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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 과 비움 /윤동주

(서산대사) 해탈

서산대사(1520∼1604)는 속성이 최씨(崔氏)로 본관은 완산(完山)이다. 이름은 여신(汝信)인데, 어릴 때 이름은 운학(雲鶴)이요, 호는 청허(淸虛)다. 그리고 법명은 휴정(休靜)이며, 별호가 서산대사(西山大師)다. 서산은 묘향산의 딴 이름이다. 묘향산이 서북지방의 명산이라 하여 서산으로 불리었는데, 대사가 여기서 오래 기거했기로 서산대사라 일컬어지게 된 것이다.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시(解脫詩)입니다.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누구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거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 소리 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요.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오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겠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다 있는 것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다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없어짐이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서산대사의 여운이남는글


천 가지 만 가지 생각들이
나를 죽이고 살리고를 반복하지만,

한 생각이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을
한 순간에 녹여 버린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바뀌길 바라지만

바꾸어야 할 것은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입니다.


삶은 한 치의 오차없이
원인과 결과의 법칙대로 움직입니다.

삶이 바뀌기를 바란다면
나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삶이 바뀌는 것을
꿈꾸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보고
되돌아 봄으로써
스스로 현실을 만들어 나갑니다.
1. 말이적고 침묵하는 것이
가장 묘한 것이다.
도를 알면 말이 저절로 적어진다.

2.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려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3. 말을 삼가는 것은 학문을 하는데
첫번째 공부이다.
말을 삼가지 않고 그 마음을
고요히 지키는 자는 드물다.


4. 비록 이치는 단번에 깨우칠 수 있지만
버릇은 단번에 없어지지 않는다.

5. 경전을 볼 때 자기의 마음을 향해
공부하지 않으면 팔만대장경을 읽어도
소용이 없다
서산대사는 묘향산 보현사에 오래 주석하였기로 붙여진 이름이다.

대사는 그 유명한 선가귀감(禪家龜鑑)을 지은바,
그는 이 책에서 ‘말 없이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이 선(禪)이고, 말로써 말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교(敎)’라는 진리의 명언을 남겼다.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구절을 써서 뒷사람들이 이 말을 널리 알게끔 하였다.

대사는 어느 마을을 지나가다가 문득 낮닭 우는 소리를 듣고 깨우쳤는데, 그때의 처지를 이렇게 읊었다.

백발이 돼도 마음은 희어지지 않는다고
옛사람이 일찍이 말했었지
내 지금 대낮에 닭 우는 소리 한 번 듣고서
장부의 할 일 다 끝내었네
홀연히 나를 발견하니
모든 것이 다 이러하도다
이제 보니 천언만어의 경전들이
원래는 하나의 빈 종이 조각이었네
대사는 85세 되던 해 묘향산 원적암에서 설법을 마치고 70여 명의 제자들 앞에서 문득 거울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고는 빙긋이 웃으면서,

八十年前渠是我 팔십 년 전에는 네가 나였는데
八十年後我是渠 팔십 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


라는 게(偈)를 남기고는 바로 입적하였다.

지금 거울에 비친 쭈글쭈글하게 늙은 나의 얼굴 그것이 바로 나다. 젊은 모습을 회상하며 후회할 것도, 한탄할 것도 없다. 자연의 이법을 따르면 그만이다. 
그는 또 수많은 선시(禪詩)를 남겼는데, 그 중에서 삶과 깨달음에 대한 시 몇 편을 더듬어 본다.
그럼 먼저 세인의 입에 으뜸으로 회자되는 삼몽사(三夢詞)를 보자. 세 가지 꿈 이야기란 뜻인데, 사(詞)는 문체의 한 갈래 이름이다.

