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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밖으로 싸움을 겪었고 안으로는 두려움에 싸여 있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Lib. 3,39-40: PL 75,619-620)
밖으로 싸움을 겪었고 안으로는 두려움에 싸여 있었다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 3,1-15
예언자가 예루살렘을 꾸짖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후렴3당신을 떠나는 자는 망하오리니,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외다.
 주여, 당신의 말씀은 내 입에 달고,
 꿀보다도 더하게 입맛이 도나이다.
제1독서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 예언자가 예루살렘을 꾸짖다
1 그렇다! 만군의 주 하느님께서는
예루살렘과 유다를 의지할 데 없게 하신다.
믿던 빵과 의지하던 물도 그들에게서 빼앗으신다.
2 용사도 군인도 재판관도 예언자도 점쟁이도 장로도
3 장교도 귀족도 고문관도 능숙한 마술사도
신통한 요술쟁이도 몰아내신다.
4 “내가 풋내기들을 그들의 관리로 세우고
철부지들로 그들을 지배하게 하리라.”
5 백성들이 서로 괴롭히고 이웃과 이웃이 서로 못살게 구는 세상,
젊은이들이 노인에게 버릇없이 대하고,
천한 자들이 귀인에게 마구 덤비는 세태가 되었구나.
6 그들이 자기 문중의 아무나 붙잡고
“너에게 도포가 있으니 우리의 어른이 되어 다오.
이 위기를 네 손으로 수습해 다오.” 할지라도
7 그날에 그는 역정을 내며
“나는 고쳐 낼 수 없다.
내 집에는 빵도 없고 도포도 없으니
나를 백성의 어른으로 세우지 말라.” 하리라.
8 모두들 말과 행동으로 주님을 거역하고
존엄하신 그의 눈에 거슬리니
예루살렘은 흔들리며, 유다는 쓰러지는구나.
9 뻔뻔스런 얼굴에 죄가 서리어 있고
소돔처럼 죄를 자랑하며 숨기지도 않는다.
아, 멸망을 자청하는 그들, 처참하여라.
10 복되어라, 올바른 사람.
자기의 일한 보람을 먹고 살리라.
11 비참하여라, 악한 사람.
자기의 저지른 일에 앙갚음을 받으리라.
12 오, 나의 겨레야, 철부지에게 시달리고
여자들에게 지배를 받는 나의 겨레야,
너희를 바로 인도할 자들이 도리어 엉뚱한 길로 이끌어
너희의 갈 길을 망쳐 놓는구나.
13 주께서 재판정에 들어서신다.
당신 백성을 재판하시려고 자리를 잡으신다.
14 주께서 당신 백성의 장로들과 그 우두머리들을 재판하신다.
“내 포도밭에 불을 지른 것은 너희들이다.
너희는 가난한 자에게서 빼앗은 것을 너희 집에 두었다.
15 어찌하여 너희는 내 백성을 짓밟느냐?
어찌하여 가난한 자의 얼굴을 짓찧느냐?”
만군의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제2독서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 밖으로 싸움을 겪었고 안으로는 두려움에 싸여 있었다
거룩한 이들은 환난에 싸일 때 그들을 박해하는 이들의 공격을 참아 내고 시비를 걸어 와 오류에 빠지게 하려는 이들을 이겨냅니다. 박해하는 이들에게는 인내심이라는 방패로 방어하고, 오류에 빠지게 하려는 이들에게는 참된 가르침이라는 진리의 무기를 들고 대항합니다. 그들은 이 두 가지 형태의 투쟁에서 덕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기교로 대적합니다. 거룩한 이들은 내적으로는 조명 받은 가르침으로써 비뚤어진 교리를 바로잡고, 외적으로는 온갖 박해를 굳세게 견디어 냅니다. 오류를 가르치는 이들을 말씀으로 고쳐 주고 박해자들을 인내심으로 이겨냅니다. 들고 일어나는 원수들에게 참을성을 보여 줌으로써 그네들을 눌러 버리고, 악의 상처를 입은 영혼들을 동정해 줌으로써 그 상처를 회복시켜 줍니다. 그리고 박해자들이 다른 이들을 그릇된 곳으로 이끌지 못하게 저항하고, 상처 입은 영혼들이 정의의 길을 완전히 떠나는 일이 없도록 그 영혼들을 염려해 줍니다.

하느님 진지의 군사인 바오로가 어떻게 이 두 가지 형태의 적에 대항하여 싸우는지 보기로 합시다. 바오로는 “밖으로는 싸움을 겪었고 안으로는 두려움에 싸여 있었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그는 우선 밖으로 겪는 싸움들을 열거합니다. “나는 자주 여행을 하면서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의 위험, 이방인의 위험, 도시의 위험, 광야의 위험, 바다의 위험, 가짜 교우의 위험 등의 온갖 위험을 다 겪었습니다.” 이어서 그는 이 싸움에서 적에 대항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들을 말해 줍니다. “노동과 고역에 시달렸고 수 없는 밤을 뜬눈으로 새웠고 주리고 목말랐으며 여러 번 굶고 추위에 떨며 헐벗은 일도 있었습니다.”

바오로는 이렇게 많은 싸움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얼마나 정신을 집중하여 진리를 지켰는지 덧붙여 말해 줍니다. “이런 일들을 제쳐놓고라도 나는 매일같이 여러 교회들에 대한 걱정에 짓눌려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싸움을 용감히 싸우는 동시에 깊은 동정심으로 이웃을 보호해 주는 온갖 힘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자기가 견디어 내는 역경에 대해서 말할 때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축복에 대한 말을 덧붙입니다.

외부에서 오는 공격을 견디어 내고 또 내부에서 오는 나약성을 보호해 주는 일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바오로는 매를 맞고 사슬에 얽매이면서 외적으로 여러 가지 고통을 당하며 자신이 당하는 고통이 자기에게가 아니라 제자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여 내적으로는 두려움에 싸여 있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와 같은 곤경 속에서도 동요하지 마십시오. 아시다시피 우리는 이런 곤경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바오로는 자신이 겪는 고통 중에서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신앙 때문에 박해 당할 때 그것으로 인해 신앙을 저버릴 위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는 참으로 넓고 넓은 사랑의 마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겪는 고통을 무시해 버리고 다만 제자들이 내적으로 악영향을 받아 그릇된 길을 나아가지 않게끔 관심을 기울입니다. 자기 육신의 상처를 가벼이 여기고 다른 이들의 내적 상처를 싸매 줍니다. 이것이야말로 거룩한 이들이 지닌 성덕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쓰라린 곤경 중에 있을 때에도 다른 이들의 유익을 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당하는 역경을 참아 내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좋은 교훈도 주고 필요한 것을 모두 베풀어 줍니다. 거룩한 이들은 병으로 앓아 누워 있는 훌륭한 의사와도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상처를 참아 내면서도 다른 이들에게는 치료제를 가져다 줍니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보이지 않는 보화를 마련하신 천주여, 우리 마음에 주를 사랑하는 정을 일으키시어, 언제나 어디서나 주를 만유 위에 사랑함으로써 모든 소망을 초월하는 주의 상급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