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노래
Cantico Espiritual
서 언序言
저자가 머리말에서 잘 설명했듯이 이것은 매우 신비스런 저서이다. 십자가의 성 요
한은 이 시 안에서 하느님의 체험을 묘사하고 시에 이어지는 주해 가운데서 그것을
설명하려한다. 그러나 성인 자신이 말함같이 “성령이 당신의 거처로 삼으신 사랑에
타는 영혼에게 깨우치려는 것을 누가 잘 말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십자가의 성 요
한 의 원숙기의 작품이고 그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노래의 구조
영혼의 노래의 구조와 주해의 구조를 구별해야 한다. 성인은 1542년 에스파냐의 폰
티베로스에서 태어나 1563년 가르멜회에 들어갔다. 당시의 가르멜회는 생활보다도
더욱 관상적 생활을 하고자 원했으므로 1567년 사제 서품 된 뒤 예수의 성녀 데레사
의 가르멜회 개혁 계획에 기쁘게 동의했다. 그 때 성녀는 수녀들을 위해 이미 시작한
회의 개혁을 수사들에게도 펼치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십자가의 성 요한은 1568
년 두루엘로 마을에서 개혁 가르멜 생활을 시작하고 개혁의 초석이 되었다. 10년 동
안 그는 개혁 가르멜에서 여러 임무를 수행했다. 그동안 개혁 가르멜에 십자가의 표
가 드러나 영혼들의 성화를 위한 하느님의 특별한 허락으로 개혁파와 완화파 사이의
알력과 오해가 매우 커갔다. 이 투쟁에 가장 큰 희생자는 가장 죄 없는 십자가의 성
요한이었다. 1577년 성인은 회의 권위자들에게 대한 반역이란 이유로 당시의 규율에
따라 체포되고 돌레도 가르멜 수도원에 유폐되어 극도로 학대 받고 1578년 8월까지
8개월 동안 그 곳에 있었다. 감옥에서 지낸 이 생활은 성인의 영혼의 마지막 정화의
때였다. 그 전에도 이미 매우 높이 날아 간 이 영혼의 상승은 감옥의 어둠 속에서 절
정에 이르렀다. 결핍과 고통에 쇠약해 버린 육체 안에서 심하게 괴롭힘을 받은 영혼
의 오뇌는 극도에 이르렀는데 그것은 동시에 하느님이 영혼에게 완전히 자신을 주신
때이기도 했다. 그 때 성인은 내심의 고통이 끝나고 새로운 기쁨이 시작하여 지상적
애정의 모든 굴레에서 해방되어 그 뒤로는 하느님과의 정겨운 일치를 즐기게 된
영혼의 기쁨을 노래했다.
30개의 노래로 이루어진 시 가운데 성인은 마침내 가르멜 산 절정에 이르러 영혼의
깊은 동경이 남김없이 채워지기에 이른 자신의 영적 여정 전체를 상기하고 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 노래들을 감방 속에서 신심 사정을 쓰겠다면서 감방직이 한
테서 받은 작은 수첩에 섰다. 1578년 8월 성인이 감방에서 탈출 할 수 있었을 적에
다른 시와 함께 영혼의 노래 시작의 30 수 노래를 적은 수첩도 갖고 나왔다. 이 30 수
노래에 이어지는 네 개의 노래는 바에자 수도원 원장이었을 때에 지은 것이다.
(1579 -1581) 그 다음 다섯 노래를 베아스 가르멜 수녀원에 머물 때 1582년에 지었
다. 성인은 자매들의 교육을 위해 베아스 가르멜에 자주 갔었다. 마지막 노래는 1584
년 이후에 지으신 것인데 정확한 연대는 모른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특히 가르멜 수녀들에게 하는 영적 훈화 때 영혼의 노래 몇 수
를 주해하셨다. 1584년에 비로소 전부 주해했다. 1587년 베아스의 원장 수녀 예수의
안나는 주해 전부를 꼭 써 주십사고 청했으며, 이것을 얻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결정적 저작은 아니었다. 성인은 주해를 계속 손보았다. 잠시동안 다시 한 번 흩어
보시고 매우 서둘러 쓰신 듯 한 첫 저작에 근본적 수정을 하셨다.
노래의 구분
결정적인 주해는 영적 여정을 그 시작에서부터 지복의 생명의 종국에 이르기까지
전부 포함되어 있다.
제 1 노래에서 표현하는 것은 초심자의 영혼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매우 진보되어 하느님께 깊이 열중하며 하느님과의 정겨운 일치에 신
속히 이르려는 뜨거운 소망에 고민하는 영혼이다.
그것은 일치에 이르기 직전의 영혼이다. 이 노래에 이어지는 노래 안에서 영혼은 그
때까지 지나 온 길을 바라본다.
이 길은 영적 길에 관해서 전통이 구분하는 세 시기 중의 두 가지, 정화의 길과 조
명의 길이 포함되어 있다.
성인의 주해 안에서 이 설명의 보충은 <가르멜 산길>과 <어둔 밤>에 의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주해에서도 이 두 가지 길에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것을 말하고
있다.