主人夢說客 주인은 꿈 이야기를 나그네에게 말하고
客夢說主人 나그네는 꿈 이야기를 주인에게 말하네
今說二夢客 지금 꿈 이야기하는 두 사람도
亦是夢中人 이 역시 꿈속의 사람들이지

삶은 하나의 허황된 꿈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그게 꿈인 줄 모른다. 생사가 무엇인가? 우리는 허덕이는 일상 속에서, 하이데거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끔은 그것을 사유해야 할 것이다.
서산은 열반에 이르러 다음과 같이 설했다.

千計萬思量 천 가지 만 가지 생각 모두가
紅爐一點雪 숯불 위에 내리는 한 점 눈송이네
泥牛水上行 진흙 소가 물 위로 가니
天地皆空裂 천지가 모두 허공에 찢어지네

진흙 소가 물 위로 가니 천지가 허공 속에 찢어지는 경지를 우리 속인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으로 벌이고 있는 모든 것이 불꽃 위에 떨어지는 한 점 눈일 뿐이라는 말에는 다소 이해가 간다. 그러나 깨닫지 못한 우리 속인은 오늘도 부질없는 한 바탕 소꿉장난을 벌이고 있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고 질투하지 말며,
내가 남보다 낫다고 교만하기 말라.
-우바새계경


나보다 나을 것이 없고 내게 알맞은 벗이 없거든 차라리 혼자 착하기를 지켜라.
어리석은 사람의 길동무가 되지 말라.
-법구경


나쁜 생각을 품은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악의가 없고,
칼과 몽둥이를 손에 든 사람들 틈에서도 온순하며,
집착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집착이 없는 사람은 성자이다.
-숫타니파타



나야말로 내가 의지할 곳이다.
나를 제쳐놓고 내가 의지할 곳은 없다.
착실한 나의 힘 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법구경



나의 허물을 보고 꾸짖어 주는 지자( 智者 )를 만나면 보배를 보여주는 사람을 보듯 대하여라.
-성전


나지 말라, 죽는 것이 고통이다.
죽지 말라, 나는 것이 고통이다.
-원효대사
건강은 최상의 이익, 만족은 최상의 재산,
신뢰는 최상의 인연( 因緣 )이다.
그러나 마음의 평안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
-법구경


남의 흠보다는 자기 흠을 찾아라.
남의 흠은 보기 쉬우나 자기 흠은 보기 어렵다.

남의 흠은 쭉정이 골라내듯 찾아내지만,
자기 흠은 주사위 눈처럼 숨기려 한다.

자기 흠을 숨기고 남의 흠만 찾아내려 들면
더욱더 마음이 흐려져 언제나
위해로운 마음을 품게 된다.
-법구경

가난한 이가 와서 구걸하거든 분수껏
아까워 말고 나누어 주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삶,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한 몸으로 생각하고 보시하라.
-서산대사


가난한 자가 있을 때 자기가 베풀지 못하면 남이 베푸는 것을 보고라도 기뻐하라.
-과거 현재 인과경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불경


개울물이 빨리 흘러가 돌아오지 않듯이 사람의 인명도 한번 간 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불경


깨끗한 행실도 닦지 못하고, 젊어서 재물을 쌓아 두지 못하면 고기 없는 빈 못을 속절없이 지키는 늙은 따오기처럼 쓸쓸히 죽어 간다.

또한 못쓰는 화살처럼 쓰러져 누워
옛일을 생각한들 무슨 수가 있겠는가.
-법구경


그물을 벗어난 기러기 떼가 하늘을 높이 날아오르듯 어진 사람은 악마와 그 무리들을 벗어나 세상을 거닐며 나아간다.
-법구경


나라가 맑으면 인재가 나오고, 집안이 넉넉하면 아이가 교만해진다.
-무문관


나란 내 몸과 내 마음 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불경


나를 낳아 고생하며 길러 주신 부모님
그 은혜 보답하려 하나 길이 없도다.
-부모은중경


나무의 한 잎만 보면 나머지 다른 잎들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무심(無心)하게 한 나무를 보고 있으면 수많은 잎들을 볼 수 있다.
-택암

