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론

[스크랩] 언제나 복원시켜주시는 주님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언제나 복원시켜주시는 주님>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루카 16,1-8) “부정한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언젠가 깜빡하고 거금 오만 원짜리 두 장을 호주머니에 넣어둔 채 세탁기를 돌린 적이 있습니다. 뒤늦게 아차! 하고 세탁실로 뛰어올라갔더니 이미 '탈수' 중이었습니다. 큰 일 났다, 생각하며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비록 물기를 잔뜩 머금고 꼬깃꼬깃해졌지만 형체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천만다행이다 싶어 조심조심 지폐를 쫙 편 다음 다리미로 살살 다리니 엄청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거의 원상복귀 되었습니다. 물론 아무 어려움 없이 그 고액권을 잘 사용했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 안에서 똑같은 방식이 적용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가 한번 큰 실수를 하거나 엄청난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걸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시겠습니까? 우리가 자기도 모르게 깊은 타락의 늪으로 빠져 들어갔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하면서 우리를 내치시겠습니까? 우리가 한번 구치소나 교도소를 다녀왔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외면하시겠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비록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빠져 들어버렸고, 때로 우리의 무지와 교만으로 인생이 크게 훼손되었다 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결코 내치시거나 단죄하지 않으십니다. 제가 세탁기로 돌린 오 만원권 지폐를 고이고이 다림질해 재활용했듯이 하느님께서는 태초에 우리 안에 심어진 고귀한 품성, 높은 가치를 기억하시며 다시 한 번 우리를 재창조하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원래의 그 순수했던 상태로 되돌려주실 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시고 새 출발의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관건은 죄인인 우리 각자의 태도요 사고방식입니다. "나는 이제 글렀어. 나는 구제불능이야."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는 의식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입니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가장 기뻐하신다는 진리를 굳게 믿는 일입니다. 산산조각 난 유리병 같던 '죄 많은 여인'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돌아오게 하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일곱 마귀의 횡포로 인해 죽음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손 내밀어주시던 예수님이셨습니다. 다들 '저건 인간 말종이다!'외쳤던 세리 마태오를 당신 제자로 불러주셨습니다. '저 인간이야말로 100% 지옥이다!'고 여겼던 우도에게 천국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가장 순결했던 태초의 상태, 가장 아름다웠던 청춘의 모습으로 복원시켜주셨습니다. 이런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에게도 당신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틈만 나면 당신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우리에게 펼치고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의 회개를 향한 강렬한 의지입니다. 주님 안에 다시 한 번 새 출발하겠다는 원의입니다. 다시 한 번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강한 열정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