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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끝까지 내편이 되어주시는 분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끝까지 내편이 되어주시는 분> 1월 17일 연중 제2주일 (요한 2,1-11)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돈이라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지만 마치도 손으로 움켜쥔 물과도 같습니다. 재물이라는 것 영원히 내 것이라고 여기지만 순식간에 사라져갑니다. 누구나 추구하는 물 좋은 자리, 마찬가지입니다. 차지했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흐르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던 젊음도 지나갑니다. 금강석 같던 사랑도 지나갑니다.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 다른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나가도 끝까지 나를 떠나지 않고 꼼꼼히 챙겨주는 사람, 다들 나를 손가락질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내 배에서 내리지 않고 나를 두둔하고 변호해주는 사람... 이런 절친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사람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 신자가 됨을 통해 나를 당신 눈동자처럼 소중히 여기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실게 될 뿐 아니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도와주고 챙기는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나에서의 첫 번째 기적 사건을 통해 성모님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분임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님 입장에서 보면 사실 난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아버지께서 정해주신 순간, 결정적인 공생활 시작의 순간이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조용히 침묵 가운데 나자렛에서의 숨은 생활을 총 정리할 순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모님께서는 무리함을 무릅쓰고 아들 예수님께 졸라댑니다. 잔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포도주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난감해하고 있는 혼주들의 딱한 처지를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맛있는 홍어무침은 산더미처럼 준비되어 있는데, 시원한 막걸리가 떨어졌다면 얼마나 잔치가 밋밋하겠습니까? 더구나 유다 관습 안에서 혼례식을 일주일 내내 계속되는데, 혼주 입장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결례를 넘어 무례였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성모님이셨기에 무리한 요구인지 알면서도 예수님께 거듭 청을 드린 것입니다. 이처럼 성모님께서는 우리의 딱한 처지, 난감한 상황을 결코 나 몰라라 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선익과 구원을 위해서라면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시는 분입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보더라도 성모님은 도움이신 어머니이십니다. 말구유 탄생이후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하는 과정에서 아기 예수님이 직면했던 다양한 측면의 위협은 부지기수였습니다. 순간순간 성모님은 요셉의 도움을 받아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을 것입니다. 아기 예수가 무럭무럭 자라나 소년 예수로 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한편으로 메시아셨지만 다른 한편으로 완전한 한 인간이셨습니다. 또래의 소년들에게처럼 의식주 전반에 걸친 어머니 성모님의 지속적인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이르러 공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출가를 하십니다. 그 이후 성모님의 삶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마음고생과 더불어 아들 예수님을 향한 밤낮 없는 기도로 매일 매일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이처럼 성모님의 삶은 아들 예수님을 위한 완벽하고도 철저한 도우미로서의 삶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 각자를 향한 성모님의 마음은 예수님을 향한 그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철저하게도 우리의 도우미이자 동반자, 협조자, 인도자이신 분이 성모님이 확실합니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과 슬픔, 고민과 걱정꺼리가 있다면 신자들의 도움이신 마리아의 발치 아래 모두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성모님께서 도와주시고 중재해주시고 안내해실 것입니다.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 마다, 사방이 절벽처럼 느껴질 때 마다 갓난아기가 오로지 엄마를 찾듯 성모님을 찾아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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