제 2 노래에서 제 5 노래까지 네 노래는 정화의 길에 해당된다.
제 2 노래에서 일치를 원하는 영혼은 자기 목적 이루기 위해 천사들의 중개를 열심
히 청한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도 노력해야 함을 알고 이상에 이르기에 가
장 유 효한 수단인 자아 포기(제 3 노래)와
묵상(제 4, 5 노래)에 힘쓴다.
제 6 노래에서 제 13 노래까지는 조명의 길에 해당된다.
성인은 이 시기를 관상적 길이라고도 한다. 그는 이 시기에 있는 영혼에게 하느님과
의 일치를 열렬히 원하게 하는 <사랑의 초조>가 더해지기를 힘주어 강조한다. 영혼
이 하 느님께 관해서 받은 빛은 하느님과의 일치에 이르고 싶은 성급한 소망을 북돋
운다. 이 런 초조는 피조물의 관상(제 6 노래)에서 뿐만 아니라
영혼을 불붙게 하는 어떤 유의 <사랑의 접촉>(제 7 노래)에서도 일어난다.
그래서 영혼은 천국에 가서 하느님을 즐기 는데 방해되는 자기 자신의 생명을 향해
탄식한다.(제 8 노래)
또한 사랑하는 분께 탄식하고 소망을 부추기면서도 그것을 채워 주시지 않음을 타
박한 다.(제 9 노래)
그리고 그분만이 영혼의 유일한 애인이 되셨으니 당신을 나
타 내 주십 사고 애원한다.(제 10 노래)
제 11노래는 하느님이 영혼에게 현존하실 적에 취하시고 취하실 수 있는 여러 양식
을 말한다.
제 12노래에서는 영혼은 신앙을 부른다. 신앙은 성령의 특별한 주입으로써 비추어
질 때 영혼으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적어도 어떤 양식으로 이미 이 세상에서 찾아
얻게 한다.
제 13 노래는 하느님이 그 위대함이나 신성을 약간 계시하여 영혼에게 이루시는
어떤 유의 은혜를 말한다. 영혼은 본래의 약함이 그것을 견딜 수 없어 탈혼한다. 이
것으로 영혼은 영적 약혼에 불림을 받아 일치의 길의 첫 단계에 들어간다. 이 길에
서 성인은 두 시기로 구별한다.
제 1은 (14 - 21) 영적 약혼
제 2는 ( 22 ) 영적 혼인이라 한다.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영적 약혼> 상태는 사람의 의지와 하느님의 의지와의 완전
한 일치로 특징짓는다. 이 일치는 너무나 완전하기에 그것을 사람의 의지가 하느님
이 의 지로 변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변화에는 영혼에게 완전한 은혜의 교류가
계속된 다. 이 교류에는 사랑하는 분의 어떤 유의 방문이 자주 있으며 그것은 영혼
을 한층 사 랑에 취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최종적 완전함은 아니다. 영혼과
하느님과의 영적 혼인에서는 끊임없는 상호 소유가 있고 그로 말미암아 순결한 사
랑의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능력의 완전한 조화가 영혼 안에 이루어진다.
그 때 제 1 시기에 이미 완전해진 여러 덕은 더욱 풍요로운 성령의 주입으로 영웅
적인 것이 된다.
제 14, 15의 노래에서는 관상적인 여러 은혜를 묘사하면서 성인은 사랑하는 분의
방문을 이야기한다.
제 16에서 제 21까지의 노래로 충만한 은혜의 교류로 완전하게 된 덕을 말한다.
그러나 영 혼은 아직 감수성을 완전히 지배할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때로는 매
우 쓰라린 메마 름이나 유혹, 불안, 약함에 괴로워한다.
이런 상태는 제 22 노래가 말하기 시작한 영 적혼인 상태에서 없어진다.
영적 혼인을 묘사하기 위해 성인이 사용하는 제 18의 노래 속에서 완전히 논리적인
질서를 찾기는 곤란할 것이다. 하지만 성인은 이 상태의 구조를 특별히 서술한 노
래를 지적할 수는 있다. 가령
제 22의 노래는 이 상태의 정의를 내려주고 있다.
제 26, 27의 노래에서는 그 여러 양상을 구별하여 이 상태에 도달한 영혼의 생활
에서 보는 특징적 양상을 묘사한다.
영적 혼인에 관해서 그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준다. 즉 그것은 사랑하는 분을 위한
완전 한 변화에서 이 변화로 양자는 서로 주고받는다. 여기에는 사랑의 일치의 어
떤 유의 완성이 동반된다.
(22의 4) 변화는 이보다 앞 시기에서처럼 의지에만 제한되지 않고 감수성도 포함하
는 전 존재에 이른다. 감수성은 성령의 주입으로 의지와 완전히 조화 되기에 이 른
다
그 결과 하느님은 영혼 전체를 소유하고 영혼도 또한 자신 안에서 항상 하느님을
체험하면서 하느님을 소유한다.
마침내 하느님은 영혼의 온갖 역사 하 심의 동인(動因)이 되신다.
