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치는 삶이 아름답다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잔잔한 물살보다는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을 이고서 깃털처럼 가벼이 흐르는 구름보다는 진득한 어둠을 지닌 채 대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먹구름이 아름답습니다. 거친 바람이 있어서 파도치는 바다가 아름답듯, 드센 파도가 있어서 깎아지른 바위가 눈부시듯,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 파도는 거친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바위에 부딪쳐 산산이 깨지고 조각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부서지고 깨지면서 또다시 바다로 나갑니다. 그러고는 거친 바람에 다시 밀려 바위에 또 부딪칩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아름다운 포말과 경이로운 빛깔을 빚어냅니다. 파도 같은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2020년 10월 23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이다북스에서 여행작가 백상현의 첫 에세이집 《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를 출간했다. 그간 전 세계의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알려주었다면, 이번 에세이집에서 백상현 작가는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 낯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풍경들과 내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지쳐 있었다’ 여행작가 백상현의 첫 에세이집 《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낯선 길과 마주합니다. 낯익은 삶을 걷다가 길을 놓치기도 하고, 가끔 예기치 못한 생채기를 입고 아파하기도 합니다.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삶이겠지요.” 소도시 여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여행작가 백상현의 신작을 이다북스에서 출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행책이 아니라 에세이집이다. 동유럽에서 우리나라의 북촌까지 두루 찾아다닌 작가는 틈틈이 여행으로는 채우지 못하는 것들을 글과 사진에 담았다. 그것들은 낯익은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삶과 마주하게 한다. 그 글과 사진들을 에세이집 《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로 엮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행지를 보여주거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알려주지 않는다. 떠들썩한 사람들 틈에서 사진 찍기에만 지치는 일정도 이 책에는 없다. 대신 그 자리는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지나치기 쉬운 날들과 사람들이 일구는 삶이 채운다. 화려한 기교와 거창한 역사로 치장한 유물이 아니라 그 뒤에 자리 잡은 것들을 포착한다. 그것들은 멀리 있지만 늘 작가와 함께했고 함께하면서도 늘 그리운 것이었다. |
작가정보저자(글) 백상현EBS〈세계테마기행〉에 출연했고, 한겨레신문〈유럽 소도시 여행〉을 기획 연재했으며, 여행 전문 채널 스카이 트래블의〈손미나의 여행의 기술, 시즌 2〉 고정 패널, 평화방송 라디오〈신신우신〉에서 2년 동안 여행 코너 고정 게스트로 일했다. 토스카나 순례길 다큐멘터리 〈I walk Toscana〉의 주연을 맡았으며, WCC 사진공모전에서 금상(2012)을 수상한 바 있다. SSAC 여행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 소도시 여행자이자 여행작가로 여행 관련 책을 집필하는 틈틈이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여행·사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쓴 책으로는 《저스트고 스위스》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누구나 꿈꾸는 유럽 여행지 100》《동유럽 소도시 여행》《내 생애 최고의 여행사진 남기기》《유럽에 취하고 사진에 미치다》 등이 있다.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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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우리는 누구나 낯선 길과 마주합니다. 시간을 통과하고, 공간을 이동합니다. 세월의 강을 따라 떠돕니다. 낯익은 삶을 걷다가 길을 놓치기도 하고, 가끔 예기치 못한 생채기를 입고 아파하기도 합니다.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삶이겠지요.