고운 꽃은 향기가 없듯이 잘 설해진 말도 몸으로 행하지 않으면 그 열매를 맺지 못한다.
-법구경


공덕이란
목이 마른 다음에 우물을 파거나 저수지를 만들 듯 베풀 것이 아니라 미리부터 쌓은 노력에 의해 이룩되어야 한다.
-미란타왕문경



꽃은 바람을 거역해서 향기를 낼 수 없지만,
선하고 어진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바람을 거역하여 사방으로 번진다. -법구경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원망하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느니라.
-불경



과거의 마음도, 현재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붙잡을 수 없다. -금강경



광야를 걸어가는 길동무같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서로 나누어 가지는 자는 멸하는 세상이라 해도 멸하는 법이 없다.
-상응부경전



굶주림보다 더한 병은 없고,
몸이 있는 것보다 더한 고(苦)가 없으며,
열반에 이르는 것보다 더한 낙은 없다.
또한 무병(無病)은 가장 큰 이익이요,
자족(自足)이 가장 큰 재물이요,
신뢰가 제일 가는 친족(親族)이요,
열반이 최상의 안락이다.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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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마음도 없는 사람은
안심입명( 安心立命 )할 자리가 없다.
-동산
남과 멀어지게 되었을 때에는 곧 화합하라.
남의 장점은 추켜 주고 단점은 감추어 주라.
남의 부끄러운 곳을 건드리지 말고
비밀을 지켜 주라.
-우바새계경



남에게 괴로움을 줌으로써 즐거워하는 자는
원한과 미움의 밧줄에 묶여 마침내 풀려날 수
없게 된다.
-법구경


남의 과실을 들추어내어 성난 마음을 품게 하면
그 결점만 커질 뿐, 방황에서 벗어날 길은
더욱 멀어진다.
-법구경



남의 아내를 범하거나 사(邪)된 마음을 품지 않으면 살림이 망하거나 낭비되지 않고,
관청이나 남이 두렵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서는 옥녀(玉女)를,
지상에 태어나서는 단정한 아내를 맞게 된다.
-성전


남의 아내를 즐겨 범하면 남의 비방과 뒤숭숭한 꿈자리, 복리가 없고 지옥에 떨어지는 네 가지 응보가 있게 된다.
-법구경

남의 악행과 게으름보다 자기가 저질러 놓은
죄악과 게으름을 보라. -성전


남의 잘못을 보지 말자.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아니하는가를 살피지 말자.

오직 자기를 돌보아 법도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살펴보자.

항상 자기부터 점검하는 사람이 되자.

법도에 맞지 않는 길은 아예 가지를 말자.

잘못된 점이 있으면 변명하지 말고 즉각 시정하도록 하자.


남의 허물을 꾸짖지 말고
자기 주변부터 되살펴 보자.

사람이 만일 이러한 사실을 깨달으면
그 때문에 다투는 일은 사라지게 된다.

남의 허물보다는 자신을 더욱 면밀히 살펴서
작은 허물이라도 준엄히 꾸짖자.

가만히 놔두면 그것은 점점 커져서 큰 허물이 될 것이다.

남의 흉이 한 가지면, 자기 흉은 열 가지가 되는 법이다.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하는 꼴이 되지 말자.

겨울 바람이 봄바람보고 춥다 하는
억지를 부리지 말자.

허물과 과오 때문에 앞길을 망치지 말자.

남보다는 자기 쪽을 살펴 지혜로운 삶을 꾸려 나가자.

 
거짓말로 가득 찬 세상에서 눈을 피하시오.
감정을 믿지 마시오.
감정이 전혀 없는 자신 속에서 영원한 인간성을 찾으시오. -불교지혜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도리에 맞는 진실한 말만 하며, 함부로 말을 하여 사람들을 성내게 하지 않는
사람은 성자이다. -법구경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은 죽음에 이르고,
애써 노력하는 사람은 죽는 법이 없다. -법구경


결혼이란 상대를 이해하는 극한 점이다 .
-팔만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