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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에서 (Lib. 5, cap. 2: PG 73,75l-754)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 63,19-64,11
주님의 오심을 청하다

 

제1독서
주님의 오심을 청하다
63,19 아, 하늘을 쪼개시고 내려오십시오.
산들이 당신 앞에서 떨 것입니다.
64,1 나뭇가지가 불에 활활 타듯,
물이 펄펄 끓듯,
당신의 원수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게 되고
민족들은 당신 앞에서 떨 것입니다.
2 당신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입니다.
3 일찍이 아무도 들어 보지 못한 일,
일찍이 아무도 보지 못한 일,
당신밖에 그 어느 신이
자기를 바라보는 자에게 이런 일들을 하였습니까?
4 정의를 실천하고 당신의 길을 잊지 않는 사람이
당신 눈에 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당신께서 이렇듯이 화를 내신 것은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고
처음부터 당신께 반역하였기 때문입니다.
5 우리는 모두 부정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기껏 잘했다는 것도 개짐처럼 더럽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었고
우리의 죄가 바람이 되어 우리를 휩쓸어 갔습니다.
6 당신의 이름을 불러 예배하는 자도 없고
당신께 의지하려고 마음을 쓰는 자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우리를 외면하시므로
우리는 각자 자기의 죄에 깔려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7 그래도 주여,
당신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진흙, 당신은 우리를 빚으신 이,
우리는 모두 당신의 작품입니다.
8 주여, 너무 노여워 마십시오.
우리 죄를 영원히 기억하지는 마십시오.
굽어살펴 주십시오.
우리는 모두 당신의 백성입니다.
9 당신의 거룩한 성읍들은 폐허가 되었습니다.
시온은 무인지경이 되었고
예루살렘은 쑥밭이 되었습니다.
10 우리 선조들이 모여 당신을 찬양하던 곳,
그 웅대하던 우리의 성전이 불에 타버렸고
귀중하게 여기던 모든 것이 망그러졌습니다.
11 주여, 이렇게 되었는데도 당신께서는 무심하십니까?
우리가 이렇듯이 말못하게 고생하는데도
보고만 계시렵니까?
+ 당신 성자의 탄생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신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찬양합시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천사들과 성조들과 예언자들과 함께,
― 주여,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하느님의 어머니신 동정녀 마리아와 함께,
― 주여, 우리 영혼이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사도들과 복음사가들과 함께,
― 주여, 당신께 감사 드리나이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그리스도의 모든 순교자들과 함께,
― 우리의 육신을 거룩한 제물로 바치나이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교회의 모든 성인들과 함께,
― 우리의 생활을 주님께 봉헌하나이다.
◎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우주의 창조주께서는 그리스도 안에 가장 아름답고 바른 질서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인간 본성을 다시 그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하셨을 때, 여러 가지 다른 좋은 은혜들과 함께 성령을 풍부히 베풀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사람이 성령을 받지 않고서는 자기 스스로 평화롭고도 안전하게 그 은혜들을 소유하고 다스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또 성령이 우리에게 오실 때를 미리 정하시어,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실 때에 보내 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그날에” 즉 구세주의 날에 “나는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라.” 하고 예언자 요엘이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자비와 해방의 때가 이르러 외아드님께서 육신을 취하시어 성경 말씀대로 여인에게서 태어나 우리 가운데 나타나셨을 때,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성령을 다시 보내 주시어 그 성령을 새로워진 자연의 첫 열매로 그리스도께서 맨 먼저 받으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은 말로 증언해 줍니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실 때 성령을 받으시는 것은 사람으로서 성령을 받으실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이시며 하느님으로부터 나신 하느님이시므로 사람이 되시기 전에도 심지어 모든 세대에 앞서 계셨지만, 사람이 되신 후 아버지께서 그를 보시고 “너는 내 아들,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고 부르시는 음성을 들을 때 마음의 부담을 느끼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모든 세대에 앞서 당신에게서 태어난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를 오늘 낳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그분 안에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실 때 만물을 당신 안에 담으십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당신이 지니고 계신 성령을 당신 아들에게 다시 베풀어 주신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그분 안에서 우리들도 성령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이 때문에 성경 말씀대로 그리스도는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어 모든 점에 있어서 당신 형제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러므로 외아드님께서는 성령을 받으실 때 당신 자신을 위해 받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은 이미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 안에 계시며 또 먼저 말한 대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시어 당신 안에 만물을 담으실 때 그것을 새롭게 하시고 회복시키기 위해 성령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판단하고 성서의 증언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위해 성령을 받으신 것이 아니고 당신 안에서 우리를 위해 받으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은총의 선물은 역시 그분을 통해서 우리에게 흘러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 기도로 우리와 결합된 모든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도합시다.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성부여, 순수 이성의 빛으로 당신을 알게 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 당신 성자의 복음의 빛도 비추어 주소서.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교회 밖에서 인간적 번민에서의 해방을 찾아 헤매는 이들을 굽어보시어,
― 그들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찾아 얻게 하소서.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성실한 마음으로 자기 종교에 충실한 이들을 도우시어,
― 그들에게도 그리스도의 놀라운 광명을 비추어 주소서.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믿는 이들의 마음을 항상 깨끗이 씻어 주시어,
― 당신을 더욱 밝히 바라뵈올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죽은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를 드러내시어,
― 그들도 뽑힌 이들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성자를 통하여 만백성에게 영원한 광명을 보여 주신 천주여, 당신 백성으로 하여금 구세주의 찬란한 빛을 깨닫고 그 빛의 증가로 마침내 영원한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