가끔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과, 그 사람의 마음이, 그리고 문득 깨달은 영감이 나를 위로해준다는 걸. 그 위로의 경험을 나눈다면 길 잃은, 용기를 잃은, 방향을 잃은, 열정이나 목적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빛이 되고, 힘이 되고, 안내자가 되고,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순간의 따스함을, 그 영원한 통찰을 내어놓습니다. 부디 이 글들과 풍경이 위로가 되기를. __ 프롤로그 중에서 걷습니다. 숨도 그리 가쁘지 않습니다. 넉넉한 시야, 가벼운 어깨, 배낭은 날짐승의 날개. 바람은 차지만 거세지 않습니다. 땅은 얼었지만 햇살은 충분합니다. 날은 흐리지만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닙니다.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기에 길이 외롭지 않습니다. 길이 있기에 걷고 머물지 않을 뿐입니다. 그렇게 꿈길처럼 걷습니다. 길을 잃어도 그곳에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그 길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__ 17쪽 뜨거운 한낮이 지나고, 부드러운 바람들이 모이는 시간입니다. 저 멀리 에펠탑이 아스라하던 센 강의 늦은 오후, 그때의 나는 미소를 지었을 테지요. 사랑하고, 꿈꾸고, 슬픔에 눈물지었을 테지요. 누구나 그렇게 강을 건너갈 테지요. 그때 당신이 아는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무심히 떠나는 중이었을까요? 꿈꾸듯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았거나 급히 달려가던가요? 긴 여행을 끝냈거나 그제야 길을 시작했던가요? 당신과 나는 둘이 아니면서 둘이겠지요. 센 강 너머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워집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당신이 내게 머무는 날입니다. __ 23쪽 비에 젖은들 어떻습니까. 마음은 이리도 뜨거운데 바람 불어온다고 어떻습니까. 내 안에는 광풍이 휘몰아친다고 한들 잠시 눈감으면 어떻습니까. 눈감아도 빛나는 당신이 있는데, 그렇게 눈멀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프라하는 잠시 보지 않으렵니다. 당신이라면 충분합니다. __ 35쪽 거창할 것 있을까요. 어느 해 겨울 모로코 마라케시를 지나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이었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이들을 몇 컷 담아두었습니다. 그해 여름에 다시 마라케시를 들렀습니다.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허튼 희망을 안고 사진을 가져가길 잘했습니다. 사진을 건네주는 나를 안으로 불러들이더니 뜨끈한 차 한 잔 담아주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들이켰습니다. 삶이라고 거창할 것 있을까요. 차 한 잔 기꺼이 마시고 환한 표정이면 그걸로 충분하겠지요. 당신이면 그것으로 충분하겠지요. __ 68쪽 |
출판사 서평길을 잃은 곳에서 눌러 담은 글과 사진
그 안에서 마주하는 이름들 온전히 살기 위해 닿아야 할 날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과, 그 사람의 마음이, 그리고 문득 깨달은 영감이 나를 위로해준다는 걸. 그 위로의 경험을 나눈다면 길 잃은, 용기를 잃은, 방향을 잃은, 열정이나 목적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빛이 되고, 힘이 되고, 안내자가 되고,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을 쓴 백상현 작가의 직업은 소도시 여행자이자 여행작가다. 《저스트고 스위스》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을 비롯해 여러 권의 여행책을 낸 그에게 여행은 일상이고 너무나 흔한 일이다. 그런 그가 일상적인 풍경에서 벗어나 낯선 길에 선다. 큰길보다는 골목길에 들어서고, 떠들썩한 풍경들 뒤에 남은 이들의 시간을 함께 걷는다. 그렇게 길을 잃는 일이 많지만 그 낯선 길들이 가르쳐준 삶을 온전히 끌어안는다. 그 길은 고단하고 두려운 과정일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길들은 그에게 온전히 설 수 있는 시간을 가르쳐주었고, 기어이 닿아야 하고 사랑해야 하는 이름들과 함께해주게 한다. 그래서 작가는 여전히 길을 떠나고, 길 위에서 방향을 잃어도 그 길이 건네는 날들을 내일도 소중히 담으려 한다. 백상현 에세이집 《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 “살아가다가 알 수 없는 문제들과 마주할 때면 나는 낯선 곳으로 향합니다. 길이 내게 지혜를 말해줄 겁니다.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행복한, 때로는 쓸쓸한 운명은 그렇게 또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설령 그 길에서 길을 잃어도 행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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