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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테르툴리아누스 사제의 ‘기도’)영적 제물

테르툴리아누스 사제의 ‘기도’에서 (Cap. 28-29: CCL 1,273-274)
영적 제물
출애굽기에 의한 독서 34,10-28
주께서 다시 계약을 맺으시다
제1독서
출애굽기에 의한 독서-----주께서 다시 계약을 맺으시다
그 무렵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10 “내가 이제 너희와 계약을 맺겠다. 온 세상 어느 민족 사이에서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놀라운 일을 내가 너희 온 백성 앞에서 이루리라. 너희 주변에 사는 모든 백성이 주님이 하는 일을 보리라. 이제 나는 세상이 깜짝 놀랄 일을 너희와 더불어 해보이겠다.

11 내가 오늘 너에게 내리는 명령을 삼가 지키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아모리족, 가나안족, 헷족, 브리즈족, 히위족, 여부스족을 네 앞에서 몰아내겠다. 12 너희가 들어가 그 땅을 점령하거든 거기에 사는 사람들과 계약을 맺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와 섞여 살면 너희에게 올가미가 될 것이다. 13 그러니 너희는 그들의 제단을 헐고 석상을 깨뜨리고 목상을 찍어 버려라.

14 너희는 다른 신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 나의 이름은 질투하는 주님, 곧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15 그 땅에 사는 사람들과 너희는 계약을 맺지 않도록 하여라. 그들이 저희 신들의 본을 따서 음행하며 저희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자리에 너희를 초청하면, 너희는 그들과 제물을 함께 먹게 될 것이다. 16 너희가 그들의 딸을 며느리로 삼게 되면 그들의 딸이 저희 신을 본떠서 음행하며 너희 아들도 꾀어, 저희 신을 본떠서 음행하게 할 것이다.

17 너희는 신상을 부어 만들지 말아라. 18 너희는 누룩 안 든 빵을 먹는 무교절을 지켜라. 아빕월에 너희가 이집트에서 나왔으니 그 달 정한 때에 칠일 간 누룩 안 든 빵을 먹어야 한다. 19 모태에서 처음으로 태어나는 것은 다 나의 것이다. 큰 가축이건 작은 가축이건 첫 새끼 수컷은 다 나의 것이다. 20 처음 난 나귀 새끼는 양을 대신 바치고 물러 내어라. 물러 내기 싫으면 목을 부러뜨려 죽여라. 너희 맏아들은 제물을 대신 바치고 물러 내야 한다. 아무도 빈손으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21 너희는 엿새 동안 일하고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 밭갈이하는 시절에도 거둠질하는 시절에도 쉬어야 한다.

22 밀 곡식을 처음 거두어 들일 때 추수절을 지켜라. 해가 바뀔 때, 초막절을 지켜라. 23 모든 남자가 한 해에 세 번씩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 앞에 나타나야 한다. 24 내가 뭇 백성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고 너희 지경을 넓혀 주리라. 너희가 한 해에 세 번씩 너희 주 하느님 앞에 나타나러 올라와도 그 동안에 너희 땅을 탐내어 엿보는 자가 없으리라. 25 제물의 피를 나에게 바칠 때 누룩 든 빵을 함께 바쳐서는 안 된다. 과월절의 제물을 이튿날 아침까지 묵혀 두어서는 안된다. 26 너희 농토에서 난 햇곡식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너희 주 하느님의 집에 바쳐야 한다. 숫염소 새끼를 제 어미의 젖으로 삶으면 안된다.”

27 주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너는 이 모든 말을 기록하여 두어라. 내가 이 모든 말을 조건으로 삼고 너와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는다.” 28 모세는 거기에서 주님과 함께 사십 주야를 지내는 동안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그는 계약의 조문들인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
 
제2독서
(테르툴리아누스 사제의 ‘기도’)영적 제물
기도는 옛적 제사를 폐기한 영적 제물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무엇하러 이 많은 제물들을 나에게 바치느냐? 나 이제 숫양의 번제물에는 물렸고 살진 짐승의 기름기에는 지쳤다. 황소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는 보기도 싫다. 도대체 누가 너희에게 이런 것들을 찾았느냐?”

하느님께서 요청하신 바가 무엇인지 복음서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복음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것이다.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우리는 참된 예배자요 참된 사제들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기도 드리고 영적으로 기도의 제물을 바친다면, 그 기도는 하느님께 합당한 것이 되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제물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요청하시는 제물이고 당신의 것으로 마련하신 제물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다해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믿음에서 나오고 진리로 부양되는 기도, 순수하고 흠 없는 제물, 정결하고 깨끗한 이 제물을 사랑의 화관으로 꾸며서, 시편과 찬미가를 부르며 선행과 함께 하느님의 제단으로 가져 가야합니다. 그러할 때 이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온갖 은혜를 얻어 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요청하시는 기도를 영적으로 참되게 바친다면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거부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이 기도에 대한 효과를 증거해 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고 듣고 믿고 있습니다!

구약의 기도는, 아직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것이었지만, 화재와 짐승과 굶주림에서 사람들을 구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얼마나 더 큰 힘을 지니고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아마도 천사의 이슬로 불을 꺼주지도 않고, 사자의 입을 막아 주지도 않으며, 배고픈 자에게 식량을 가져다 주지도 않고, 또 은총으로 고통을 몰아내는 일이 없겠지만, 확실히 고통받고 슬퍼하며 괴로워하는 이들을 인내로써 무장시켜 주며 믿음을 증가시키어, 하느님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옛적에 기도는 재앙을 내리게 하고 원수의 군대들을 패배시켰으며 가뭄을 가져다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 기도는 의로우신 하느님의 분노를 돌이키게 하고 원수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박해자들을 위해서 간구합니다. 옛적에 기도가 하늘에서 불을 쏟아지게 했다면, 이제 하늘의 물(세례의 물)이 쏟아지게 한다고 해서 무엇이 놀랍겠습니까? 하느님을 이기는 것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기도로 악을 바라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기도에다 모든 선을 행할 능력을 부여하셨습니다.

기도는 죽은 자들의 영혼을 죽음의 심연에서 건져 주고 연약한 자를 바로 세우며, 병자를 고쳐 주고 악령에 사로잡힌 이를 해방시켜 주며, 감옥의 쇠창살을 열고 무죄한 이들의 사슬을 풀어 줍니다. 기도는 또 죄를 사하고 유혹을 몰아내며, 박해를 없애고 소심한 이들을 위로하고 담대한 이들을 기쁘게 하며, 나그네를 인도하고 풍랑을 가라앉히고 도둑을 놀라게 하며, 가난한 이를 배불리고 부자를 다스리며,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고 흔들리는 이들을 받쳐 주며, 서 있는 이들을 붙들어 줍니다.

천사들도 기도합니다. 모든 피조물이 기도합니다. 가축과 야생 짐승들도 외양간이나 굴에서 나올 때 무릎을 꿇고 하늘을 쳐다보며 자기들이 아는 대로 울음 소리를 내면서 기도합니다. 새들까지도 몸을 치솟아 하늘로 높이 오를 때 마치 팔을 벌리듯 십자 모양으로 날개를 펼치고 기도 같은 소리로 재잘거립니다. 기도할 의무에 대하여 더 무엇을 말해야 하겠습니까? 주님까지도 기도하셨습니다. 그분께 영예와 권세가 세세에 영원히. 아멘.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존엄하신 당신께 겸손되이 간구하오니, 구원의 축제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더욱 열심히 파스카의 신비를 준비하도록 도와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