제 26 노래는 이 일치가 언제나 같은 강도를 간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영혼
의 모든 능 력이 하느님께 빼앗겨 버리는 탈혼의 때가 있다. 그것은 <모든 능력의
일치>이다. 그 러나 그 외의 경우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하지만 항상 자기를 살게 해
주시는 하느님과 함께 머문다, 이 상태는 실제의 일치라고 한다.
탈혼 때 하느님은 영혼에게 단신을 깊이 맛들이게 한다. (제 27 노래)
그리고 영혼은 오직 하나의 사랑의 노래로 바꾸어진 생활로 이에 응답한다.
(제 28 노 래) 그러므로 그 뒤에는 사랑하는 것이 영혼의 단 하나의 임무, 그 생활의
특징이 된 다.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앞에서 영혼은 사랑하는 분을 찾아 얻
기 위하여 세 상과 자신에 대해서 잃어버린 자가 된 것을 자랑한다. (제 29 노래)
제 24와 30의 노래는 성령이 더욱 충만히 주입됨으로 이제는 절대적으로 완전하게
된 덕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제 23과 25의 노래는 이 상태에서 영혼이 받는 어떤 특종의 은혜를 저술한다.
제 31에서 33까지의 노래는 영혼에게 이루어지는 은혜의 진보를 다시 관찰한다.
제 34와 35의 노래는 이토록 높은 상태로 영혼을 인도하는 길, 즉 남김없이 자아포기
의 길 을 뚜렷이 보여준다.
마지막 다섯 노래(제 36 - 40 노래)는 특별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 노래들은
이 상태에 서 영혼이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은혜, 즉 영혼을 육화와 삼위일체의 신비
속으로 깊이 깨치고 들어가게 하는 매우 높은 어떤 유의 신비적 교류에 관해서 말하
기 때문이다. 성인의 그 눈길은 지복을 누리는 생활에까지 바라본다. 그는 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완덕과 이 세상에서 이룰 수 있는 완덕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따라서
영혼의 길은 천 국에서 영위할 그 최종적인 완성에 이르는 데까지 서술한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관상 적 은혜에 비추어진 신앙으로 산 영적 생활이 어떻게 차츰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가 를 매우 뛰어난 방식으로 표현한다. 성인이 가르치는 설
명은 매우 조화를 이루고 특 별히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시 詩
주해가 아무리 풍요로워도 그것은 비길 때 없는 시의 아름다움을 잊게 할 수는 없
다. 그리고 이 저작은 시를 설명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영혼의 노래 40노래
는 종교적이고 신비스런 성격을 지닌 하나의 노래인데 동시에 사랑의 노래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렇다.
하지만 신적 격렬한 열정적 사랑, 성인들 마음속에 타는 저 이루 말 할 수 없는 사랑
의 노래이다. 요즘에 와서는 성덕에 따라 사랑의 완성에 불림을 받았음을 자각한
영혼은 매우 많은데 이 사랑은 그러한 영혼 안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성인은 참 詩人이었다. 그는 하느님의 체험을 말할 수 없는 현실로 표현하기 위해서
자주 시적 형식을 사용한다. 그는 자연을 사랑했다. 그리고 자연계에서 관찰한 것
초자연적 현실을 표현하는데 수단이 되었다. 그러므로 성서의 아가서에서 찾은 시
적비유를 풍부히 쓰고 있다. 그러나 물론 온갖 비유도 영상(이미지)도 표현도 말이
갖고 있는 본래의 자료적 뜻에서 매우 멀리 있다. 이 말들의 뒤에는 온전히 영적이
고 초자연적인 하나의 현실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하느님을 찾는 영혼의 열정적
사랑의 현실, 이루 표현할 길 없는 양상으로 영혼에게 당신을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
의 현실이다.
시에서는 주해에서보다 뜻이 더욱 한정되어 있지 않지만 그만큼 더욱 풍요롭다.
그리고 십자가의 성 요한이 머리말에서 밝힘같이 “이 가사처럼 신비로운 지식으로
이야기한 사랑의 말을 보통 말로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
다고 할 것입니다.”
영혼의 노래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매우 예민한 그리고 온전히 사랑에 충만한 마음
을 가장 잘 우리에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의 가르침을 잘 알기 위해서는 영적 생
활에서 도달해야 할 목적의 아름다움과 위대함 모두를 우리에게 묘사한 영혼의 노
래에서 시작해야 한다. 성인이 다른 저술 가운데서 내적 순결이란 점에서 퍽 요구가
엄한 것은 종국의 숭고함과 하느님의 사랑의 요구를 체험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
다.
진지하게 하느님을 찾는 영혼은 이 책에서 많은 빛과 또 특히 더할 나위 없이 아름
다운 목적을 바라보면서 그곳에 이르기 위해 참아 견디어야 할 결핍, 노고, 시련을
만날 때 큰 지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962, 11, 24
십자가의 성 요한 축일
동경 남자 선족 가르멜회 원장
성녀 크리스키나의 베드로 알로이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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