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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 과 비움 /윤동주

권희수의 시집《밀려왔다 밀려갔을》에 실린시〈상처를 씻는다〉전문 -상처를 씻는다

상처를 씻는다



자고 나면 피고
자고 나면 지고
자고 나면 잎이 나오고
자고 나면 연초록 잎 짙어지고
자고 나면 아침이
금방 노을이 내리고

상처 난 가지에 핀 봄 꽃사태
그 꽃에 취해 상춘을 하며
여러 모양의 상처를 씻는다


- 권희수의 시집《밀려왔다 밀려갔을》에 실린
시〈상처를 씻는다〉전문 -


* 나무도 꽃도
상처와 함께 자라납니다.

더 단단한 옹이가 생기고, 더 강력한 향기를
풍깁니다. 사람을 취하게 합니다. 사람도,
역사도, 고난과 상처 속에 자랍니다.
지나간 고난 속에 뜻이 있고,
씻고 또 씻어낸 상처 속에
미래가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