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성사와 '물구나무' 보속
1920년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는 한국인 신부가 많지않아 명동성당에는 프랑스 신부님들이 계셨다. 성탄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줄때의 일이다. 어떤 꼬마가 고해소에 들어와 죄를 고백했다. “신부님, 저는 우리 엄마가 구들장 내려앉는다고 방에서는 뛰지도 말고 물구나무도 서지 말라고 하셨는데, 엄마몰래 물구나무를 여러 번 섰습니다.”
잘 알아듣지 못한 프랑스 신부님이 물었다. “무슨 나무라고?” “물구나무요.” “아니, 온돌방에 무슨 나무를 세운단 말이냐?” 꼬마가 아무리 설명해도 프랑스 신부님이 알아듣지 못하자 제안을 했다.
“신부님, 고해소 안에서는 물구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니 제가 밖에나가 시범을 보이겠습니다.” 그래서 꼬마는 고해성사를 보다말고 밖으로 나와 물구나무를 섰다. 프랑스 신부님이 물었다. “그게 나무냐?” “예, 이게 물구나무라고 하는 겁니다.”
판공성사를 보려고 기다리던 교우들은 꼬마가 물구나무를 서는것을 보고 모두 겁을 집어먹었다. 꼬마 다음에 고해소로 들어온 할머니가 신부님께 이렇게 말했다. “신부님, 저는 비록 죄가 많사오나 나이도 많고 몸도 불편하니 요 앞의 어린애처럼 물구나무 서라는 보속은 제발 안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한국재속가르멜회
글쓴이 : 최광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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