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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삶의 빛이 바랠 때 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삶의 빛이 바랠 때 마다..> 1월 4일 주님 공현 후 월요일 (마태 4,12-17,23-25)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수도자들이 일년 내내 눈 빠지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연피정’입니다. 수도회마다 기간은 다른데, 대개 일주일, 혹은 열흘 정도의 재충전시간이 주어집니다. 이때만큼은 평소에 해오던 일상적인 업무나 사도직, 직책 등에서 벗어나 자유롭습니다. 강의를 듣고, 묵상을 하고, 또 평소보다 잘 먹으면서 일 년 동안 살아갈 영적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입니다. 이번에 저는 틈만 나면 한적한 시골길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리고 돌이켜봤습니다. 내 인생의 별이 되어준 분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나를 구세주 하느님께로 인도한 별빛이 되어주신 분들을 기억하면서 그분들께, 그리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성공한 인생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남들은 자다 깨어나도 못 오를 최정상에 서는 것일까? 꿈에 그리던 백만장자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평생을 동경했던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일까? 많은 실적을 쌓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일까? 사실 이런 것들 대부분 지나가는 것들이더군요. 마치 물을 손으로 움켜쥔 것 같습니다. 잡았다 했는데 순식간에 사라져버립니다. 결국 진정한 성공은 하느님께로 다가서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을 통해서 인간에게로 나아가는 일이 아닐까요? 내가, 내 인생이, 내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그 누군가에게 별빛이 되어 주는 일이 아닐까요? 그 누군가가 캄캄한 암흑 속을 헤매다가 나를 통해, 내 삶을 통해, 내 존재를 통해 다시금 힘을 얻고 열심히 제 갈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면 내 인생은 분명 성공한 인생이리라 확신합니다. 오늘날도 상황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멍하니 앉아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분명히 살아있지만 사실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의 인생에는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고 없습니다. 신앙도 없습니다. 하느님도 없습니다. 결국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참 그리스도인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기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기만 해도 예수님을 떠오르게 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어둠 속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던져주는 사람입니다. 그들의 삶이 빛을 잃을 때 마다, 그들 인생의 그림이 퇴색될 때 마다, 다시 꺼내보고 싶은 한권의 책처럼 그렇게 살아가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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