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젠토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전도서 주해’에서 | (Lib. 8,6: PG 98,1071-1074) |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기뻐 뛰노나이다 |
전도서에 의한 독서 | 8,5-9,10 |
지혜로운 사람의 위로 |
후렴3주를 찾는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구어라. |
○ 주여,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소서. ◎ 우리는 당신의 길을 따르겠나이다. |
제1독서 |
전도서에 의한 독서 지혜로운 사람의 위로 |
8,5 명령을 지키는 사람은 화를 입지 않는다. 생각이 지혜로우면 어떤 경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알게 된다. 6 무슨 일이든 때와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제대로 하여도 화를 입는 경우가 많다. 7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고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알려줄 사람도 없다. 8 사람은 아무도 제 목숨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아무도 꺼져가는 제 숨결을 붙잡지 못한다. 아무도 저 죽을 날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전쟁이 덮쳐오면 벗어날 길이 없고, 악한 일을 하고 살아날 길도 없다. 9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다 알아보려고 애쓰다가 나는 이 모든 일을 알아냈다. 남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자는 때가 되면 화를 입는다. 10 그래서 악하게 살던 자들이 매장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들이 살아오던 성읍에서 그 이름이 잊혀지고 마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렇게 사는 것 또한 헛된 일이다. 11 아무리 죄를 지어도 당장 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할 생각밖에 없다. 12 백 번 죄를 짓고도 버젓하게 살아 있더구나.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하느님 앞에서 조심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잘되어야 하고 13 하느님 두려운 줄 몰라 하느님 앞에서 함부로 사는 악인은 하루살이처럼 사라져야 될 줄은 나도 확신하지만 14 땅 위에서 되어 가는 꼴을 보면 모두가 헛된 일이다. 나쁜 사람이 받아야 할 벌을 착한 사람이 받는가 하면 착한 사람이 받아야 할 보상을 나쁜 사람이 받는다. 그래서 나는 이 또한 헛되다고 한 것이다. 15 그러므로 즐겁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늘 아래서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일밖에 사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그것이 없다면 하늘 아래서 하느님께 허락받은 짧은 인생을 무슨 맛으로 수고하며 살 것인가? 16 나는 지혜를 통해 사람들이 땅 위에서 밤낮 눈도 못 붙이고 수고하는 까닭을 알려고 무던히 애를 써보았지만, 17 하느님께서 하늘 아래서 하시는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무리 찾아도 그것을 알 사람은 없다. 이런 일을 안다고 장담할 현자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참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9,1 나는 이 모든 것을 알려고 애를 썼다. 착한 일을 하며 사는 슬기로운 사람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사랑해 주실지 미워해 주실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모두 헛된 것일 따름이다. 2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꼭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죄 없는 사람이나 죄 있는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깨끗한 사람이나 더러운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지 않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선한 사람이라고 해서 죄인과 다를 바 없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맹세를 꺼려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3 모든 사람이 같은 운명을 당하는데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잘못되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의 마음은 악으로 차고 넘쳐 얼빠진 생각을 하며 살다가 죽을 수밖에 없다. 4 그렇다. 사람이란 산 자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희망이 있다. 그래서 죽은 사자보다 살아 있는 강아지가 낫다고 하는 것이다. 5 산 사람은 제가 죽는다는 것이라도 알지만 죽고 나면 아무것도 모른다. 다 잊혀진 사람에게 무슨 좋은 것이 돌아오겠는가? 6 사랑도 미움도 경쟁심도 이미 사라져버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도 간섭할 길은 영원히 없어진 것이다. 7 그러니 네 몫의 음식을 먹으며 즐기고 술을 마시며 기뻐하여라. 이런 일은 하느님께서 본래부터 좋게 보아주시는 일이다. 8 언제나 깨끗한 옷을 입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9 하늘 아래서 허락받은 덧없는 인생을 애인과 함께 끝날까지 즐기며 살도록 하여라. 이것이야말로 하늘 아래서 수고하며 살아 있는 동안 네가 누릴 몫이다. 10 무슨 일이든 손에 닿는 대로 하여라. 저승에 가서는 할 일도 생각할 일도 없다. 깨쳤던 지혜도 쓸데없어진다. |
제2독서 |
아그리젠토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전도서 주해’에서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기뻐 뛰노나이다 |
“네 몫의 음식을 즐겁게 먹으며 기쁜 마음으로 술을 마셔라. 하느님께서는 네가 하는 일을 좋게 보아주신다.” 이 전도서의 말씀의 뜻을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의미로 설명해 본다면 이 말씀에서 우리 일상 생활에 대한 하나의 평범한 규범을, 즉 소박한 생활 양식을 취하고 하느님께 대한 참된 신앙의 가르침에 매달려 즐겁게 음식을 먹으며 기쁜 마음으로 술을 마시라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험담하거나 비뚤어진 마음 자세로 기울어지지 말고 오히려 우리 생각을 항상 올바른 일에 두며, 구걸하는 사람과 곤궁한 이를 자비로운 마음과 관용성을 가지고 적절한 한도 내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미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느님께서 좋게 보아주시는 일이 바로 이런 일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전도서의 말씀은 더욱 상징적이고 고차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 준 천상적이고도 신비로운 빵과, 우리 구원이 된 수난 때에 참된 포도나무의 늑방에서 흘러 나온 그 술 곧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마시는 영적인 술을 의미해 줍니다. 이 빵과 포도주에 관해 구원의 복음서는 말합니다. “예수께서는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거룩한 제자들과 사도들에게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의 죄 사함을 위하여 부서지는 내 몸이다.’ 하시고, 또 잔을 드시고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새 계약의 피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빵을 먹고 이 신비로운 술을 마시는 사람은 참으로 기쁨에 넘쳐 즐겨 용약하며 이렇게 외칠 수 있습니다. “알곡이야 포도주에 푸짐한 그때보다, 이 마음에 두신 기쁨 그보다 더하오이다.” 내 생각으로,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느님의 지혜이신 우리 구세주 그리스도께 “와서 내가 차린 음식을 먹고 내가 빚은 술을 받아 마셔라.”고 잠언에서 말씀하실 때 바로 이 빵과 포도주를 가리키고 계신다고 봅니다. 이는 말씀이신 당신께 대한 우리의 신비로운 참여를 가리킵니다. 이 초대의 영광을 누리는 사람들은 주님께서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하고 복음서에서 말씀하신 것에 일치하여 빛의 업적을 이루고 빛 자체이신 빛으로써 자기 영혼을 빛내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그의 머리는 기름으로, 즉 진리의 영으로 영원토록 흘러 넘칠 것입니다. 진리의 영께서 그들을 온갖 죄의 해로움에서 보호하시고 지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
마침기도 |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천주여, 비오니, 우리로 하여금 항상 영신 사정을 생각하며 또한 말과 행동으로 당신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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