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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베드로 크리솔로고 주교의 강론)우리를 위해 탄생하시기를 원하셨던 그분은 우리가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성 베드로 크리솔로고 주교의 강론에서 (Sermo 160: PL 52,620-622)
우리를 위해 탄생하시기를 원하셨던 그분은 우리가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 61,1-11
주의 영이 당신 종 위에 내려오신다
주의 영이 당신 종 위에 내려오신다
1 주 하느님의 영을 내려 주시며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고
나를 보내시며 이르셨다.
“억눌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알려라.
옥에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
2 주께서 우리를 반겨 주실 해,
우리 하느님께서 원수 갚으실 날이 이르렀다고 선포하여라.
슬퍼하는 모든 사람을 위로하여라.
3 시온에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어라.
재를 뒤집어썼던 사람에게 빛나는 관을 씌워 주어라.
상복을 입었던 몸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어라.
침울한 마음에서 찬양이 울려 퍼지게 하여라.
그들을 이름하여 ‘정의의 느티나무 숲’이라 하여라.
주님이 자기의 자랑거리로 손수 심은 것,
4 그들은 옛 성터를 재건하고
오래 전에 허물어진 폐허를 다시 세우리라.
무너진 도시들을 새로 세우고
그 옛날 선조 때 헐린 집들을 신축하리라.
5 뜨내기들이 모여들어 너희의 양을 치고
외국인들이 너희의 농장과 포도원에서 일하리라.
6 그들이 너희를 ‘주님의 사제들’이라 부르고
‘우리 하느님의 봉사자’라 불러 주리라.
너희는 다른 민족들의 재물을 먹고
그들의 보물로 단장하리라.
7 이스라엘은 갑절이나 수치를 받았고
능욕밖에는 돌아온 차지가 없었으므로
이제 저희 땅에서 받을 상속은 갑절이나 되고
누릴 기쁨은 영원하리라.
8 나, 주님은 공평을 좋아하고
약탈과 부정을 싫어한다.
나는 그들에게 고생한 대가를 어김없이 갚아 주며
영원한 계약을 그들과 맺으리라.
9 그들의 후손은 만방에 알려지고
자식들은 뭇 백성 가운데서 이름을 날리리라.
그들을 보는 자마다
주께 복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주님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그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 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 주셨다.
신랑처럼 빛나는 관을 씌워 주셨고
신부처럼 패물을 달아 주셨다.
11 땅에서 새싹이 돋아 나듯
동산에 뿌린 씨가 움트듯
주 하느님께서는 만백성이 보는 앞에서
정의가 서고 찬양이 넘쳐흐르게 하신다.
+ 세상 끝까지 알려진 우리의 구원이신 그리스도께 찬미를 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기도합시다.
◎ 주 그리스도여, 영광을 받으소서.

인류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여, 이 세상에 오시어 유다인과 이방인을 갈라 놓았던 벽을 헐어 주셨으니,
―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모든 차별을 없애 주소서.
◎ 주 그리스도여, 영광을 받으소서.

육신을 취하여 탄생하심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여,
― 교회와 사람들 가운데서 당신의 다양한 현존을 찾게 하소서.
◎ 주 그리스도여, 영광을 받으소서.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완전히 계시하신 그리스도여,
― 믿음과 행동으로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소서.
◎ 주 그리스도여, 영광을 받으소서.

모든 것을 기묘히 새롭게 하신 임마누엘이여,
― 우리의 마음과 말과 행동과 모든 것을 새롭게 해주소서.
◎ 주 그리스도여, 영광을 받으소서.
제2독서
우리를 위해 탄생하시기를 원하셨던 그분은 우리가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주님의 탄생 신비에는 주님의 신성을 증명해 주는 뚜렷한 표징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무지의 어둠에 싸여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은총을 통해서 얻게 된 것을 무지로 인해 잃지 않도록, 하느님께서는 오늘 지내는 이 축일을 통하여 또 다른 표징들을 보여 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실상 오늘 이 축일은 여러 가지 표징으로 하느님께서 친히 육신을 취하셨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탄생하시기를 원하셨던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자비에 대한 가장 뚜렷한 표징인 이 육화의 신비가 우리에게 있어 오류에 빠질 계기가 되지 않도록, 주님께서는 뚜렷한 여러 가지 표징으로 당신 자신을 나타내시고자 하셨습니다.

