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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루카 18,1-8)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불의한 재판관이지만 너무나 집요하게 졸라대는 과부의 청 앞에 귀찮은 나머지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었다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묵상하다가 기도의 대가 다니엘이 떠올랐습니다. 젊은 시절 바빌론으로 끌려간 꽃다운 유다 청년 다니엘이 유배지에서 감내해야 할 현실은 참으로 혹독했습니다. 그의 삶은 마치 흥미진진한 한편의 드라마처럼 파란만장했습니다. 그러나 지혜로 충만했으며 하느님과 끊임없이 소통했던 다니엘이었습니다. 그 결과 역경을 넘어 승승장구하며 마침내 최측근에서 바빌론 왕을 보필하는 재상 자리에까지 오릅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동족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었으며 우상숭배에 빠져있는 바빌론 왕들조차 하느님의 전지전능하심과 위대하심을 찬미하게 만듭니다. 남의 나라 땅에서의 삶, 그것도 유배지에서의 삶이 다니엘에게 절대로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다니엘의 거듭되는 성공을 시기한 적들은 계속해서 그의 앞길에 깊은 함정을 팠습니다. 다니엘은 틈만 나면 사자 굴로 던져지는 위기 앞에 섰습니다. 이렇게 계속되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승승장구했던 다니엘의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기도였습니다. 다니엘이 바친 기도의 특징은 지속성, 일상성, 항구성이었습니다. 다니엘의 일과 안에서 기도는 언제나 제일 앞자리에 놓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 안에서 기도에 최우선권을 두었습니다. 다니엘은 하루 세 번의 기도 시간을 정해놓았습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고 그 시간이 되면 자신이 정해놓은 기도 장소로 향했습니다. 기도방 안에는 작은 창이 하나 달려 있었는데 그 창은 꿈결조차 그리운 고향 예루살렘 쪽으로 나있었습니다.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 다니엘은 고향땅을 향해 무릎을 꿇고 오랜 시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누가 보던말던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 기도로 인해 내가 죽을 위험에 처해진다 해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다니엘은 기도에 있어서 규칙적인 기도, 꾸준한 기도, 항구한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기도가 어렵고 잘 안된다고 하소연합니다. 그 가장 큰 이유가 뭐겠습니까? 기도가 몸에 배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기도가 습관화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기도를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결국 기도를 자주 빼먹다보니 기도와 멀어지고 기도의 맛을 잃어버려서 그렇습니다. 한번 빼먹으면 또 한 번 빼먹게 되고 그러다보면 기도와 완전히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에도 꾸준함과 습관이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만사가 술술 잘 풀릴 때도 기도 열심히 바쳐야겠습니다. 건강할 때도 기도 많이 바쳐야겠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좀 피곤하다고 기도 빼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술 한 잔 했다고 기도 생략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오늘은 몸이 좀 아프다고 기도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다니엘처럼 해가 뜨나 비가 오나 항상 기도해야겠습니다. 삶이 술술 풀려도 기도하지만 사방이 꽉 막혀도 쉬지 않고 기도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니엘은 역경과 시련, 위기 속에서 더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다니엘이 바빌론 제국의 높은 자리에 앉아있을 때였습니다. 이를 시기한 적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를 넘어트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마침내 왕에게 압력을 넣어 한 달 간에 걸쳐 왕 외에 그 어떤 대상 앞에서도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생뚱맞은 국법을 제정했습니다. 오직 다니엘만을 위한 덫을 쳐놓은 적대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다니엘이 국법을 어기고 기도하는지, 아니면 우선 위기를 모면하려고 기도를 잠시 포기했는지. 다니엘이 살려면 기도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기도하면 곧바로 죽음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다니엘은 정해진 시간이 오자 변함없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다니엘은 적들의 간계와 죽음의 위협 앞에서 더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하느님의 전지전능하심을 굳게 믿으며 기도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더욱 열심히 기도 바쳤습니다. 이런 다니엘의 충실한 기도 앞에 하느님께서는 더 큰 선물로 보답하셨습니다. (‘양승국 신부의 친절한 기도레슨’ 중에서, 생활성서)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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