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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는 것은..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는 것은..> 9월 29일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요한 1,47-5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교회 전통 안에서, 성경 안에서 천사란 존재는 주로 하느님의 심부름꾼, 하느님의 용사, 하느님의 전령, 하느님의 오른팔 등으로 이해해왔습니다. 성경 안에서 드러난 천사의 역할은 주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한 인물의 인생에 결정적 순간에 등장해 하느님의 뜻을 전해주는 역할, ‘이 길인가 저 길인가?’ 혼란스러워하며 갈팡질팡 할 때 나타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 어둡고 긴 터널 가운데서 힘겨워할 때 나타나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삶의 이정표, 나침반 같은 역할, 어둠 가운데 한 줄기 빛과 같은 역할... 혹시 이런 체험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가 내 삶 안으로 들어오자 어두웠던 내 삶이 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내 가까이 다가오자 무기력했던 내 삶이 봄 비 끝 초목처럼 생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빛을 발하고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다시금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고통을 잊고, 그로 인해 내 삶이 나아지는 느낌... 이것이 바로 구원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낸 천사가 틀림없습니다. 한 인간을 바라보며 참으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한 인간이 때로 고통이고, 십자가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 한 인간으로 인해 내가 숨을 쉴 수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 인해 내가 지옥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 인간 존재 그 자체가 기쁨의 원천이고 행복의 원천이고, 그가 있음으로 인해 내가 오늘 구원되는 그런 체험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수도생활을 해오면서 느낀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나를 저 사람들과 한 공동체로, 한 형제로 살게 하셨을까, 수도 없이 반문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느님께서 내게 인생의 쓴맛을 체험케 하시려고, 아니면 고통과 시련의 참의미를 깨닫게 하시려고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조금 연륜이 쌓이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와 나를 한 형제로 맺어주신 것, 그와 나를 동기간으로, 부부간으로, 직장 동료로, 같은 단체 일원으로 인연을 주신 것은 서로 서로에게 천사 역할을 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천사가 성모님께 그러하셨듯이 우리 각자는 가까이 살아가는 서로 서로에게 도우미 역할을 해줘야 마땅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위로와 격려가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의 삶을 성장시켜주고, 서로가 서로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주는 천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해줘야 할 기본 의무이자 역할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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