼이 없으리이다.

+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시고 율법에 매이게 하심으로써 율법에 속한 사람들을 구원하셨으니 굳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합시다.
◎ 성부여,성자의 은총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소서.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이여, 당신 성자의 강생으로 모든 신자들의 믿음을 새롭게 하시어,
― 항상 감사 드리게 하소서.


환자들과 가난한 이들과 노인들에게 희망을 북돋아 주시고,
― 억눌린 이들에게는 위로를 주시고, 절망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을 주시며, 우는 이들에게는 위안을 주소서.

옥에 갇힌 이들을 기억하시고,
― 조국에서 추방당한 이들도 잊지 마소서.


성자께서 탄생하실 때에 천사들의 찬미 소리를 들려주신 성부여,
― 죽은 모든 이들이 천상 군대와 함께 영원히 당신을 찬미하게 하소서.
◎ 성부여,성자의 은총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소서.
기도합시다
천주여, 오늘 죄 없이 살해된 어린 순교자들이 말은 못하여도 죽음으로써 당신께 찬미를 드렸사오니, 우리로 하여금 입으로 고백하는 신앙을 생활의 실천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