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밥상의 푸른색 겨울 밥상에
푸른색을 가미하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강낭콩이나 꼬투리째 먹는 청대 완두 무침은 그렇다 치고 고야 두부를 섞은 쑥갓이나 냉이 무침이 꽤 괜찮다. 미리 불려둔 고야 두부를 뜨거운 물에 잘 삶아 식힌 후 물기를 꼭 짜서 가늘게 채를 친다. 이것을 식초, 간장, 설탕, 미림과 함께 조린 다음, 식혀서 참기름으로 버무린다. 여기에 데친 쑥갓이나 냉이를 잘게 채썰기 해 섞는다. 색감도 무척 보기 좋고, 건조식품과 계절의 흙이 어울린, 풍미가 좋은 맛이라고 생각한다. - 미즈카미 쓰토무의 《흙을 먹는 나날》 중에서 -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 밥상에 푸른색이 놓이는 정경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입맛이 다셔집니다. 밥상의 미학입니다. 이왕이면 건강한 아름다움, '사람 살리는' 밥상에 영양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런 밥상이면 한 끼 식사가 그야말로 명상이고 기도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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