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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스크랩] 하느님 앞에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신부




    <하느님 앞에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7월 26일 연중 제17주일 (요한 6,1-15)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공생활 절정기 예수님의 행적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발길 닿는 곳 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몰려왔고, 평생 괴로움 속에 살아왔던 환우들이 그분 치유의 손길을 통해 해방과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교활하고 야비하기 짝이 없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도 예수님의 명쾌한 논리 앞에 꼬리를 내렸습니다. 당시 예수님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빵과 물고기를 많게 하는 기적을 통해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요한 6,10) 보십시오. 빵과 물고기로 배를 불린 군중의 수는 장정만도 오천 명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신앙 공동체 신자 수를 주도하는 분들은 여성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장정 오천 명에다가 장정에 두 배 정도 되는 여성 만 명에다가, 아이들까지 합하면 거의 2만 명에 달하는 군중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엄청난 수효의 군중을 이끌고 다니시며, 그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더불어 그들의 평생소원을 원 없이 채워주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우리를 부끄럽게도 만들며 부럽게도 합니다. 때로 달콤한 들 꿀 같고 때로 시원한 생명수 같은 예수님의 말씀이 얼마나 좋았으면 사람들은 식음까지 잊고 예수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거기다가 군중들의 주린 배까지 헤아리는 참으로 자상한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예수님께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기적 앞에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 한 가지를 떠올려봅니다. 이제 기적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하늘만을 바라보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특별하고 신기한 현상을 추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더 이상 예수님을 졸라대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제 기적은 우리 각자의 손에서 시작되어야겠습니다. 우리 각자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봅니다. 인간이 때로 아주 나약하고 부족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가능성과 무한한 성장의 능력을 지닌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이웃과 세상의 선익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 바로 이 시대 기적입니다. 어제의 죄, 과거의 어둠, 지난날 우울의 장막을 걷고 또 다시 내일을 향해 활짝 창문을 여는 행위 역시 이 시대 기적입니다. 정말이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용서하는 모습이 또 다른 기적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사랑의 역사를 써내려가고자 하는 마음, 이 시대 기적입니다. 나도 배고프지만 더 굶주린 이웃을 향해 내 손에 들려있는 빵 한 조각을 양보하는 일이 또 다른 기적입니다. 내일 하느님께서 부르신다할지라도 오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사랑의 길을 걷는 발걸음이 또 다른 기적입니다. 때로 한심해보이고 때로 실망스러워보일지라도 또 다시 나를 존중하고 나를 소중히 여기며 내 인생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또 다른 기적입니다. 수많은 군중을 배불리시기로 결심한 예수님 앞에 필립보가 말합니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 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요한 6,7) 인간의 눈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 앞에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andre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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