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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베르나르도 아빠스의 ‘아가에 대한 강론’에서

                                        (Sermo 61,3-5: Opera omnia, 1839, 1, 2, 3033)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구세주의 상처에서가 아니라면 약한 이들이 안식과 안전한 피난처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그분이 지니신 구원력은 힘차기 때문에 그 상처 안에 머무는 이는 안전합니다. 세상이 으르렁대고 육신이 나를 압박하며 마귀가 올가미를 놓는다 해도 나는 단단한 바위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넘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내가 큰 죄를 범하여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해도 주님의 상처를 생각하면 실망에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주님은 참으로 우리의 악행 때문에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사해 줄 수 없는, 죽음으로 이끄는 그런 죄가 있겠습니까? 그렇게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생각한다면 질병이 아무리 무섭다 해도 나를 떨게 할 그런 질병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 죄가 너무 커서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한 사람은 사실은 잘못 알았음이 분명합니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지체가 아니었고 그리스도의 공로의 몫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지체는 머리에 속하는 것이지만 그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자기에게 속하는 것도 자기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주님의 마음은 자비에 넘치고 거기에는 은총이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있으므로, 나는 내게 모자라는 것을 주님의 상처에서 신뢰하는 마음으로 이끌어 냅니다. 병사들은 주님의 손과 발을 못으로 꿰뚫고 창으로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나는 이 갈라진 상처를 통하여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꿀을 먹고 돌 틈에서 흘러내리는 기름을 마십니다.” 즉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들입니다.”

주님의 생각은 평화의 생각이었으나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생각을 잘 안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주님의 의논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이제 그 상처에 들어간 못은 나에게 그것을 여는 열쇠가 되어 내가 주님의 감미로움을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상처를 통하여 무엇을 볼 수 있습니까? 그 못과 상처는 하느님께서 참으로 그리스도 안에 계시고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키신다고 나에게 외치고 있습니다. “창이 주님의 영혼을 찌르고 지나가, 이제 주님의 마음은 우리에게 더 가까워져” 우리의 약점을 동정하는 법을 알게 되셨습니다.

주님은 육신이 입은 상처를 통하여 당신의 마음속에 숨겨있는 것을 드러내 보여 주시고 당신의 크나큰 사랑의 신비를 열어 주시며, “떠오르는 태양이 높은 데서 우리를 찾아오게 하신 우리 하느님의 자비의 마음을” 드러내 주십니다. 상처를 통하여 그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 뭐 놀라운 일이겠습니까? 주님, 당신이 온유하고 겸손하시며 자비에 넘치는 주님이시라는 것이 당신의 상처에서보다 더 밝히 드러나는 데가 있겠습니까?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주님의 자비는 나에게 공로가 됩니다. 주님께서 자비에 궁핍하시지 않는 한 나는 결코 공로에 궁핍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자비가 무수하다면 나의 공로도 무수합니다. 그러나 내 양심이 허다한 죄로 가책을 받는다면 어찌하겠습니까?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영원에서 영원까지 한결같이 있다면 “나는 하느님의 자비를 영원토록 노래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내 자신의 의로움은 무관하다는 말입니까? “주여, 나는 당신의 의로움만을 생각하겠습니다.” 당신은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나의 의로움이 되셨기 때문에 당신의 의로움은 또한 나의 의로움이 되었습니다.

                                                                                                                     

     

                                                                              

                                                                                                           


출처 : 가르멜의 산길 Subida Del Monte Carmelo
글쓴이 : 장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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