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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스크랩] 눈떠요^^;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시인은 인생이 소풍이라고 하지만 현대인들 중에

누가 소풍같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까 생각해봅니다. 

수도생활조차 하루하루 의식해서 깨어 있지 않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막내동생이 늦게공부를 시작한 터라

이맘때는 기말고사 치루느라 눈코뜰새 없음을 알기에

짧은 휴가중에도 동생네에 들려 조카들을 데리고 나옵니다.

이번에 다섯살이 된 늦둥이 조카 한결이는

수녀이모랑 손 붙잡고 전철타는 것을 좋아하고

이제 글자를 읽을 줄 알아서 매 정거장마다 큰 소리로 읽고

지하철 노선표로 확인합니다.

안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가량이나 타야하는 노선이 길어서

살짝 눈을 감고 쉬려는 제게 허스키한 큰 목소리로

한결이: '이모수녀님, 수녀이모 눈 떠요.'

예수맘: (아~흐 정말T.T) 한결아 작게 얘기해도 이모들린단당

한결이: 이모 자다가 우리 가는 데 지나치면 어떻게...나는 어린인데...

예수맘: (#-.-#  에고 괜히 데리고 나왔당)

지하철 승객모두가 저를 바라보고 꼬마를 바라보고...부끄러워서 대답도 안하고 있는 제게

한결이: 이모는 어른이니까 눈뜨고 나를 봐야돼요.

     눈떠요. 이모. 이모 눈떠여어~

예수맘: 알았어요. 눈뜨고 한결이를 보고있을 께.

 

가족방문중에 조카들과 함께 있다보면 제가 얼마나 어른인줄 그리고 어른이어야 됨을 알게됩니다.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순수함과 거리가 상당히 먼 어른임을 인식하고

어린이들의 삶의 모델링이 되어야 하고 보호하고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는 어른임을 말입니다.

이번에는 눈을 뜨라는 조카의 큰 목소리가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같았습니다.

어영부영 지나고 있는 대림시기에 '눈을 뜨고 마음을 열고 귀를 열어서...오시는 아기 구세주를 맞이해야 함'을

조카를 통해서 묵상해 봅니다. 오늘 아침 새벽미사 때도 눈을 감을 때마다 조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눈떠요. 눈떠요.

 

예수맘

 

출처 : 가르멜
글쓴이 : 솔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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