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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의 강론에서)천사들이 너 가는 길마다 지켜 주시기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의 강론에서 (Sermo 12 in psalmum Qui habitat, 3. 6-8: Opera omnia, Edit. Cisterc. 4[1966], 458-462)
천사들이 너 가는 길마다 지켜 주시기를
제1독서
 
12 형제 여러분, 내가 당하고 있는 일이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13 내가 그리스도를 위해서 갇혀 있다는 사실이 온 경비대와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4 그래서 내가 갇힌 일 때문에 많은 교우들이 주님을 더욱 확고히 믿게 되었고 이제는 조금도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15 어떤 사람들은 사실 시기와 경쟁심으로 그리스도를 전하지만 선의를 가지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6 선의로 전하는 사람들은 내가 복음을 수호하는 사명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하지만 17 이기적인 동기에서 전하는 자들은 성실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나를 괴롭힐 생각으로 하는 것입니다. 18 그러나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가식으로 하든지 진실로 하든지 결국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것이니 나에게는 기쁜 일입니다. 또 앞으로도 기뻐할 것입니다. 19 내가 지금은 갇혀 있지만 그것이 마침내는 여러분의 기도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도우심으로 나에게 구원을 가져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0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내가 무슨 일에나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늘 그러했듯이 지금도 큰 용기를 가지고 살든지 죽든지 나의 생활을 통틀어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21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 22 그러나 내가 이 세상에 더 살아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과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3 나는 그 둘 사이에 끼여 있으나 마음 같아서는 이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또 그 편이 훨씬 낫겠습니다. 24 그러나 여러분을 위해서는 내가 이 세상에 더 살아 있어야 하겠습니다. 25 이런 확신이 섰기 때문에 나는 살아 남아서 여전히 여러분과 함께 지내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여러분의 믿음을 발전시켜 주고 기쁨을 더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내가 여러분을 다시 찾아가게 되면 여러분은 나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를 더욱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2독서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의 강론에서)천사들이 너 가는 길마다 지켜 주시기를
“주께서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시어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시리라.” 인간 자녀들을 위한 그분의 놀라운 업적과 그분이 보여 주신 자비에 대해 모든 이가 주님께 감사 드리고 주님을 찬미하면서 “주께서 뭇 민족 가운데 큰일을 이루셨다.”고 말했으면 합니다. 주여, 인간이 무엇이길래 당신께서 그를 그토록 생각하시고 당신의 마음을 그에게 두시옵니까? 당신은 당신의 마음을 그에게 두시고 그를 염려해 주시며 그를 돌보아 주십니다. 더욱이 그에게 당신 외아드님을 보내시고 당신의 영을 부어 주시며 또한 당신의 얼굴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우리를 돌보는 이에 관심을 두지 않는 그런 존재가 하나도 없도록, 당신께선 그 복된 영들을 우리의 봉사자로 보내 주시어, 우리를 지키는 소임을 그들에게 맡기시고 우리의 수호자가 되라고 명하셨습니다.

“주께서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시어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시리라.” 이 말씀은 사람에게 참으로 큰 공경심과 신심과 신뢰심을 불러일으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은 그들의 현존에 대해 공경심을, 그들의 자애에 대해 신심을, 그들의 보살핌에 대해 신뢰심을 품어야 합니다. 그들은 현존하고, 당신의 동반자로서만이 아니고 수호자로서 당신 앞에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당신을 도와주기 위해 현존합니다. 비록 그들에게 임무를 준 것은 주님이시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때 큰 사랑으로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려울 가운데 있는 우리를 돌보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수호자들에 대해 신심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에 대한 그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또 마땅히 해야 하는 만큼 그들에게 공경심을 바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모든 사랑과 공경심은 주님께로 돌려져야 합니다. 우리도 천사들도 우리가 사랑하고 공경할 수 있는 자격과 사랑과 공경을 받을 자격의 밑바탕을 그분께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이여, 우리는 그분 안에서 천사들을 열렬히 사랑하도록 합시다. 그들은 장차 어느 날엔가 우리의 공동 상속자들이 될 것이며, 현재에는 아버지께서 우리를 담당하도록 세우신 수호자들이요 보호자들입니다. 아직 어린이로서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여하간 우리는 어린이들이고 또 우리 앞에 가로놓인 길은 매우 멀고 또 먼 것만이 아니고 위험하기까지 하지만, 이런 위대한 수호자들의 보호 하에 있는 동안 두려워할 것이 뭐 있겠습니까? 그들에겐 정복당하는 일도 속는 일도 있을 수 없으며, 더더구나 우리의 모든 길에서 우리를 지켜 주는 동안 우리를 속일 수 없습니다. 그들은 충실하고 슬기로우며 또 능합니다. 그렇다면 두려워 할 것이 있겠습니까? 다만 우리는 그들을 뒤따르고 그들에게 매달리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보호 밑에 머물도록 합시다.
 
마침기도
기도합시다

기묘하신 섭리로 당신 천사들을 보내시어 우리를 수호하게 하시는 천주여,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로 하여금 항상 천사들의 보호를 받다가 영원한 천상 대열에 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