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 5. 31.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채움 과 비움 > 윤동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의 길은 누가 내었나? 만해 한용운. (0) | 2014.11.29 |
---|---|
사랑의 끝판 - 한용운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하시네. (0) | 2014.11.18 |
개 ---- 윤동주 (0) | 2014.11.11 |
[스크랩] 가을에는 걷자 (0) | 2014.10.14 |
[스크랩] 사랑 / 한용운 (0) | 2014.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