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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번지점프를 하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번지점프를 하다> 10월 2일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수호천사 기념일 (마태 18,1-5.10)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요즘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기가 팍팍한 세상,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단어가 있습니다. "친구"란 단어입니다. 진정한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다음과 같은 정의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란 당신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합니다"(E. 하버드). "진실로 그대의 친구라면 그대가 곤궁할 때 도와주며, 그대가 서러울 때 울어줄 것이며, 그대가 깨어있을 때 잘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심중의 온갖 슬픔을 그대와 함께 나눌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충실한 친구를 구별해주는 확실한 표지입니다." 그런데 좋아하고 사랑하고 친구가 되는 일은 한번 마음먹는다고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함께 했던 오랜 시간들, 공통된 그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고통들, 주고받은 마음의 상처와 불화들... 그 모든 과정의 결과가 진실한 친구입니다. 더불어 진정한 친구 사이는 이해득실을 따지거나 손익계산을 위해 잔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는 사이입니다. 조건이 없습니다. 그저 아무런 이유 없이 만나면 좋은 것입니다.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갓 국어교사가 된 주인공이 교무실에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동료 여교사가 "무엇이 그리 좋아 웃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냥! 아이들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요."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은 이런 명언을 던집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것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라고." 참된 친구 관계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인력만으로 형성될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어쩔 수 없는 인연, 하느님께서 맺어준 인연 때문에 이루어지는 어쩔 수 없는 관계인 듯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수호천사"의 의미는 어떤 면에서 "진실한 친구"란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리 없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존재가 바로 수호천사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진실한 친구, 우리의 영혼과 구원을 위한 도우미가 우리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삶으로 인한 우리의 부족함과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최악의 상황에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우리를 받쳐주고 있는 존재가 우리의 수호천사입니다. 우리의 오관이 무뎌져서 느끼지 못하지만 때로 우리의 슬픔과 고통을 반쯤 떼어 묵묵히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진정한 친구 중의 친구가 우리의 수호천사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살아야하는 삶이 영적인 삶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우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를 갖은 위험에서 지켜주며, 우리의 선익을 위해 하느님께 전구하는 우리의 친구 수호천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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