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에 제작된 성골함 뚜껑에도 예수의 일생 중 중요한 사건들-탄생, 세례, 처형, 부활, 승천-이 하단에서부터 차례로 나타난다. 현재 라테란에 있는 이 성골함은 팔레스타인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성골함의 왼쪽 상단에 있는 부활의 장면은 다음과 같은 순간을 묘사하였다.
안식일이 지나고 주간 첫날이 밝아 올 무렵,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다.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무덤으로 다가가 돌을 옆으로 굴리고서는 그 위에 앉는 것이었다. 그의 모습은 번개 같고 옷은 눈처럼 희었다. 천사는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마태오 28.1-7)
역시 이 작품에서도 부활한 그리스도는 나타나지 않고, 화면 한가운데 그려진 십자가로 그가 누워 있었던 자리를 표시했으며, 무덤가에 등장한 천사와 여인들과 같은 주변인물로 부활의 사건을 그렸다.
그리스도, 관에서 일어나다
 1180년경 중세 최고의 금세공장이 니콜라 베르덩이 제작한 갑옷 장식에서는 그리스도가 열린 관에서 당당하게 나오고 있다. 그리스도는 아마포를 걷어내고, 깃발을 들고 오른쪽 발을 석관 밖으로 내딛고 있다. 석관 아래 로마 병사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그리스도는 머리와 수염을 살짝 바람에 날리며 표정은 생기 넘친다. 그의 깃발은 승리의 상징으로, 예수 부활의 중요한 모티브이다. 니콜라의 깃발은 깃봉위에 십자가가 놓여있는 반면, 1320년경, 피에트로 로렌제티가 그린 부활한 그리스도는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있다. 이 깃발은 로마 제국에서 그리스도교의 공인에 견인차가 되었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을 연상시키며 그리스도가 죽음으로부터 승리했음을 선포한다.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 남측 트랜셉트의 아치 부분에 프레스코로 그려진 로렌제티의 [부활]은 매우 입체적인 석관을 그리고 있다. 흰옷을 입은 천사는 사라지고, 석관의 뚜껑은 뒤로 넘어가 더욱 극적이며, 석관을 둘러싼 로마 병정들은 모두 골아 떨어졌고, 그리스도는 천사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