오늘, 동방 박사들은 그들이 뭇 별들 가운데 빛나는 별처럼 찾았던 그분이 구유에서 울고 계신 것을 찾아냅니다. 오늘 동방 박사들은 그 전에 별들 가운데 희미하게 보였던 그분이 환히 나타나 포대기에 싸여 계신 것을 봅니다.

오늘, 동방 박사들은 자신들 앞에 누워 계신 신비를 바라보고 몹시 놀랐습니다. 땅에서 하늘을, 하늘에서 땅을, 하느님 안에서 사람을, 사람 안에서 하느님을 보고, 또 온 우주가 담을 수 없는 그분이 어린 아기의 작은 육신 안에 들어가 계신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들은 어린 아기를 보고 나서 의심을 품지 않고 그를 믿으며, 그 믿음을 세 가지 상징적 선물로 보여 주고, 유향으로 하느님을, 황금으로 임금님을, 몰약으로 죽음의 운명에 놓여 있는 사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오늘, 맨 끝이었던 이방인은 맨 첫째가 되었습니다. 동방 박사들의 신앙으로부터 이방인들의 신앙이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해 요르단강에 들어가십니다.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이 일을 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고 중언해 줍니다. “보라, 천주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로다.” 오늘, 종이 주님께, 사람이 하느님께, 요한이 그리스도께 세례를 베풉니다. 이 세례는 죄 사함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죄 사함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오늘, 예언자가 말한 대로 “주님의 음성이 물 위에 들려옵니다.” 무슨 음성입니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음성입니다.

오늘, 성령께서는 비둘기의 모양으로 물 위에 내려오시어, 노아에게 세상의 홍수가 가라앉았다고 전해 준 그 비둘기처럼, 이제 온 세상의 난파가 영원히 끝났음을 알려 줍니다. 그 옛 비둘기는 다만 올리브 가지를 물고 왔지만 이 새 비둘기는 새 조상인 그리스도의 머리 위에 올리브 기름을 풍부히 부어 줍니다. 이렇게 하여 주님이 예언자를 시켜 “하느님이 당신의 하느님이 즐거움의 기름으로 당신의 동료들보다 당신을 바르셨나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또 그리스도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실 때 천상 표징인 기적들을 행하기 시작하십니다. 포도주로 변화된 이 물은 그리스도의 피로 변모될 포도주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은총의 충만하고 순결한 잔을 마시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그 피를 흘리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넘치도록 가득한 내 술잔 얼마나 좋은가!”하는 예언자의 말이 성취되었습니다.
+ 어두움과 죽음의 그늘 밑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기 위하여 우리를 찾아오신 주 그리스도를 찬미하며 열심히 기도합시다.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세상에 오시어 당신의 몸인 교회를 탄생시키신 주 그리스도여,
― 교회를 사랑의 공동체로 건설하시고 길러 주소서.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주 그리스도여,
― 백성들과 통치자들로 하여금 당신의 왕권을 승복하게 하소서.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육신을 취하심으로 영원한 사제가 되신 주 그리스도여,
― 사제들로 하여금 당신 구원의 합당한 봉사자가 되게 하소서.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동정녀 마리아 태중에서 인성과 천주성을 기묘히 맺어 주신 주 그리스도여,
― 천상 신랑이신 당신께 봉헌된 동정자들을 축복하소서.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우리의 죽을 인성을 취하심으로써 인간의 죄로 세상에 왔던 죽음을 없애 주신 그리스도여,
―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을 영원한 생명으로 바꾸어 주소서.
◎ 떠오르는 태양이신 그리스도여,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주여, 비오니, 당신의 천상 빛으로 우리의 마음을 밝혀 주시고, 그로써 현세의 어두움을 지나 영원한 광명의 고향에 다다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