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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2월 11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루카 9,22-25)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이토록 특별한 은총의 시기를 어떻게 하면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제게 예수님께서는 사순시기뿐만 아니라 평생토록 의미 있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한 가지 비결을 건네주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루카 9,23) 여기서 십자가를 어떻게 지는가?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 년에 한번 사순시기 때 마다, 아니면 가끔씩 생각날 때 마다 십자가를 지라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매순간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기 전에 한 가지 작은 숙제를 하나 주시네요.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이번 사순시기 동안 한번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오늘 내가 어깨에 짊어지고 걸어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봐야겠습니다. 불평불만이나 군말 늘어놓지 않고 기꺼이 그 십자가를 져야겠습니다. 내 안에 가득한 상처와 분노, 갖은 욕심과 질투를 내려놓은 다음 십자가를 짊어져야겠습니다. 돌아보니 그리 길지도 않은 날들 안에 어찌 그리도 많은 십자가들이 즐비하던지 깜짝 놀랐습니다. 더구나 한번 짊어진 십자가는 마치도 ‘평생 웬수’처럼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너무 괴로워 도망이라도 가려하면 점점 더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느낀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에 있어서 십자가는 선택 과목이 아니라 필수과목이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일생 생활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는가에 따라 십자가가 은총이 될 수 있는가 하면 죽음으로 몰고 가는 흉기도 될 수 있습니다. 밥 먹듯이 다가오는 십자가입니다. 친구처럼 다가오는 십자가입니다. 이왕 지고가야 할 십자가라면 기꺼이 지고가면 좋겠습니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절친한 친구가 또 놀러왔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십자가의 달인’ 예수님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예수님은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연히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당당하게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기쁘게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결과 영광스런 승리를 맛보셨습니다. 은혜로운 사순시기 보다 그저 내 한 몸 챙기기 바쁜 육적인 삶,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빠듯한 세속의 삶을 넘어 영적인 삶에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저 육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십자가는 짜증덩어리요 스트레스의 원천이지만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십자가는 더 이상 십자가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표시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반드시 기억해야겠습니다. 십자가는 변장하고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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