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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토리노의 성 막시무스 주교의 강론)주님이 받으신 세례의 신비

토리노의 성 막시무스 주교의 강론에서 (Sermo 100, de sancta Epiphania 1,3: CCL 23,398-400)
주님이 받으신 세례의 신비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 65,13-25
새 하늘과 새 땅
제1독서
새 하늘과 새 땅
13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의 종들은 먹겠으나
너희는 굶주리리라.
나의 종들은 마시겠으나
너희는 목이 타리라.
나의 종들은 기뻐하겠으나
너희는 창피를 당하리라.
14 나의 종들은 가슴이 벅차 환성을 올리겠으나
너희는 가슴이 쓰려 아우성치고
마음이 찢겨 울부짖으리라.
15 너희가 남긴 이름은
내가 뽑은 자들이
‘주 야훼께 천벌을 받아 죽어라.’고 저주하면서 부를
그 이름이다.
그러나 나의 종들은 새 이름을 받으리라.
16 그리하여 지난날 암담하던 일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내 눈앞에서 스러지리니
땅에서 복을 비는 사람은
미쁘신 하느님을 부르며 복을 빌겠고
땅에서 맹세하는 사람은
미쁘신 하느님을 부르며 맹세하리라.
17 보아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한다.
지난 일은 기억에서 사라져 생각나지도 아니하리라.
18 내가 창조하는 것을 영원히 기뻐하고 즐거워 하여라.
나는 ‘나의 즐거움’ 예루살렘을 새로 세우고
‘나의 기쁨’ 예루살렘 시민을 새로 나게 하리라.
19 예루살렘은 나의 기쁨이요
그 시민은 나의 즐거움이라,
예루살렘 안에서 다시는 울음 소리가 나지 않겠고
부르짖는 소리도 들리지 아니하리라.
20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가 없을 것이며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노인도 없으리라.
백세에 죽으면 한창 나이에 죽었다 하고,
백세를 채우지 못하고 죽으면
벌을 받은 자라 할 것이다.
21 사람들이 제 손으로 지은 집에 들어가 살겠고
제 손으로 가꾼 포도를 따 먹으리라.
22 제가 지은 집에 남이 들어와 사는 것을 보지 않겠고
제가 가꾼 과일을 남이 따 먹는 것도 보지 아니하리라.
나의 백성은 나무처럼 오래 살겠고
내가 뽑은 자들은 제 손으로 만든 것을 닳도록 쓰리라.
23 아무도 헛수고하지 아니하겠고
자식을 낳아 참혹한 일을 당하지도 아니하리라.
그들은 주께 복 받은 종족,
후손을 거느리고 살리라.
24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대답하고
말을 마치기 전에 들어주리라.
25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치고 죽이는 일이 없으리라.”
주께서 말씀하신다.
+ 사람에게 새로운 마음과 정신을 심어 주시려고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 영예와 영광을 드리며 열심히 기도합시다.
◎ 주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인성을 취하심으로 천주성의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 그리스도여,
― 당신이 교회에 맡기신 말씀과 성체 안에서 당신을 알아 뵈옵게 하소서.
◎ 주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죄에 물들지 않은 동정녀의 몸에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신 인류의 창조주시여,
― 성모의 전구로 우리도 당신 천주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 주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풀밭에 내리는 비와 같이 땅을 찾아오신 우리 구세주여,
― 솟아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물로 우리 영혼을 적셔 주소서.
◎ 주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당신 지상 생활의 어린 시절을 경축하는 우리에게,
― 당신 연세의 충만하심을 향하여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힘을 주소서.
◎ 주님의 탄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제2독서
주님이 받으신 세례의 신비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자 요르단강에 내려가실 때 그 강에서 천상의 예식과 표지로 축성되기를 원하셨다고 복음서는 말합니다. 비록 주님의 탄생과 그분의 세례 사이에 수년의 간격이 놓여 있지만, 양일 다 같은 시기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주님의 탄생 축일 바로 후 같은 전례 시기에 주님의 세례 축일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세례 축일도 탄생 축일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탄 때 사람으로 탄생하여 나타나셨지만 오늘 세례 받으실 때 신비 속에 하느님으로 다시 탄생하듯이 나타나십니다. 성탄 때 동정녀를 통해서 탄생하셨지만 오늘은 신비 안에서 탄생하십니다. 사람으로서 탄생하실 때 그의 모친 마리아의 품에 안겨 계셨습니다. 오늘 신비를 통해서 당신 신성을 보여 주실 때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고 말씀하시면서 그 음성으로써 그를 포옹하십니다. 그때 어머니 마리아는 아기를 고이 품에 안고 귀여워 하셨습니다. 오늘 아버지께서는 애정 어린 증언으로 당신 아드님을 보살피십니다. 어머니는 그를 동방 박사들에게 내어 주어 흠숭하도록 했습니다. 오늘 아버지께서는 그를 뭇 민족들에게 드러내시어 경배하도록 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 예수께서는 성세대에 내려오시어 당신의 거룩한 육신이 물로 씻기기를 원하셨습니다. 아마 누군가가 이렇게 말할지 모릅니다. “거룩하신 분께서 왜 세례 받기를 원하셨는가?” 자, 들어 보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세례 받으시는 것은 당신이 그 물을 통하여 성화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통하여 그 물이 축성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의 몸이 정화되기 위해서가 아니고 당신이 접촉하시는 그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께서 축성받으심으로써 물이 축성되었습니다.

구세주에서 세례 받으실 때 우리 세례물이 정화되고 세례대도 정화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세례 받을 민족들이 그 물을 통해서 은총을 받을 것입니다. 백성들이 신뢰심을 갖고 그를 뒤따르도록 그리스도께서는 앞장서 세례를 받으십니다.

나는 구약의 다음 사건을 세례의 예표로서 이해합니다. 불기둥이 앞장서 홍해를 거쳐 지나감으로써 이스라엘 자손들이 용감하게 뒤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불기둥이 물을 먼저 지나가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통과할 길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의 말에 의하면 이 사건은 세례의 상징이었습니다. 광야의 구름이 이스라엘 사람들 위에 머물고 물결이 그들을 담고 있을 때 어떤 면에서 보면 세례가 분명히 이미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행하신 분은 변함없으신 주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때 불기둥 속에 이스라엘 자손들을 앞장서 가신 분은 그리스도이시고 이제는 세례로써 당신 몸이라는 기둥으로 그리스도 백성들을 앞장서 가신 분도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분이 바로 그 당시 뒤따르던 사람들 앞을 비추어 주셨던 불기둥이시고 이제 신자들의 마음에다 빛을 부어 주시는 불기둥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시에 물 속의 길을 견고히 하셨고, 이제 성세대에서 신앙의 발자취를 견고히 하십니다.
+ 그리스도를 이방인들의 빛으로 보내 주신 성부께 기도합시다.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의 교회를 발전시키시어,
― 성자의 영광을 드러내 주소서.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이방인 중에서 지혜로운 이들을 당신 성자께로 인도하신 성부여,
― 진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성자를 보여 주소서.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의 놀라운 광명으로 이방인들을 부르시어,
―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게 하소서.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 추수 밭에 일꾼을 보내시어,
―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은총의 시기를 선포하게 하소서.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죽은 이들에게 완전한 구원을 주시어,
― 성자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은 승리를 기뻐하게 하소서.
◎ 성부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천주여, 별의 인도로 구세주의 성탄을 알려 주셨으니, 우리로 하여금 항상 구세주를 믿으며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